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지난해 실적 ‘역대급’, 자본 건전성과 계열사 골고루 성장 효과봐
KB금융 지난해 실적 ‘역대급’, 자본 건전성과 계열사 골고루 성장 효과봐
  • 노이서 기자
  • 승인 2024.02.0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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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그룹 전경 ⓒKB금융그룹
KB금융그룹 전경.ㅣKB금융그룹

KB금융그룹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 상생금융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발생 등에도 불구하고 2023년에 역대 최대 실적을 보였다. 비은행 계열사의 기여도 상승, 비이자이익과 이자이익의 고른 성장, 철저한 건정성 관리 등을 통해 호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 KB금융은 실적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11.5% 증가한 4조631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순이자이익은 전년 대비 5.4% 증가한 12조1417억원, 순수수료이익은 4.5% 증가한 3조6735억원을 기록했다. 순수수료이익을 포함한 전체 비이자이익 비중은 34%에 달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은행 원화대출금이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전년 말 대비 4% 성장하며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확보한 가운데 전년도 금리상승에 따른 대출자산 조정 효과가 점진적으로 반영되며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고, 증권과 카드 등 비은행 계열사들의 이자이익 기여도가 꾸준히 확대된 결과”라며 실적 성장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그룹의 연간 NIM은 2.08%, 은행은 1.83%로 각각 12bp, 10bp씩 개선돼 이자이익 확대를 견인했다. 다만 4분기 NIM을 보면 그룹과 은행이 각각 2.08%, 1.83%로 전분기 대비 1bp씩 하락했다. 핵심 예금보다 저축성예금 조달이 확대되고 대출자산 조정 효과가 점진적으로 소멸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무 건정성도 탄탄한 모습이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적정성을 보여주는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57%, NPL커버리지비율은 174.5% 수준을 나타냈다. 부동산PF와 해외상업용 부동산 등 중점관리 영역에 대해 자산건전성을 보다 보수적으로 분류하면서 NPL커버리지비율이 전년 대비 하락했지만 전반적인 손실흡수 능력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손실흡수 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준비 역시 철저했다. 2023년 4분기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은 1조3782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9296억원 증가했다. KB금융은 “선제적인 리스크관리의 일환으로 보수적인 미래경기 전망을 반영해 약 510억원의 추가충당금을 적립하고, 부동산 관련 중점관리 분야에 대해 7540억원 규모의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하는 등 약 8050억원 규모의 일회성 대손충당금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2023년 대손충당금전입비율은 0.67%다. 리스크 확대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손실흡수 능력을 준비한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0.24%p 상승했지만, 해당 요소를 제외한 경상적 대손충당금전입비율은 0.4%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올해도 리스크 관리에 최선을 다할 계획인 가운데 이미 충당금을 충분히 쌓은 만큼, 올해 부동산 시장에 큰 격변이 없다면 지난해 만큼의 대규모 충당금은 적립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대부분 계열사 순이익 증가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2023년 연간 당기순이익은 3조2615억원으로 전년 대비 8.9% 증가했다. 순이자이익은 9조8701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증가했고, 같은 기간 순수수료이익은 1조1683억원으로 6.5% 증가했다. 순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두 6%대 성장을 보인 것이다.

충당금 적립과 민생금융 지원금 등 영향에도 불구하고 대기업 중심 기업여신 성장과 NIM 확대에 따른 이자이익 증가세가 더해지며 은행 실적이 상승 곡선을 그렸다. 

연말 기준 기업여신은 전년 말 대비 7.7% 증가했고 이중 중소기업여신이 2.7%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여신은 금리상승 영향으로 회사채 발행시장이 위축되면서 30.1% 증가했다. 원화대출금은 전년 말보다 2.7% 증가한 342조원을 기록했다.

KB증권과 KB손해보험의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은 3896억원과 7529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7.5%, 35.1%씩 증가했다. KB증권은 WM금융상품 판매 실적이 좋아지고 대형 IB 딜 프로젝트를 통해 수익성을 제고한 것으로 분석됐다.

KB국민카드의 당기순이익은 3511억원으로 전년 대비 7.3% 감소했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며 조달비용이 증가하고,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건정성 약화에 따른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한 영향을 받았다.

반면 KB라이프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8.7% 증가한 2562억원을 기록했다. CSM 확대를 위해 단기납종신 중심의 보장성보험 판매를 강화한 가운데, 금리 변동에 따른 FVPL 평가손익이 큰 폭으로 확대 되면서다.

한편 김재관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콘퍼런스콜에서 “PF 대출 충당금에서 은행이 절반을 차지하고 나머지는 비은행인데, 4분기에는 비은행 쪽에서 추가적으로 충당금을 많이 쌓은 것은 맞지만 부동산PF 연체율의 부실 비율이 0.8% 정도로 1%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비즈트리뷴 =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