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주 SK그룹④] 젊어진 최태원 사단…뿌리부터 바꾼다
[질주 SK그룹④] 젊어진 최태원 사단…뿌리부터 바꾼다
  • 승인 2017.12.1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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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능한 인재 조기 발탁 및 전진배치로 혁신 가속화
[비즈트리뷴] SK그룹이 성과주의를 토대로 50대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고 40대 젊은 임원들을 대거 발탁하는 등 '젊은 피'를 대거 전진배치했다. 젊은 수장들을 앞세워 뿌리부터 변화를 이끌어내고 참신한 생각으로 새 먹거리를 마련하겠다는 최태원 회장의 '딥체인지(근본적 혁신)'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이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SK는 이번 인사에서 107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는데, 이 가운데 30%가 1970년대생이다. 신임 임원의 평균 연령은 48.7세로 젊어졌다. 성과주의 인사원칙을 명확히 하고, 유능한 인재의 조기 발탁 및 전진 배치를 통해 혁신을 가속화하는 방향이다.

글로벌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해선 '세대 교체'가 변화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지난해 대대적인 주력 관계사 CEO 대부분이 50대 젊은 인물로 교체됐는데, 이번 인사에서도 그 기조가 이어졌다. 이번 사장단 승진 및 전보자들은 1962년~1966년생들이었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에너지 신임 사장에 조경목 SK㈜ 재무부문장(부사장)을 내정했다. 그동안엔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대표를 겸했다. 조 사장은 1964년생으로 만 53세다. SK이노베이션 금융팀장과 SK텔레콤 재무관리실장·SK㈜ 재무부문장(CFO)을 거친 재무통으로 SK에너지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 및 체질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최 회장이 재무 전문가를 선호한다는 것은 이미 재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공격적 인수·합병(M&A)과 기업 가치 향상을 위해 재무 역량이 뛰어나야 한다는 최 회장 의중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SK머티리얼즈 사장에는 조경목 사장과 동갑내기 장용호 SK㈜ PM2부문장을 선임했다. 장 신임 사장 역시 53세다. 그는  반도체 소재사업 진출, 2015년 OCI머티리얼즈를 인수 등 SK그룹의 소재사업 진출에 교두보를 마련한 인물이다. 소재사업 강화의 의지로 풀이된다.

서성원(53) SK플래닛 사장은 SK텔레콤 MNO사업부장(사장)으로 이동했다. 서 사장은 SK텔레콤이 주력하고 있는 MNO 부문 혁신의 중책을 맡게 됐다. SK플래닛 사장에는 SK텔레콤 이인찬(55) 서비스부문장을 보임했다.

안정옥(55) SK㈜ C&C 사업대표와 안재현(51) SK건설 글로벌비즈 대표가 각각 사장 승진했다. 안정옥 사장은 C&C의 제조·통신·금융·유통을 한 데 모으는 디지털 전환 사업을, 안재현 사장은 SK건설의 해외개발 사업 강화 등에 나선다.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과 조기행 SK건설 부회장·유정준 SK E&S 사장 등 5년 이상 회사를 이끄는 CEO 모두 유임됐다.

그룹의 컨트롤 타워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엔 일부 역할도 변경됐다. 에너지∙화학위원장에 유정준 SK E&S사장(현 글로벌성장위원장), ICT위원장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현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글로벌성장위원장에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현 ICT위원장), 커뮤니케이션위원장에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현 에너지∙화학위원장)을 각각 보임했다. 사장단 인사는 최소화하되, 위원장 이동으로 각 위원회의 변화를 주기위한 조치다.

세대교체와 관련해 SK 관계자는 "이번 정기인사는 철저하게 성과와 연계해서 이루어졌다"며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고, 글로벌 성장을 강화하기 위해 젊고 유능한 인재를 전진 배치한 것이 특징"이라고 했다. 근본적인 변화 요구에 대해 새롭게 포진한 이른바 '최태원 사단'이 어떤 경영역량을 보여줄지 재계의 이목이 쏠린다.

[ 이연춘 기자 lyc@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