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뷰] 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100년 기업 도약 비전' 그린다
[CEO뷰] 현대엔지니어링 홍현성, '100년 기업 도약 비전' 그린다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4.03.1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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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3년차를 맞이한 1964년생인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는 건설업계 용띠 최고경영자(CEO) 중 한 명이다. 홍 대표는 청룡(靑龍)의 해인 올해 회사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체질 개선'을 선포하고 새로운 미래 비전 및 전략을 발표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올해를 지난 50년간 축적해온 경험을 다지고 앞으로의 100년을 향해 나아가는 원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 선전 등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던 홍 대표가 이를 바탕으로 현대엔지니어링에 변곡점을 가져올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시공능력평가 7→4위..."100년 기업 도약 펀더멘털 강화"

홍 대표의 취임 2년차였던 지난해,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7위(2022년)에서 4위(2023년)로 뛰어올랐다. 매출액은 2022년 8조8150억원에서 지난해 13조660억원으로 48.2% 증가, 10조원을 넘으며 수직상승했다. 특히 '형제 건설사'인 현대건설과 함께 해외 시장에서의 활약이 눈에 띈다.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작년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주액은 63억7917만달러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어 전체 3위를 차지했다. 2022년 33억9553만 달러 대비 87.9% 증가한 수치다.

이를 동력 삼아 현대엔지니어링은 미래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달 6일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개최하고 미래 비전인 'NEXT HEC'를 공개했다. 홍 대표는 이날 현대엔지니어링의 최종 목적지가 국내 대표 종합건설사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그는 "미래 50년 동안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기업의 경영 패러다임을 단순히 건물이나 시설을 공급하는 '목적물 전달'에서 벗어나, 경제, 인류, 자연 등 우리 삶 전반에 가치를 전달하는 '가치 제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100년 기업 도약을 위한 펀더멘털 강화'를 2024년 전사 경영방침으로 정했다. 이를위해 △수익성 개선 △생산성 혁신 △안전·품질 경쟁력 확보 △미래성장사업 육성 등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플랜트 분야 수익성 제고...친환경 에너지사업 다각화

홍 대표는 먼저 플랜트 부문에서 EPC 수행역량 고도화와 중동지역 플랜트 사업 안정화를 통한 수익성 제고에 집중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강점인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FEED-EPC 연계 수주' 사업 모델에 뛰어들며 2021년 4조1000억원 규모의 폴란드 'PKN 올레핀 확장공사 프로젝트' 수주와 2023년 미국 '파인블러프 GTL 프로젝트'의 기본설계 용역을 수주한 바 있다. 올해는 더욱 치밀한 사업 선별 기준을 수립해 이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 'Global Engineering Center(GEC)'를 설립해 글로벌 설계 역량 강화 및 인력 확대에도 나선다. 올해 상반기 중 인도 첸나이에 GEC 설립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중동지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행중인 플랜트 프로젝트들의 안정적 수행 및 추가일감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해 GEC가 한국 본사 수준의 설계 품질을 확보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전문 설계역량을 기반으로 자체사업 수주 및 수행하는 글로벌 설계회사로 역할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기대했다. 

홍 대표는 '현대차그룹 에너지 프로바이더'로의 도약을 목표로 미래 먹거리 선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건설업 리스크를 대신해 친환경 에너지 사업 등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 기업 가치를 높임으로써 지난 2022년 무산된 기업공개(IPO) 시장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복안이다. 회사 측은 "올해 저탄소연료, 그린수소, 암모니아, 자원 재활용 등 친환경 플랜트 분야로의 확장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소형모듈원전(SMR), 초소형모듈원전(MMR) 등 원자력 분야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재 세계 최초 4세대 MMR 실증사업인 '캐나다 초크리버 MMR 플랜트'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작년 2월에는 폴란드 레그니차 경제특별구역에 전기·열 공급용 MMR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고, 12월에도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형 SMR 해외 수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올해는 SMR 독자 노형 확보를 통한 주도적 사업 추진과 MMR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다양한 사업 모델에 대한 검토에 나설 계획"이라며 "특별히 고온수전해 수소, 초임계 이산화탄소 등 중대형 SMR과 연계된 첨단 기술들에 대한 타당성 및 적용성 검토를 통해 SMR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미래성장사업...P2E·모듈러·전기차 충전 서비스

현대엔지니어링만의 미래성장사업 육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홍대표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친환경 자원순환형 시장에 발 맞춰, P2E(Plastic to Energy) 플랜트 사업 추진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P2E 사업은 재활용 플라스틱을 원료로 용융 및 가스화 공정을 통해 수소를 생산하는 사업으로,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21년부터 이에 대한 실증화를 추진해왔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업 경쟁력 강화와 기술 고도화에 힘을 싣고 있다. 

업계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모듈러건축 시장에서도 '선두 입지 굳히기'에 나서고있다. 올해는 미래기술사업부를 필두로 고층·대형화 모듈러 공동주택 기술개발을 가속화하는 한편, 오피스나 기숙사, 호텔 등으로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 해외에서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등 사업 다각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창립 50주년 기념식 행사에서 홍현성 현대엔지니어링 대표가 미래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ㅣ현대엔지니어링

작년 본격 착수한 전기차 충전시설 설치 및 운영, 유지보수사업(EVC)도 올해에는 빛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 전기차충전소 4500여개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누적 운영 7천여대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특히 2024년에는 북미, 인도네시아 해외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기반 마련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북미에서 전기차 복합충전소 시공 및 유지관리 사업을 추진하며, 현재 대형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전기차 홈충전 서비스 인프라 구축사업에 뛰어들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인도, 유럽, 북미 홈충전기 시장에도 진출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작년에 이어 국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고유가로 인한 플랜트 발주 증가, 친환경 사업 시장 확대, 에너지 패러다임 전환 등 기회요인도 산재하고 있어, 회사 내실을 다지는 데 매우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