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의 승부, 의료개혁] 의대교수들의 등판...태산명동서일필? 
[尹의 승부, 의료개혁] 의대교수들의 등판...태산명동서일필? 
  • 최아록 기자
  • 승인 2024.03.1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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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방송화면 캡처
MBC방송화면 캡처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지 3주가 넘어서고 있음에도 우려하던 큰 의료대란은 발생하지않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전국 20개 의대 교수들이 윤석열정부의 의료개혁 행보를 가로막고 나섰다. 이들이 만지작거리는 카드도 의료현장을 떠나겠다는 사직서 제출이다. 전국 41개 의과대학 가운데 절반 정도가 참여하는 셈이다.  

전국 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16일 서울 광화문 HJ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회 결과를 발표했다. 방재승 위원장(서울의대 교수)은 “20개 대학교수의 의견을 조사한 결과, 압도적인 찬성으로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대위 총회에 참석한 대학은 강원대, 건국대, 건양대, 계명대, 경상대, 단국대, 대구가톨릭대(서면 제출), 부산대, 서울대, 아주대, 연세대, 울산대, 원광대, 이화여대, 인제대, 전북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한양대 등 총 20곳에 이른다.  또 사직서 제출에 찬성한 응답 비율은 가장 낮은 대학이 74.5%였으며 가장 높은 대학은 98%에 달했다고 방위원장은 설명했다. 

비대위는 사직서 제출일을 오는 25일로 정했다. 바로 이날은 면허정지 행정처분 사전통지서를 받은 전공의들의 의견제출 기한 마지막 날인데, 의견을 제출하지 않은 전공의는 면허가 정지된다. 물론 교수들은 사직서 제출 이후에도 병원 진료는 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여론이 악화되는 것을 감안, 대학병원에서 사직서를 수리하기 전까지는 업무를 지속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의과대학교수 비대위는 이날도 윤석열 정부의 후퇴를 거듭 압박했다. 방 위원장은 “정부가 2000명이라는 증원 규모를 풀어줘야 합의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많은 관련 단체와 학자들, 정부, 의사, 다양한 시민 단체가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필수의료 강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윤석열대통령이 지난 12일  "(보건복지부에) 원칙대로 신속하게 추진하라"며 의료개혁 의지를 재차 천명한데다 국민여론 80~90%가 의사 증원을 지지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스탠스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게다가 의대교수들이 사직서 제출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으나, 의사증원반대를 위한 여론형성의 일환일 뿐, 실제 사직서를 낼 의대교수는 극소수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않다. 한마디로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 태산이 떠나갈 듯 요동을 쳤으나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 뿐이라는 뜻)으로 종결되지 않겠냐는 것이다.

정치권과 의료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의대교수 명패에 걸려있는 '돈과 명예'를 과연 몇명이나 내려놓겠는가. 이들은 전공의들의 현장이탈을 방조해놓고, 약간의 미안함으로 집단행동에 합류하는 듯 하겠지만 실제 행동으로 옮겨 사표를 던질 지는 미지수라고 본다. 그 자리를 노리는 의사들이 적지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여권의 4월 총선참패 가능성 등 여러 변수까지 계산하고 있을 것이다. 총선에서 여권에 안좋은 결과가 나올경우, 윤석열 정부의 레임덕이 갑자기 찾아올 경우, 의료개혁 작업이 흐지부지될 수 있는 만큼 장기전까지 고려하는 전술로 해석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