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뷰] 서부발전 박형덕, 임기 말까지 친환경 에너지전환·재무구조 개선 온힘
[CEO뷰] 서부발전 박형덕, 임기 말까지 친환경 에너지전환·재무구조 개선 온힘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4.02.19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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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 ㅣ 한국서부발전

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의 임기가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취임 당시 경영 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액화천연가스(LNG)·신재생 중심 사업구조 전환, 신성장 사업 분야 도전 등을 제시한 박 사장은 취임 4개월 만에 수소혼소 발전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하고, 한국형 가스터빈을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설치해 가스복합발전 국산화를 이끄는 등 '새로운 시대를 여는 친환경 에너지 글로벌 리더'라는 비전 실현에 박차를 가했다.

최근에는 조직 인력 효율화 및 재무기능 강화 등을 방점으로 한 새로운 전사 혁신방안을 내놨다. 모기업인 한국전력공사의 경영위기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2조2100억원 규모 재정건전화 계획 발표와 성과급 반납 등 고강도 자구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 지속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산업 선도

박 사장은 2021년 4월 말 서부발전 수장 자리에 올랐다. 박 사장은 취임식에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LNG·신재생 중심 사업구조 전환 △신성장 사업 분야 도전 △발전 운영과 건설사업의 효율성 향상 △안전경영 확립 △ESG 경영 실천 등 다섯가지를 경영과제로 제시했다.

서부발전은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힘을 보태기 위해 수소혼소 발전, 석탄 가스화 복합 발전을 이용한 수소 생산 사업과 석탄 암모니아 혼소 발전 등 무탄소 발전 기술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중 수소혼소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가스터빈에 LNG와 수소를 혼합해 연소하는 발전기술이다.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치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크게 줄여야 하는데 수소혼소 발전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됐다. 운영 중이거나 사용이 끝난 가스터빈을 개조해 재사용하기 때문에 사업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다.

서부발전은 2021년 8월 한화임팩트와 손잡고 수소혼소 발전기술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한화임팩트 사업장에 서부발전 평택1복합 80메가와트(MW)급 퇴역 가스터빈을 활용한 실증설비를 구축한 뒤 2023년 4월 수소혼소율을 60%까지 끌어올리는 실증에 국내 최초 성공했다. 

서부발전은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단계 높은 150MW급 가스터빈에 50% 이상의 수소혼소율을 적용하는 고난도 기술을 개발, 서인천발전본부에 해당 기술을 적용하는 실증을 앞두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덕 한국서부발전 사장, 정연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2023년 9월 15일 ‘김포 열병합 설비 안정화 및 태안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 책임정비를 위한 기술교류 및 협력 업무협약’ 체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ㅣ 한국서부발전

2022년 4월에는 국내 최초로 두산에너빌리티와 함께 개발한 270MW급 한국형 가스터빈을 김포열병합발전소에 설치했다. 시운전을 거쳐 지난해 7월 말부터 상업운전 중이다. 서부발전은 김포열병합발전소의 운전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같은 해 9월 두산에너빌리티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박형덕 사장은 “김포열병합발전소가 한국형 복합발전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실증운전 성공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적극적인 신기술 도입으로 발전산업 기술 고도화와 경쟁력 향상에 이바지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톨그래스에너지와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사업 개발 협력에도 나섰다. 미국에서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을 추진하는 국내 기업은 서부발전이 처음이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미국에서 공동 생산할 그린수소‧암모니아를 톨그래스에너지의 인프라를 이용해 국내로 도입한다. 또 그린수소‧암모니아 생산을 위한 포괄적 타당성 연구를 추진하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도 모색한다.

서부발전은 이를 바탕으로 오는 2035년까지 국내에서 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10.7기가와트(GW)까지 확충해 현재 7%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을 23%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30년부터 연간 수소 20만톤, 암모니아 100만톤을 발전연료로 활용한다.

강세훈 서부발전 해외신사업처장은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과 수소 경제 활성화에 부응하기 위해 청정수소‧암모니아의 생산과 도입은 필수적”이라며 “미국처럼 청정연료 지원정책이 제도화된 곳에서 청정 암모니아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했다.

■ 전사적 혁신방안으로 재무구조 개선 온힘

서부발전은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열고 △조직 인력 효율화 △재무기능 강화 △신규 전원 적기 건설 △신사업 역량 제고 등 전사 혁신방안을 담은 조직개편안을 의결했다. 

서부발전은 박 사장 취임 첫해인 2021년 121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이후 2022년 2103억원의 순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지난해는 1분기 1055억원, 2분기 -975억원, 3분기 2525억원으로 들쭉날쭉한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2조2100억원 규모 재정건전화 계획(5개년)을 추진 중이다. 이는 발전사 중 최대 규모다. 출자사업 리스크 관리 강화, 수익성 제고 역할을 담당하는 투자총괄실도 신설했다. 아울러 유사기능 부서 통합 및 기능 이관 방식으로 본사에서만 정원 104명(27%)을 감축했고, 설비 운영 효율화로 노후석탄화력발전소 인력 36명을 줄이고 이들을 구미·공주 건설사업소로 재배치했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서도 팔을 걷어부쳤다. 이를 위해 기존 1직급 이상 간부를 대상으로 했던 성과급 반납도 2직급 이상 간부로 확대했다. 반납한 임금 인상분은 에너지 취약계층 지원에 쓰인다. 국가산업단지와 공동이용시설을 대상으로 에너지 효율화 사업을 추진해 수익을 확보하는 한편, 취약계층의 에너지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사업도 병행한다.

박형덕 사장은 “노사가 하나로 뭉쳐 발전원가 혁신을 이루고 이를 통해 전기요금 인상을 최소화하겠다”며 “구성원 모두가 과감히 혁신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강조했다.

■ 박형덕, 그는 누구?

1961년생인 박형덕 사장은 강원대학교 행정학과,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학 대학원 공익기업경영학 석사를 졸업했다. 1985년 한국전력공사에 입사 후 2014년부터 영업처 처장, 홍보실장, 경기지역본부장, 기획부사장을 거쳐 2021년 4월 제9대 한국서부발전 사장에 취임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