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기로의 시간-상] 잇단 품질논란...소비자신뢰 회복해야
[KT 기로의 시간-상] 잇단 품질논란...소비자신뢰 회복해야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4.03.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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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ㅣKT

창립 50여년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KT가 도전에 직면해 있다. 1981년 설립돼 한때 국민공기업으로서 신뢰의 상징이었던 'Korea Telecom'은 현재 품질 및 장애 이슈에 시달리며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에는 KT 노조마저 '3등 KT'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자기반성에 나섰다. KT가 이 위기를 기회삼아 다시 한번 '통신 맏형'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나아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확실히 되돌릴 수 있을까?

■종합만족도 최하위...연이은 통신 장애도

한국소비자원이 2023년 6월 전국 20세 이상 이동통신 가입자 15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종합만족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KT는 이동통신 3사 중 최하위 성적표를 받았다. KT는 5점 만점에 3.28점을 받아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했고, 데이터 품질 만족도, 요금 만족도, 종합만족도에서 경쟁사에 비해 가장 아래였다. 그나마 통화품질 만족도에선 0.04점 차이로 '꼴찌'는 면했다.

피해구제 접수 건수도 높았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이동통신, IPTV, 초고속인터넷 서비스별 소비자 피해구제 접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 KT의 서비스별 피해구제 접수 건수는 이동통신 1136건, IPTV 23건, 초고속인터넷 336건 등 총 1495건으로, SKT나 LGU+에 비해 1.5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KT는 "고객의 눈높이에서 불편한 경험을 면밀히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LGU+를 꾸준히 앞섰던 KT는 작년 9월 이동통신 가입자수에서 처음으로 추월 당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3년 9월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 통계에 따르면 이달 기준 전체 이동통신 가입 회선은 SKT 3116만8214개, LGU+ 1801만6932개, KT 1713만3388개로 각각 집계됐다.

그간 3사가 내놓은 분기 실적 등에서 추정된 바는 있었지만, 정부 공식 통계에서 순위가 뒤쳐진 것은 첫 사례였다.

KT 새노조는 "우려 섞인 소문만 무성했던 KT 3위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며 "영업 일선에서 2위 사업자만은 지켜야 한다며 뛰고있던 현장은 충격과 분노에 휩싸였다. 이 모든 결과는 전략부재, 허수경영, 실적압박 위주의 현장 관리, 단기 실적에 의존한 강압적 경영이 빚은 참화"라며 지적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여러 차례에 걸친 통신 장애 발생이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2021년 10월 KT 부산국에서 입력 오류가 발생해 시작된 통신 장애는 단 30초 만에 전국적으로 확산되며 약 89분간 대규모 통신 서비스 중단 사태를 초래했다. KT의 네트워크 관리 부실로 인한 '인재'가 주된 원인으로 꼽혀 더욱 비판을 샀다.

이 사건으로 인해 구현모 전 KT 대표가 "통신망 장애는 장애가 아니라 재해"라며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에도 잡음은 계속됐다. 2022년 1월에는 IPTV장애로 49만 가구가 1시간 가량 불편을 겪었고, 2023년 1월에는 부산, 경남, 울산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KT 인터넷 장애가 발생했다. 같은 해 11월에도 KT 전산망에 장애가 발생하면서 소방통신망이 멈추는 사고가 있었다. 

2024년을 맞이한 올해도 통신장애는 연일 계속되는 모양새다. 지난달 20일 서울 광진구는 동북선 도시철도 공사 과정에서 KT 통신 인프라 피해로 광진구 일부 지역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고 알렸다. 이에 KT는 "동북선 도시철도 공사 과정에서 KT 통신 인프라가 피해 받은 것"이라며 "대체 통신 수단을 확보하는 등 서비스 복구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KT 내부에서도 통신망 오류가 아예 없기는 어렵지만, 매해 반복되고 있는 사고는 문제가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사고가 터졌을 때 제대로 수습하고 쇄신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KT 새노조는 "중복재해는 2021년 인터넷대란 발생 때 그 원인을 하청업체 직원의 단순 실수로 규정하며 경영진 책임을 묻지 않을 때부터 예견된 일"이라며 "그때 그때 적당히 여론의 질타를 모면하며 실적 포장에만 올인하는 경영진의 태도가 100년 통신 기업 KT에서 발생할 수 없는 중복 장애를 일으킨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망 감시 및 운영 요원의 적절한 양성과 배치, 장비에 대한 꾸준한 투자 등 (더 근본적인) 망 안정운용의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