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삼성물산, 행동주의펀드 막았다...77% 지지 얻어 '압승'
[주총] 삼성물산, 행동주의펀드 막았다...77% 지지 얻어 '압승'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4.03.15 14: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물산이 행동주의펀드 연합의 주주제안을 방어하는데 성공했다. 행동주의펀드 연합은 '울프팩(Wolfpack)' 전략으로 배당 확대를 요구하며 공격에 나섰으나, 주주들의 77%가 삼성물산의 손을 들어주며 공격은 기우에 그쳤다.

15일 서울 강동구 글로벌엔지니어링센터에서 열린 삼성물산 제60회 정기주주총회에서 영국계 시티오브런던, 미국계 화이트박스 어드바이저스, 한국 안다자산운용 등 5개 자산운용사가 모인 행동주의펀드 연합이 제안한 안건이 주요 의제에 올랐다.

삼성물산 이사회는 지난달 보통주 주당 2550원, 우선주 주당 260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하고 주총 안건으로 올렸고, 행동주의펀드 연합은 보통주 1주당 4500원, 우선주 주당 4550원 배당을 주장했다. 삼성물산이 제안한 배당액보다 76.5%, 75% 늘어난 수치다.

이날 주총에 참여한 주주들 가운데 의결권 있는 주식 1억 600만주(77%)가 삼성물산의 제안에 동의하면서 총 4173억원 규모의 배당이 결정됐다. 행동주의펀드 연합의 제안에 찬성한 주주들은 총주식 가운데 3200만주(23%) 가량이다.

행동주의펀드 연합은 자사주 5000억원어치를 매입할 것을 제안했으나, 82%가 반대하며 부결됐다. 다만 삼성물산 이사회가 제안한 자사주 보통주 188만 8889주와 우선주 15만 9835주를 소각하는 안건은 통과됐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이 삼성물산 이사회의 제안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 이번 방어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국민연금은 지난 14일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를 통해 "행동주의펀드 연합 측이 제안한 자사주 취득은 규모가 과다하다"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의 7.01%를 쥐고 있으며, 삼성물산 단일 5대주주의 하나다. 국민연금의 찬성 의견이 삼성물산 측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다.

행동주의펀드 연합은 삼성물산 지분의 1.46%만을 보유하고 있으나,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 ISS와 글래스루이스가 행동주의편드 연합제안에 찬성 표를 던졌고 이어서 삼성물산 지분 0.8%를 보유한 노르웨이 국부펀드(NBIM)와 캘퍼스, 캘스터스, CPPIB 등 주요 연기금도 찬성 의견을 표하며 이번 주총 결과에 이목이 쏠린 바 있다.

이밖에도 이날 삼성물산 이사회가 올린 ▲연결재무제표 승인의 건 ▲이익배당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의 건 ▲자기주식 소각의 건 ▲사외이사·사내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이 모두 처리되면서, 이사회는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오세철 삼성물산 사장은 "올해도 견실한 사업 운영뿐 아니라 혁신기술, 신성장 동력 발굴에 투자를 확대해 미래 성장을 위한 도전을 지속할 것"이라며, "안전을 경영 최우선 원칙으로 삼아 자율 안전 실천 문화를 확산시키고 고객, 협력사 등과 상생 생태계를 구축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