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트리뷴] 소통달인 된 박용만, 정재계 가교 '앞장'
[핫 트리뷴] 소통달인 된 박용만, 정재계 가교 '앞장'
  • 승인 2017.11.1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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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치권, 노동계까지 소통 창구로 가교 역할
[비즈트리뷴] 박용만(57)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보폭을 넓히며 정계와 재계를 잇는 가교 역할에 앞장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박 회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다양한 소통 창구 열기를 직접 주도하는 등 원활한 가교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는 물론, 여야 정치권에 이어 노동계까지 활발한 소통 행보를 이어가며 재계를 비롯 상공업계의 현안을 전달하는 등 팔을 걷어 붙이고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어서다.

다른 재계 단체들과 비교해도 눈에 띄는 행보로 특히 새 정부 들어 급격히 높아진 상의의 위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대통력직속 일자리위원회의 주관으로 서울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전국 일자리위원회 워크숍'에서 그는 "세계경제의 온기가 한국에도 전달되면서 기업 실적은 증가했지만 편중화 현상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박 회장은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대해 여러가지 정책적 제안을 했다. 그는 정부가 기업에 대한 규제보다는 기업인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로드블럭(장애물)을 제거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ㅣ 두산
 
박 회장은 "한국에서 세계 100대 혁신사업을 하려면 57개 사업이 불가능하다"면서 "13개는 환경 때문에 불가능하지만 나머지 44개는 규제에 막혀 사업을 할 수 없다"고 했다. 글로벌 혁신 기업 분포를 보면 미국이 32개를 보유했지만 우리나라에는 하나도 없고 우리나라에서 일을 벌이기 어려운 환경을 없애야 한다고 그는 평가했다.

앞서 6월 직접 국회를 찾아 더불어민주당의 새로 취임한 대표들에게 축하를 전하며 경제 현안에 대한 협력을 요청한 바 있다. 그는 "소통과 대화를 통해 합의를 위한 해결책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하며 재계의 의견을 대표로 전달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최초로 이뤄진 문 대통령과 기업 총수들의 직접적인 회동 자리도 박 회장의 노력이 크게 작용했다. 박 회장은 일자리위원회 초청 간담회를 연 데 이어 청와대에 대통령과의 회동을 공식 요청해 만남의 장을 추진했다.

이에 지난 7월 문 대통령과 주요 기업 15곳 대표의 상견례가 이틀간 열려 생맥주를 곁들인 간담회가 성사됐다. 이 자리에서 기업인들은 그간 속시원히 털어놓지 못했던 경제 현안에 대한 묵은 고민들을 대통령에게 직접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타 재계 단체들이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진 상황이란 점도 박 회장의 행보가 이목을 끄는 이유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전경련은 재계 대표성을 사실상 상실한 상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역시 최근 일자리 문제로 청와대와 각을 세운 뒤 입지가 위축됐다.

이런 박 회장의 '소통의 달인'이라 불릴만큼 적극적인 행보는 대한상의의 위상도 변화시켰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한상의의 근본적 설립 취지를 따라, 단순히 기업들을 위한 이익 도모에 그치지 않고 국가 전반을 아우르는 재계의 대표 단체로 역할을 다 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재계 대표주자다운 상의의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 이후 전반적인 눈치보는 분위기 사이에서 박 회장의 적극적인 태도가 정재계간의 관계에 좋은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18년 3월까지다. 서울상의와 대한상의 회장의 임기는 3년으로 한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이연춘 기자 lyc@biztribun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