[2018 산업 전망-반도체] '슈퍼사이클' 끝나지 않았다
[2018 산업 전망-반도체] '슈퍼사이클' 끝나지 않았다
  • 승인 2017.12.25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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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D램 공급 부족 지속…다만 '올해와 같은 고공행진은 제한적' 분석도
[비즈트리뷴] 올해 슈퍼사이클을 누리며 국내 수출산업의 '원톱' 효자 역할을 한 반도체 시장이 내년에도 호황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체의 공격적인 투자에도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캐파 손실이 예상된다는 관점에서도 당분간 D램의 공급 부족 현상은 지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올해 급격한 원가 상승에 서버 업체들의 부담이 증가했고, 수율이 개선세에 접어듬에 따라 올해와 같은 고공행진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하는 ‘1y나노 공정기반 8Gb DDR4 D램’ . 경쟁사 대비 2~3년 기술격차를 두고 있어 당분간 슈퍼사이클의 수혜를 이어갈 전망이다. l 삼성전자
 
KDB산업은행이 발간한 '2018년 경제·금융·산업 전망' 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에서 전년 동기 대비 생산은 2.0%, 수출은 5.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는 "전방 수요 호조 지속으로 메모리 빛 비메모리 동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생산과 수출이 모두 증가하는 가운데 내년에도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무역협회의 국내 수출 산업 통계를 보면 올 1월부터 11월까지의 반도체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의 17%나 차지하는 883억달러에 달한다. 특히 반도체는 단일 품목 사상 최초로 누계 기준 800억달러를 상회했으며, 올해 900억달러를 초과 달성이 거의 확실한 상황이다.

이처럼 반도체의 수출이 증가한 것은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커넥티드카 등 4차산업혁명 관련 산업들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함과 동시에 반도체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츠는 올해 전 세계 D램 시장 규모가 720억 달러(약 81조 원)에 달할 것을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74%가량 성장한 규모이며, D램 평균판매단가(ASP)도 지난해보다 77% 가량 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구조적으로 투자효율이 둔화하고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보수적 경영정책을 나타내고 있어 내년에도 D램 시장의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울러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AI 등이 새로 출시되는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에서 중요한 기능으로 자리 잡음에 따라 하이엔드 스마트폰에서 D램의 고용량화는 둔화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향후 1~2년 사이 D램 상위권 업체들의 공급 증가와 후발 주자들의 점유율 확보 욕구에 따라 가격이 약세를 띨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IC인사이츠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올해 하반기에 발표한 D램 신규 캐파는 2018년부터 가동될 수 있다"며 "마이크론은 D램 팹을 새로 마련할 필요성이 없다고 언급하고 있지만 다른 두 업체가 치열하게 시장점유율을 더 확보하는 상황에서 가만히 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에도 판매가격이 향후 원가하락 속도와 유사한 범위 내에서 하향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반도체 사이클 정점 논란속에 최근 며칠사이 관련주들이 술렁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시장의 대표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13조원이나 증발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하지만 대다수의 전문가는 여전히 반도체 호황이 지속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고공행진했던 상승세는 한풀 꺾일 수 있곘지만 성장은 지속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4·4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다소 낮출 필요는 있겠지만 이익 창출의 동력은 견고하다"며 "반도체 업종을 대형주 중 최선호주로 유지한다"고 했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현재 글로벌전략회의 통해 논의하고 있는 D램 투자규모와 시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평택 라인 2차 투자의 방향에 따라 이미 둔화가 시작된 낸드 업황과 아직 양호한 D램 업황의 둔화 시기 및 강도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