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상·김영섭·황현식...이통3사 CEO, 'AI 에이전트'로 미래 시장 겨냥
유영상·김영섭·황현식...이통3사 CEO, 'AI 에이전트'로 미래 시장 겨냥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4.03.03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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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김영섭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ㅣ각사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최근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서비스'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SK텔레콤과 KT가 이미 시작한 도전에 합류하는 것으로, 통신사 모두 AI 에이전트라는 주제에 주목하며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모양새다. 2024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참석한 황 대표는 지난달 28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엔 원천기술이 되는 AI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앞으로는 응용기술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AI 기술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올해 상반기에 소개될 새로운 AI 모델 '익시젠'을 언급하면서 전통적인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아닌, 더 가볍고 효율적인 버전인 경량형 대규모언어모델(sLLM)을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익시젠은 AI 에이전트 서비스의 기반이 될 예정이며, 이 서비스는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와 유사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사용자가 음성이나 문자로 명령을 내리면, AI 에이전트가 이를 수행한다는 개념이다.

AI 에이전트가 고도화되면 다양한 일상 작업을 크게 단순화할 수 있다. 일례로 인터넷으로 미용실을 예약하는 경우 현재는 직접 미용실을 검색해 디자이너와 시간을 골라 예약 및 결제를 해야 하지만, AI 에이전트가 발전하면 '토요일 오전 11시 미용실 예약을 부탁해'라고 명령하면 모든 과정이 끝난다.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과거 미용실 이용 내역과 디자이너 스케줄을 고려해 결제까지 진행해준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구현에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수익성 있는 서비스는 아직까지 많지 않다. 글로벌 기술 대기업들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러한 생성 AI의 수익성 문제를 극복하고, 소비자와 기업의 일상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일찍이 미래의 핵심 사업으로 AI 에이전트를 지목하며 회사 주력 서비스로 추진 중이다. 유 대표는 지난해 9월 'AI 피라미드 전략'을 발표하면서, "앞으로 3년 이내에 사람들이 2~3개의 AI 개인비서를 쓰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이 구글 것을 쓸 것이냐, SK텔레콤 것을 쓸 것이냐 이야기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김영섭 KT 대표이사도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T의 새로운 방향성을 공유했다. 그는 "KT가 기존의 통신 기능을 넘어 정보기술(IT)과 인공지능(AI)을 통합한 'AICT' 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라며, 변화의 중심에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설정했다.

■SKT는 스타트업, KT는 아마존과 맞손...MWC서 글로벌 협업 활발

AI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파트너와의 협업도 확대해 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MWC 전시장에서 신생 스타트업 '휴메인'과 업무 협약(MOU)을 체결했다. 휴메인의 'AI 핀'은 옷핀 형태의 내장형 AI 기기로, 화면 없이 옷에 부착해 손바닥에 화면을 투사하는 미니 프로젝터 형태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ㅣSKT
ㅣSKT

휴메인에는 국내 기업인 SK네트웍스와 LG테크놀로지벤처스 외에도 샘 올트먼 오픈AI 창업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 퀄컴 등이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휴메인은 MWC에서 SKT와 퀄컴의 전시장을 통해 제품을 선보였는데,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휴메인 관계자와 만난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았다.

SK텔레콤은 AI 검색 엔진 스타트업 '퍼플렉시티'와도 업무 협약을 맺었다. 퍼플렉시티는 사용자의 질문에 웹사이트 주소가 아닌 직접 질문에 답하는 문장을 제공하고, 검색 결과를 근거로 제시하는 대화형 AI 검색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AI 챗봇이 생성하는 잘못된 정보를 실제로 보이게 하는 '환각 현상'이 적어 각광 받고 있다. SK텔레콤 가입자들은 유료 구독 서비스인 '퍼플렉시티 프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KT 역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 잡고 생성형 AI 및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강화한다. 이를 통해 KT는 기업과 공공 부문 고객에게 AWS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폐쇄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고객사도 AWS를 통해 보다 간편하게 KT 네트워크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이와 함께 KT는 이달부터 자사 교권보호 애플리케이션 '랑톡'과 함께 제공할 'AI 통화리포트' 기능에 아마존의 생성형 AI인 '베드록'을 접목할 예정이다. AI 통화리포트는 교사가 학생이나 학부모와 통화할 때 대화를 녹음하고 AI로 분석해 요약 및 정리해주는 서비스다. KT 측은 "앞으로도 아마존과 기업 간 거래(B2B) 산업 현장에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