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보업계 지각변동…메리츠화재, 1위 삼성화재 맹추격
손보업계 지각변동…메리츠화재, 1위 삼성화재 맹추격
  • 노이서 기자
  • 승인 2024.02.23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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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5대 손해보험사. 왼쪽부터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현대해상.ㅣ각 사 제공

지난해 손해보험 업계 순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메리츠화재는 DB손해보험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으며 1위 삼성화재를 맹추격하고 있다. 현대해상과 KB손해보험의 순위도 각각 4위와 5위로 뒤바뀌었다. 장기보험 손익에서 판가름이 난 것으로 분석된다.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된 점 또한 전체 손보사 실적에 영향을 줬다.

23일 국내 5대 손해보험사들의 지난해 실적을 종합해보면 삼성화재가 3년 연속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면서 부동의 업계 1위 자리를 지켜냈다. 지난해 연결 당기순이익이 1조82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증가한 것이다.

특히 삼성화재의 연간 세전이익은 2조446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7% 증가해 창사 이후 최초로 2조원을 돌파했다.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의 보험손익 모두 10% 이상 증가한 수혜를 받았다. 일반보험 보험손익의 경우 20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3%나 성장했다.

투자손익은 전년 대비 13.3% 감소했다. 4분기에만 해외 부동산 시장 침체에 맞춰 약 1200억원의 손실을 인식했다. 해당 일회성 요소를 제외한다면 삼성화재 연간 실적 규모는 더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이미 보수적으로 손실을 반영했고 다른 부분에서 평가이익이 나고 있는 만큼 (올해는) 해외 부동산 부문이 전체 회사 손익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메리츠화재가 사상 최고 실적으로 삼성화재 자리를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메리츠화재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5748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DB손해보험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메리츠화재는 줄곧 4~5위에 머물고 있다가 2019년 현대해상을 제치고 3위에 오른 뒤 약 4년 만에 2위까지 성장한 것이다. 2025년까지 업계 1위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우량 계약 중심으로 매출 성장에 집중하고 효율적인 비용관리 등 본업 경쟁력에 충실하면서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기손익 뿐만 아니라 투자손익도 증가하면서 실적 성장에 기여했다. 장기손익은 1조4717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증가했고, 투자손익은 6200억원, 투자이익률은 4.4%를 기록했다.

3위로 밀려난 DB손해보험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5367억원으로 전년 보다 21.1% 감소했다. 주요 해외 거점인 괌과 하와이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해 일반보험 손해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DB손해보험은 “보험계약마진(CSM) 잔액은 12조2천억원 규모로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DB손해보험은 올 한해 장기보험과 자동차보험, 일반보험까지 포트폴리오의 균형 성장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장기보험 부문에서는 CSM 기반을 강화하고 수익성 중심의 상품구조와 요율체계를 개선할 계획이다. 자동차보험 부문에서는 손해율 관리 강화를 통한 안정적 수익구조를 안착하고 채널별 균형 성장, 시장환경 변화 대응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기존 4위와 5위 순위도 뒤바뀌었다. KB손해보험이 사상 최대 실적을 앞세워 현대해상을 따돌리고 4위로 올라선 것이다.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은 IFRS17 도입과 장기보험 및 자동차보험 손해율 안정화 등에 힘입어 7429억원으로 전년 대비 35.1% 증가했다. 

현대해상은 이날 IR 예정인 가운데 앞서 8일 발표한 잠정실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은 6078억원으로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비즈트리뷴 =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