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뷰] "매일의 내일을 만드는 리더십"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
[CEO뷰] "매일의 내일을 만드는 리더십"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
  • 권재윤 기자
  • 승인 2024.02.13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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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업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고물가와 저출산으로 인해 우유 소비량이 줄어드는데다, 값싼 수입우유의 수입량은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위기의 유업계에서 리더쉽으로 두각을 드러내는 인물이 있다. 바로 매일유업의 김선희 부회장 이야기다.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 ㅣ 매일유업

■ 매일유업 첫 여성 CEO

김선희 부회장은 1964년생으로 연세대학교 불문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BNP파리바그룹, 크레디아그리콜은행 수석연구원, 한국시티은행 신탁리스크 관리부장, 스위스 UBS인베스트먼트뱅크 신탁리스크 관리부 이사를 지낸 경력이 있다. 

김 부회장은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의 사촌동생으로, 2009년 처음으로 매일유업에 발을 들였다. 매일유업의 재경 담당 전무로 영입된 후 10개월만에 부사장 자리에 오르고, 2014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매일유업이 설립된 지 44년 만에 탄생한 첫 여성 CEO인 셈이다. 2023년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영업총괄부사장이었던 김환석 사장과 각자대표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김 부회장은 매일유업에 영입 당시엔 지분이 없었지만, 이후 상여금으로 자사주를 받아 보유 중이다. 2023년 말 기준으로 총 1만 8758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지분율은 0.24%이다. 

■ 포트폴리오 다양화로 만든 매일유업의 '내일'

김 부회장은 순탄치 않은 경영 환경 속에서도 리더쉽을 발휘해 매일유업의 내일을 만들어 온 인물이다. 유업계의 업황은 '위기' 그 자체다. 저출산 기조가 이어지며 우유를 소비하는 영유아 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2025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65명으로 예상된다. 저출산 기조는 분유 시장의 축소로 그대로 이어진다. 더군다나, 고물가로 인해 국내 원유 가격은 지속적으로 인상되는 반면, 값싼 수입우유의 수입량은 늘어나며 위기를 심화하고 있다. 

하지만 매일유업은 위기에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매일유업은 김 부회장의 지휘 아래 일찌감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시도해왔다. 매일유업은 2015년부터 아몬드 브리즈, 매일 두유, 어메이징 오트 등 다양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내놓았다. 역성장하는 추세인 흰우유에 집중하기보다, 우유를 세분화하고 다양한 제품을 선보여 소비자의 선택 폭을 넓히기 위해서다. 

김 부회장의 선구안은 먹혀들어, 매일유업은 식물성 우유 시장에 선공적으로 안착했다. 현재 매일유업의 식물성 음료 제품 라인업은 총 17개이다. 매일유업 측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어메이징 오트 제품의 누적 판매량은 (190ml 환산 기준) 약 3700만 팩에 달한다. 건강식 유행을 노린 프로틴음료, 스포츠 음료 등 다양한 제품도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 매일유업은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환자식, 고령친화식 시장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매일유업은 김 부회장의 영입 이후, 업계 2위로 올라섰다. 국내 유업계에서 서울우유, 남양유업 다음으로 3위를 유지하고 있던 매일유업은 김 부회장이 선임된 2014년 이후 매출로 남양유업을 꺾고 2위로 올라섰다. 경쟁사인 남양유업이 오너리스크 등 여러 부정적인 이슈에 휘말린 영향도 있지만, 김 부회장의 혁신이 먹혀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 ESG경영, 사내문화 개선에 앞장서다

김 부회장은 일찍이 ESG 경영에 힘써오며 사내 문화를 개선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유업은 식품업계 최초로 2009년 가족친화기업으로 선정됐다. 이후 14년 간 인증을 유지해오다, 지난해 말 재인증을 획득했다. 

또한 매일유업은 임직원의 임신 준비부터 출산과 육아기까지 함께하는 ‘동반육아 파트너쉽(Parenting Companionship)’, 임직원 자녀의 생애주기별 양육지원 등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일•가정 양립 근무제도와 환경 구축으로 시차 출퇴근제와 재택 근무제, 월 2회 패밀리데이(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 등을 도입해 직원들에게 육아에 대한 부담을 줄여줬다. 또한 배우자 출산 시 10일 휴가 부여, 남성직원들의 육아휴직을 장려하는 근무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단 하나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기업 철학을 바탕으로 저출산 극복과 임직원들의 출산∙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고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내∙외부로 조직적인 지원 및 사회공헌 활동들을 지속적으로 펼친 결과 가족친화인증 최고기업이라는 쾌거를 이뤘다”라며 “앞으로도 아낌없는 지원으로 타기업에 모범이 되는 가족친화경영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 = 권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