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OCI통합 후 3년간 주식처분 안하겠다"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OCI통합 후 3년간 주식처분 안하겠다"
  • 정유현 기자
  • 승인 2024.03.25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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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한미약품 사장)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통합을 추진하며 한미 장·차남과 경영권 갈등을 겪고 있는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한미약품 사장·장녀)이 통합 마무리 후 3년 간 주요 대주주 주식을 처분없이 예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빠와 동생인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에게도 3년간 지분 보호예수를 약속해줄 것을 요구했다. 보호예수는 많은 지분을 보유한 경우 주로 책임경영 차원에서 일정 기간 보유 주식을 팔지 않는 것이다. 

임 사장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아버님이 돌아가신 후 한미사이언스 주가 하락의 가장 큰 리스크는 저희 가족의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식을 내다 팔거나, 담보 잡힌 주식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이른바 ‘오버행’ 이슈였고, 그 문제는 아직도 해결이 안되고 있다"며 " 저와 어머니(송영숙)는 현실적인 상속세 문제를 타개하면서도 한미그룹의 전통을 지키기 위한 유일한 방식으로 OCI와의 통합을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상황이 오빠와 동생의 주장대로 진행될 경우 조만간 오빠(임종윤)와 동생(임종훈)의 지분은 프리미엄과 함께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크며, 이는 그대로 한미그룹과 일반주주들의 권익 침해로 직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사장은 또 임종윤·종훈 한미약품 사장을 향해 상속세 문제와 한미 R&D 투자에 대한 대안 제시를 촉구했다. 

임 사장은 "오빠와 동생은 ‘시총 200조’라는 지금으로서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곧 1조원의 투자를 유치하겠다”면서 구체적인 계획은 전혀 제시하지 않은 채 주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며 "특히 오빠의 경우 지금까지처럼 상속세의 연대채무라는 방패 뒤에 숨어 어머니와 다른 형제들에게 그 부담을 떠안길 생각이라면 이제는 더 이상 그러한 무책임을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임종윤 사장이 주주들과 시장에 공언한 '1조원 투자 유치'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과 현재의 채무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해줄 것을 요구했다. 

가족 간 경영권 갈등이 소송전으로 격화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임 사장은 "저 또한 상속세를 내야 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무담보로 오빠에게 빌려준 채 돌려받지 못했던 266억원의 대여금을 즉시 상환할 것을 촉구하며, 25일 대여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임 사장은 임종윤·종훈 사장에 지지 의사를 밝힌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향해서도 "선대 회장님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미그룹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함께 해 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선대 회장님의 작고 이후, 그리고 최근 OCI와의 계약 과정에서 서운함을 드렸다면 그 또한 대주주의 한 사람으로서 사과드리고자 한다"며 "개인적인 서운함을 뒤로 하시고 지금까지 처럼 한미그룹의 미래를 위해 큰 어른으로서 저희를 응원해 주실 것을 진심으로 부탁드린다"고 했다. 

주주들을 향해서는 "가족간의 갈등으로 회사에 누를 끼치고 있는 현재의 상황에 대해 주주 분들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그간의 주가 하락으로 인한 주주님들의 손해를 보전하기에는 결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주주님들께서 그간 느꼈을 소외감을 조금이나마 상쇄시켜 드리기 위해, 이번 주총에서 OCI와의 통합이 마무리되면 첫번째 이사회에서 어머니와 이우현 회장은 1차적으 로 한미사이언스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포함하는 보다 획기적이고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안건으로 올려 논의할 것을 약속드리며, 이후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제1의 경영원칙으로 삼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한편 고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의 배우자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사장, 그리고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는 OCI그룹과 한미그룹의 통합을 추진 중이다. 이들은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주총회에서 통합 반대 입장을 밝힌 임종윤·종훈 사장 측과 표대결을 벌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