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 수소사업 현대차로 이동시킨 이유는? " -메리츠
"현대모비스 수소사업 현대차로 이동시킨 이유는? " -메리츠
  • 정유현 기자
  • 승인 2024.02.19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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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현대모비스의 국내 수소연료전지사업을 인수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수소 사업 이관으로 오너가의 지배구조 개편 방안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메리츠증권은 19일 보고서를 통해 "현대모비스는 그룹의 승계구도 재편 관점에서 오너가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대상"이라며, "이번 수소 사업 이관은 모비스 분할을 통한 개편 가능성을 축소시켰다"고 진단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모비스는 그룹의 중심축인 현대차의 대주주이기 때문에 오너 입장에서 관건은 최소 비용 최대 지분"이라며, "방법은 모비스를 둘로 쪼개작게 만들거나, 오너의 지분 가치가 가장 큰 현대차를 크게 만드는 것"이라며 이와 같이 분석했다. 

이번 수소 사업 이관으로 후자의 방법론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오너의 현대차 지분을 모비스에 현물출자 후 신주를 배정받아 지배권을 강화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18일 최근 현대모비스와 사업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현대모비스의 국내 수소연료전지사업 일체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목적은 개발 역량 통합을 통한 사업 성과 향상이다. 이에 따라 현대모비스의 모비스의 수소 사업 인력·자산·설비 일체가 현대차로 이관된다. 

현재 수소차는 성공과 거리가 먼 대규모 적자 사업으로 꼽힌다. 김 연구원은 수소 사업 이관으로 제조 손실, 관련 설비의 상각비, 인건비(연구개발비) 모두 이관되며 현대모비스가 연간 약 2,000억원 규모 직간접 비용 축소 효과를 가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향후 3년 연평균 +3%의 이익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현대모비스를 분할하고 분할된 법인을 현대글로비스(이하 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향으로 개편 카드를 꺼냈으나 실패한 바 있다. 

김 연구원은 "분할·합병 방법의 재개를 위해서는 사업적 가치 확장이 가능하다는 명분이 필요하다"며, "수소는 2018년 지배구조 개편 이후 더해진 좋은 명분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수소 사업 이관으로 현대모비스 분할에 대한 명분이 축소됐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했다"며, "그것이 가까운 시일 내 전개될 수 있다는 추론이 과도하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물출자 방안을 선택한다고 가정했을 때, 오너의 더 많은 모비스 지분 확보를 위해서는 현대차 주가 상승과 동행한 그들의 지분 가치 상승이 필요하다"며, "그리고 주가 상승은 실적 호조와 자본 소각(주주가치 제고 정책)을 통한 자기자본이익률(ROE) 개선 및 밸류에이션 상승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상반기 중 보여줄 것이 많은 현대차와 하반기 이후 14년 만의 실적 전개 프레임이 바뀔 수 있는 모비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