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보험]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 지주사· 디지털 전환으로 제2 도약 나서
[2024 보험]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 지주사· 디지털 전환으로 제2 도약 나서
  • 노이서 기자
  • 승인 2024.02.29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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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생명 회장ㅣ교보생명
신창재 교보생명 각자 대표이사 회장.

신창재 교보생명 각자 대표이사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이 지주사 전환 및 디지털 전환으로 제2 도약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 대표가 2000년 취임 당시 내실중심과 고객중심, 효율중심의 경영 방침을 앞세워 1년 만에 흑자 전환을 이뤄낸 뒤 교보생명은 해마다 5천억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는 국내 대표적 보험사로 성장했다.

현재는 업계 환경적 변화와 성장 한계에 부딪혀 지주사 전환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디지털 전환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뤄내려 한다. 제2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 올해 하반기 지주사 전환 계획, 재무적투자자 설득이 관건
신창재 대표는 올해 하반기 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두 팔을 걷어 붙이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2월 처음 공식적으로 지주사 설립을 발표하면서 “지주사 설립은 위기와 기회가 혼재하는 복합 불확실성 환경하에서 현재의 교보생명 중심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장기적 관점의 그룹 성장전략 수립 및 추진이 가능한 새로운 기업지배구조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교보생명은 무엇보다 사업포트폴리오 다변화, 신성장 동력 발굴, 관계사간 시너지 창출 등을 통한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재 생명보험을 주축으로 증권, 자산운용 등을 넘어 다양한 비보험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무적투자자와의 갈등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어 목적을 이룰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교보생명과 재무적투자자의 갈등은 십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인 어피니티컨소시엄은 2012년 당시 2대 주주였던 대우인터내셔널로부터 지분 24%를 인수했다. 2015년 9월까지 교보생명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풋옵션을 행사해 신 대표에게 지분을 되파는 것이 조건이었다. 교보생명 IPO가 실패하자 어피니티컨소시엄은 2018년에 주당 40만9912원에 풋옵션을 행사했고 신 대표는 어피니티 측의 행사가가 너무 비싸다며 거부했다.

어피니티는 이듬해 3월 국제상업회의소(ICC)에 국제중재를 신청했고 교보생명은 2021년 어피니티 측과 관련 회계사들을 풋옵션 가치를 부풀려 계산했다며 공인회계사법 위반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국제중재는 아직 이어지고 있고, 국내에서 진행된 교보생명과 어피니티 측의 형사소송은 종결된 상태다. 법정공방이 장기간 이어진 만큼 교보생명과 어피니티의 감정 골은 깊은 상태다.

하지만 지주사 전환의 핵심 키를 어피니티컨소시엄이 쥐고 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인적분할 이사회 결의, 주주총회 특별결의, 금융위원회 금융지주사 인가 승인, 지주사 설립등기 등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 신 대표는 인적분할을 통해 지주사를 세우고 기존 주주들에게는 새로 설립된 지주사의 주식을 교부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인적분할을 위해서는 주주 66.7%의 동의가 필요하다.

2022년 말 기준 주주 리스트에 따르면 최대주주인 신 대표가(특수관계자 포함 지분 36.9%) 코세어캐피탈(지분 9.79%)의 동의를 얻는다 해도 조건에 못 미치기 때문에, 교보생명은 반드시 사실상 2대주주인 어피니티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디지털 전환 지속, “고객 편의성 높이겠다”
신창재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디지털 전환에 대한 의지를 재차 다졌다. 그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환경에서는 개방형 혁신이 중요하다면서 외부 자원을 충분히 활용해 고객에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내에 혁신 문화가 충분히 활성화돼 있지 않으면 지난 수년 동안 구축해온 디지털 인프라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며 “팀장들은 팀원들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작은 혁신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대표는 앞서 2022년부터 디지털 전환에 전사적 역량을 집결해 이를 기반한 신성장동력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디지털 전략 담당과 플랫폼 담당 등 새로운 체제로 정비했고 DT추진팀과 플랫폼기획팀, 금융마이데이터팀, 오픈이노벵션팀과 신기술개발팀, 빅데이터지원팀도 구축했다.

교보생명은 2022년 같은 해 자사 금융과 비금융 서비스를 모아둔 통합앱을 출시해 보험은 물론 공연 정보와 퇴직연금, 대출, 신탁 등 서비스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올해 초에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자체 시행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실손보험금을 청구하기 위해 가입자가 일일이 종이 서류를 발급받아 보험사에 직접 제출해야 했다면, 이제는 앱을 통해 기본 정보와 청구 사항만 입력하면 실손보험 청구 절차가 끝나는 것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고객 편의성을 높이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며 “통합앱의 경우 딱딱한 화면 서비스를 벗어나 고객이 자연스럽게 필요한 서비스와 정보를 누릴 수 있도록 구축한 하나의 플랫폼이라고 봐도 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신 대표는 업황 흐름에 맞춰 핵심 상품인 종신보험 외에도 보장성 보험 사업 성장에도 힘쓰고 있다. 교보생명이 출자해 설립한 국내 최초 디지털 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의 지난 1월 실적 기준 장기 보장성 보험 상품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약 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대표는 “인구 노령화 현상에 따라 생명보험 시장이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MZ 세대와 뉴실버세대가 주 고객층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종심보험에 대한 고객 니즈는 줄어드는 반면 생존 시 다양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건강 및 상해보험 등 제3보험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하기도 했다.

[비즈트리뷴 =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