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판매액 최저’ 우리은행, 자율배상안 속도내나… 타 은행 입장 난처
[홍콩 ELS] ‘판매액 최저’ 우리은행, 자율배상안 속도내나… 타 은행 입장 난처
  • 노이서 기자
  • 승인 2024.03.2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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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시중은행 로고
ⓒ 각 사

우리은행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안을 오는 22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은행 가운데 판매액이 가장 적어 배상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만큼, 가장 먼저 자율배상안을 마련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게 됐다.

판매잔액 약 8조원으로 가장 많은 국민은행 포함, 다른 시중 은행들의 경우 가입 사례를 일일이 들여다 봐야 하는 등 내부 검토에 시간이 오래 걸릴 전망이라 입장이 난처해졌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22일 주주총회 이후 이사회를 열고 홍콩 ELS에 대한 배상 안건을 논의할 계획이다. 만기 도래 일정과 손실 예상 규모, 배상 규모 등 세부 사항에 대한 윤곽이 나오면 자율배상안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판매잔액은 총 413억원으로, 시중 은행 가운데 가장 적으며 배상액 규모는 최대 100억원 수준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월에 이미 만기 도래한 계좌가 있는 타 은행들과 달리, 우리은행은 내달부터 손실 계좌가 발생한다. 첫 만기 도래 계좌들의 손실률은 -45%라는 추측이 나온다.

타 시중은행 입장은 난처하다. 보상 진도가 늦어질수록 고객 불만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다른 시중은행들도 우리은행과 비슷한 시기에 이사회, 주주총회가 예정돼 있지만 ELS 배상 논의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배상해야 할 규모가 최대 조 단위에 이를 정도로 큰 데다, 가입자별 시뮬레이션을 돌려야 하고 배임 이슈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배상 규모를 제외하면 가장 큰 쟁점인 배임 혐의 부담도 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홍콩 ELS 판매 규모가 작은 만큼 선제적으로 보상안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며 “판매 규모 조 단위에 이르는 타 은행들도 빨리 보상안을 진행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대신 우리은행의 보상안을 참고해 문제점이나 구멍을 보완하기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비즈트리뷴 =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