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경만 KT&G 수석부사장, 사장 선임될까...팽팽한 찬반 여론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 사장 선임될까...팽팽한 찬반 여론
  • 권재윤 기자
  • 승인 2024.03.2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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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경만 KT&G 수석부사장 ㅣ KT&G
방경만 KT&G 수석부사장 ㅣ KT&G

KT&G 사장 후보인 방경만 수석부사장의 선임을 두고 찬반 여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키를 쥔 국민연금공단은 방경만 부사장의 사장 선임에 찬성입장을 밝혔지만, 시민단체는 이를 두고 강력한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이번 KT&G 정기주총에서 방경만 사장 선임의 건에 찬성표를 던지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KT&G 지분 6.64%를 보유한 3대 주주다.

KT&G는 올해 주총부터 통합집중투표제가 도입된다. 통합집중투표는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를 구분하지 않고 묶어 이사 후보 가운데 한 명에게 몰아서 투표할 수 있는 방식이다. 행동주의펀드(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통합집중투표를 청구했고 이사회가 수용했다. 

통합집중투표에 따라 KT&G 주총은 이사 2명을 선임할 경우 주주는 보유 주식 수의 2배에 해당하는 투표권을 갖고 여러 후보에게 분산하거나 모두 한 후보에게 행사할 수 있다. 투표 결과 다득표순에 따라 상위 득표자 2명이 이사로 최종 선임된다. 따라서, 국민연금은 오는 28일에 열리는 KT&G 주총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 20일 시민단체가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ㅣ 공익감시 민권회의
지난 20일 시민단체가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발동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ㅣ 공익감시 민권회의

한편, 국민연금이 방 부사장의 사장 선임안에 동의한 것을 두고 시민단체들은 반대 의견을 표명했다. 지난 24일 공익감시 민권회의, 개혁연대민생행동, 글로벌 에코넷, 행·의정 감시네트워크, 기업윤리 경영을 위한 시민단체협의회 등과 같은 단체들은 방경만 사장 선임에 찬성하기로 결정한 국민연금을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 단체는 “전북 익산시 장점마을 등에서 발병한 집단 암에 책임이 있는 KT&G 등을 상대로 국민연금이 올바른 방향으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동하라고 요구하는 기자회견 4회를 포함하여 이와 관련된 공개사과와 배상 등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그동안 20여 차례나 개최했지만, KT&G 등은 묵묵부답으로서 정당한 요구를 사실상 철저하게 묵살했다”면서 “지난 2019년 11월 환경부가 발표한 주민건강 영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근에 있는 비료공장에서 처리한 연초박 등에서 1급 발암물질이 검출되는 등 장점마을의 경우, 주민 90여 명 중 45명 암 발병, 20여 명 사망” 등 환경참사임에 틀림없다”고 강조했다.

송운학 공익감시 민권회의 의장은 “국민연금은 KT&G의 대주주임과 동시에 전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가기관으로서 스튜어드십 코드를 준수해 경영진의 도덕성과 기업 가치를 제고해야 할 책무를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고발되어 현재 경찰이 수사하고 있는 범죄혐의자인 방경만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국민정서와 상식 등 국민 눈높이에 배반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김선홍 글로벌 에코넷 상임회장은 “최대 주주인 국책기관 기업은행이 KT&G 경영진의 경영실적과 도덕성이 국민과 사회의 이익에 부합하지 못했음이 자명하다고 판단하여 사장 후보자를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미리 밝혔고, 시민단체들도 지난 2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을 통해 이를 크게 환영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이 현 경영진을 지지하기로 결정한 것은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라고 크게 반발했다.

지난 2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들 단체는 “기업은행과 사외이사 후보자 등은 앞으로 KT&G 방경만 후보자를 비롯한 경영진과 독립적이지 않은 사외이사 등을 견제할 방안을 빨리 제시하라”면서 KT&G 지배구조개선 등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