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버블 탈출] '반토막' 개미 절규에 시장환경 악화...걱정거리 태산
[에코프로 버블 탈출] '반토막' 개미 절규에 시장환경 악화...걱정거리 태산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4.03.2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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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는 지난해 '황제주'로 등극하며 주가 150만원대를 돌파, 기대감 속에 많은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후 연속된 실적 악화와 시장의 불안정성에 주가가 급락하며 고평가(거품) 논란에 휩싸였다. 전 세계 2차 전지 시장이 현재 위기설에 직면한 가운데,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재당선될 경우 전기차 세액 공제 축소가 예상되는 등 시장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에코프로의 실적 악화와 주가 하락이 단순한 시장변동성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 내부 경영전략 및 시장예측에 대한 근본적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에코프로가 이 난관을 딛고 성장하기 위해선 현재 위기 관리 방안과 더불어 장기 성장 전략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분노와 실망의 주총..."회장 어딨나"

에코프로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7조2590억원, 영업이익 29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52% 급감했다. 동 기간 주력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도 매출 6조9009억원, 영업이익 1532억원을 기록해 매출은 29%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60% 대폭 줄었다. 

주가도 함께 내리막을 탔다. 지난해 7월 최고점(153만9000원)을 찍은 에코프로 주가는 그 이후 연일 하락해 올해 1월 48만원대까지 폭락했다. 같은 기간 에코프로비엠의 주가도 58만원대에서 25만원대로 반 토막 넘게 떨어졌다. 이후 코스피 이전상장 소식으로 반등했지만, 여전히 60만원대에 머물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열린 에코프로 26기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이에 대한 주주들의 실망과 분노가 표출됐다. 주가하락의 근본적 원인 분석부터 이동채 회장의 경영 공백 등 에코프로를 둘러싼 이슈가 주주들의 질타를 받았다.

송호준 대표는 주주들이 지난 반년 동안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주가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하자 "송구하다"고 전했다. 송 대표는 "2023년 경영 환경의 여러 불안 요소들이 주주들의 우려를 가중시켰을 것"이라며 올해는 기술 차별화와 고객 다변화, 주주 소통 강화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다독였다. 

총수 경영 공백과 소통 문제 지적에는 "(이동채 전 회장의) 부재가 느껴지기는 한다"며 "총수 부재 상황이 사실 굉장히 우려되는 것은 작년 1월부터 에코프로 대표를 맡고 난 이후 갑작스럽게 회장님께 그런 일(구속)이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여러 가지 외부 환경이 많으므로 내부적으로 전체 응집력을 가지고 끌고 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회장은 작년 5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2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2020년~2021년 이 전 회장을 포함한 일부 임원들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고 부당한 이익을 취한 정황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전망 먹구름..."엄청난 프리미엄 이미 반영"

향후 시장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에코프로의 양극재 사업이 고전하고 있는 데다, 올해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16.6%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으로, 작년 성장률인 33.5% 대비 16.9%p 감소한 수치를 나타냈다. 

ㅣSNE리서치

그 배경으로는 △얼리어답터 초기 구매 수요 완결로 인한 대기 수요 감소 △충전 인프라 부족 △고물가·고금리에 따른 실물 경기 및 소비심리 위축 등이 꼽혔다. 또 △북미 시장에서 성장의 주요 동력이었던 테슬라가 4680 배터리의 수급 문제와 저가형 신모델 출시 지연으로 타 OEM 대비 성장 속도가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점,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선거 결과에 따라 친환경 산업보다 전통 산업을 우선하는 정책이 강화될 가능성 등도 전기차 시장의 더딘 회복 전망에 힘을 싣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에코프로에 대한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에코프로비엠의 목표가를 20만원으로 하향 조정하며 "출하량과 판가 모두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올해 실적 부진도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또 "글로벌 이차전지 셀, 소재 업종 평균 대비 이미 엄청난 프리미엄이 반영돼 있어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