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통합 코앞, 미국만 남았다
EU,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조건부 승인'...통합 코앞, 미국만 남았다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4.02.1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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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의 경쟁당국 EU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13일 조건부로 승인했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14개 필수 신고국 가운데 미국의 승인만을 남겨두게 됐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을 위해 EU에 기업결합 사전협의 절차를 개시한 것은 지난 2021년 1월이다. 사전협의를 거쳐 지난해 1월 정식 신고서를 제출한 이후로도 시정조치안을 제출하는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기간이 예상보다 길었다.

긴 협의 끝에 이날 EC가 조건부로 승인한 가운데, EC가 내건 조건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부문 분리 매각과 중복 4개 여객 노선(인천~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운수권 및 공항 이착륙 횟수 이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문이 대형 사업부인 만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유럽 항공화물 시장 점유율은 60%가 넘어간다. 대한항공은 우선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문 분리 매각을 위해 입찰과 매수자 선정 등의 조치를 선행해야 한다.

또 이관해야 하는 중복 4개 여객 노선의 경우 LCC인 티웨이항공이 받게 될 계획이다. 대한항공은 티웨이항공이 올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각 노선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티웨이항공도 올해 7대의 항공기를 추가 도입하며 해당 노선 운항에 역량을 쏟을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필요시 항공기와 조종사, 승무원 등을 지원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렇게 화물사업부문 분리 매각과 4개 노선의 이관이 마무리되면 EU가 두 기업의 결합을 최종적으로 승인하게 된다.

대한항공은 마지막으로 남은 심사국인 미국을 상대로 순조롭게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쟁당국 역할을 하는 법무부(DOJ)는 항공 화물사업 및 뉴욕·로스앤젤레스(LA)·샌프란시스코·호놀룰루·시애틀 등 5개 노선에 대한 독점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