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뉴롯데] 신동빈號, 갈 길 멀다…과제 산적해
[막오른 뉴롯데] 신동빈號, 갈 길 멀다…과제 산적해
  • 승인 2017.11.2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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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출자고리 해소 · 금융계열사 처분 · 호텔롯데 상장
[비즈트리뷴] 롯데그룹은 지난달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지주회사의 공식 출범을 알리며 새로운 체제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롯데제과·롯데쇼핑·롯데칠성·롯데푸드 등 4개 유통·식품 계열사 분할 합병 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뉴롯데’가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하지만 남아있는 순환출자고리 해소와 금융 계열사의 처분 문제, 호텔롯데 상장 등의 과 제도 산적해 있다. 여기에 다음달 22일 예정된 경영비리 관련 재판의 선고결과에 따라 사상 초유의 경영공백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롯데그룹은 바짝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롯데그룹 경영비리 재판에서 검찰은 신 회장에게 징역 10년과 벌금 1000억원의 이례적인 중형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된 황각규 사장과 채정병 전 롯데카드 대표, 소진세 사회공헌위원회 위원장,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도 각각 징역 5년을 구형받았다.

재계에서는 그동안 신 회장이 과거 잘못된 관행들을 해소하고 투명경영의 발판을 닦는 노력을 기울여 왔는데, 선대에 있었던 비리 문제로 처벌받는 것은 상당히 억울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 롯데 제공
 

 ◆ '롯데 지주사' 과제 산적 …출자고리 해소 · 금융계열사 정리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발표한 지배구조 개선 방안에 따라 2015년 기준 416개에 달했던 순환출자 고리 중 349개를 해소했다.

지주회사 출범으로 인해 기존의 67개는 해소되고 신규 순환출자 고리 12개와 신규 상호출자 6개 등 18개가 새로 형성됐다.

이 역시 공정거래법에 따라 발생일로부터 6개월 이내 해소해야 하므로 적어도 다음해 초에는 모든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21일 신 회장은 롯데쇼핑 보유 주식 100만2883주(3.57%)를 2146억원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져 확보된 자금을 순환출자고리 해소에 사용할 가능성도 열렸다. 

롯데지주 출범에 따라 롯데정보통신(2.4%), 한국후지필름(3.8%), 대홍기획(1.1%) 등의 계열사들이 보유한 롯데지주 주식을 신 회장이 매입하게 되면 신규 순환출자고리를 해소할 수 있기 떄문이다.

하지만 롯데그룹에서는 신 회장이 확보된 자금을 주식담보대출 등의 부채 일부를 상환하는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롯데지주 주식회사의 정상적인 완성에는 롯데카드·캐피탈·손해보험·멤버스 등 '11개 금융 계열사 처분' 과제도 놓여있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지주사가 아닌 호텔롯데가 사실상의 지주사 역할을 해왔으나, 공식 지주사 출범에 따라 금융계열사 지분을 더이상 가질 수 없게 됐다. 현행 공정거래법 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르면 일반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 주식을 보유할 수 없다.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통과돼 지금과 같은 체제를 유지할 수 있다면 최선이겠지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이 법의 도입이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 지주사 전환의 정점, 호텔롯데 상장도 '먹구름'

무엇보다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의 마침표는 그간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아온 '호텔롯데의 상장'이라고 할 수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8.83%), 롯데알미늄(12.99%) 롯데리아(18.77%), 롯데케미칼(12.68%), 롯데건설(43.07%), 롯데물산(31.13%), 롯데제과(3.21%) 등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을 대거 보유하고 있다.

롯데지주 역시 중장기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를 완성하려면 롯데그룹 계열사의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호텔롯데와의 합병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19.07%, 10개 일본 L투자회사가 72.65%, 광윤사 5.45% 등 일본계 회사가 지분의 99%가량을 소유하고 있어 ‘일본 기업’이라는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라도 지주회사와의 합병이 필수적이다.

사드 보복 문제 장기화 등 대·내외적인 악재로 인해 시기가 늦춰져 왔던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의 실형 선고가 내려질 경우 향방이 더욱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순환출자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롯데지주를 출범했는데 이미 한 차례 불발된 호텔롯데 상장이 실형선고로 연기될 경우 근본적인 지배구조 개선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 권안나 기자 kany872@biztribun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