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 SKT, "5G 성장세 둔화... AI 수익화 전략으로 돌파"
[컨콜] SKT, "5G 성장세 둔화... AI 수익화 전략으로 돌파"
  • 정유현 기자
  • 승인 2024.02.06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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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상 SK텔레콤 대표ㅣSKT 제공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수익화 전략으로 유무선 통신의 성장 둔화를 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SKT는 5일, 올해 AI와 연계한 데이터센터(IDC) 등 비통신 기업고객(B2B) 영역에서의 사업을 키워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SKT는 올해 매출 목표치로 작년 대비 2% 성장한 17조9000억원을 제시했다. 김양섭 S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5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5G 보급률이 68%를 넘어가며 무선매출 성장세가 완연히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가입자 순증 외 에이닷 통화녹음 등 킬러서비스 발굴에 집중하고 신성장 및 AI 사업에서의 실질적 성과를 통해 수익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SKT가 지난해 제시한 'AI 피라미드 전략'도 가시적 성과를 낼 전망이다. 지난해 9월 유영상 대표는 SK텔레콤이 앞으로 5년간 인공지능 투자 비중을 3배 늘리는 등 통신을 넘어선 '글로벌 AI 기업'으로 변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SKT 측은 "AI 데이터센터·AI엔터프라이즈·AI반도체는 시장 수요의 가파른 성장과 함께 올해 빠르게 매출을 확대하며 AI 사업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지난해 AI 연계 B2B 사업 호실적... "올해도 성장 지속"

실제로 SKT는 지난해 AI와 연계한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사업의 매출 성장에 힘입어 호실적을 나타냈다. 

SKT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17조6085억원, 영업이익 1조753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 8.8% 증가했다. 이중 데이터센터 사업이 전년 대비 30%의 성장률을 보이며 연간 매출 202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신규 센터 가동률 상승을 바탕으로 분기별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수도권의 신규 센터 건립 및 글로벌 진출도 강력히 추진된다. SK텔레콤은 "현재 수도권 지역에 5개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운영 중"이라며 "추가로 서울, 부산에 데이터센터를 신규 구축해 보유 용량을 200㎿(메가와트) 이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T는 지난해 클라우드 사업에서도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연간 매출이 146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6% 증가했다.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의 구독 매출 성장이 크게 기여한 결과로 분석된다. 

배재준 SK텔레콤 엔터프라이즈기획 담당은 컨콜에서 "챗GPT발 AI 수요가 증대될 시기에 따라 AI 클라우드 사업도 확대될 것"이라며, "MSP는 멀티 클라우드 위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SKT의 비용최적화 기술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스케일업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 "글로벌 통신사 텔코 특화 LLM, 올 상반기 중 공개"

거대언어모델(LLM) 관련 서비스도 올 상반기 중 공개될 전망이다. 

SKT 계열사인 AI 반도체 전문 기업 '사피온'은 지난해 11월, 전작 대비 4배 이상의 연산 능력, 2배 이상의 전력 효율을 갖춘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X330'을 출시해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투트랙('자강'과 '협력')의 멀티 LLM 전략도 순항하고 있다. SKT는 자체 LLM인 '에이닷엑스'와 함께 엔트로픽, 오픈AI, 올가나이즈, 코난테크놀로지 등 국내외 유수 AI 기업들과 AI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다. 

SKT가 추진해온, 글로벌 통신사 텔코(telco) 특화 LLM도 글로벌 확장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조상혁 SKT AI전략제휴담당은 이날 컨콜에서 “글로벌 AI 기업과 협력 구축한 텔코 특화 거대언어모델(LLM)을 AI컨택센터, AI에이전트 등에 접목한 상용 서비스를 올해 상반기 중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SKT의 소비자 대상 AI 서비스인 '에이닷'은 올해 1분기에 실시간 통화 통역 기능을 아이폰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서도 제공할 예정이다. 

김지훈 SK텔레콤 AI서비스성장담당은 이날 컨콜에서 "에이닷은 지난해 8월 공식 출시 후, 9월 누적 가입자가 340만명을 돌파했고 1년간 누적 가입자 수가 300%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다"며 "올해도 에이닷 이용 규모를 지속 성장시키며 트래픽과 연관되는 수익모델 발굴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양섭 CFO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이날 컨콜에서 “올해는 이미 5G 가입자 및 무선 매출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대내외환경도 녹록치 않아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글로벌 AI 컴퍼니로서 가시적인 성과를 창출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2023년 4분기 배당금은 주당 1050원으로 이사회에서 의결됐다. 기 지급된 주당 2490원을 포함해 연간 배당금은 주당 3540원으로, 3월 정기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지난해 7월에 발표한 총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은 완료됐으며, 그 중 2000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은 이날 소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