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분쟁] 선대회장의 친구 커밍아웃, 아들편에 섰다
[한미약품 분쟁] 선대회장의 친구 커밍아웃, 아들편에 섰다
  • 박예진 기자
  • 승인 2024.03.23 18: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동국 회장
신동국 회장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주주총회 1주일을 앞두고 안갯속으로 치닫고 있다. 모녀와 두아들로 나뉘어 분쟁을 이어가던 와중에 이번 분쟁의 캐스팅보트를 쥐고있던 고 임성기 선대회장의 친구가 커밍아웃을 했기 때문이다. 한미약품그룹은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아내 송영숙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사장, 그리고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사장간에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그는 고(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 후배 신동국 한양정밀회장이다. 그는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그는 22일 “임종윤·종훈 형제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빠르게 안정시키기를 바란다”라고 밝히며 경영권 분쟁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왜 두아들의 손을 잡았나 
그는 모 일간지에 “임성기 선대 회장과는 동향(경기도 김포) 선후배 사이로 가깝게 교류했고 20년 이상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에 투자해왔다”며 “송영숙 회장과 세 자녀와도 오랜 인연을 이어왔기에 현 사태 이후 고민이 컸다”고 밝혔다. 그는 “OCI와의 통합 추진안에 대해 송 회장으로부터 별도의 연락을 받은 적이 없고 언론보도로 소식을 처음 접했다”면서“OCI그룹과 형제측으로부터 각각 입장을 들었고, 연구개발(R&D)을 향한 창업주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형제가 경영을 이끌어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송회장과 임주현사장이 (핵심주주인) 자신을 홀대했음을 간접적으로 지적하는 대목이다. 그는 또 “현 경영진이 주도적으로 경영해 온 기간에 회사의 연구개발이 지연되고 핵심 인력들이 회사를 떠났으며 그 결과 주가도 상당히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구조는? 
현재 양측의 지분 차이는 크지 않다. OCI와 통합을 추진하는 송영숙 한미그룹회장과 장녀 임주현 전략기획실장은 지분 21.86%를,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는 20.47%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지분율만 따져보면 송영숙 회장측이 소폭 앞서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신동국 회장이 임종윤 사장측의 손을 들어주며 12.15%가 추가되면서 두 아들 진영의 지분은 32.62%까지 늘어나 송 회장측 지분을 크게 넘어서게 된다. 그렇다고, 승부를 단정짓기에는 이르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여전히 7.66%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않은데다, 소액주주들이 20%에 달하는 지분을 보유하고있어 승자를 점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임종윤 형제가 한미사이언스를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사건에 대한 법원 판결도 주총 표심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한미와 OCI 통합 과정에서 이뤄진 제3자 배정 유상 증자가 무효라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가처분 인용 여부는 주총이전에 나올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사이언스는 오는 28일 오전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