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불황 드디어 끝나나?...감산 기조 유지하며 신중하게 간다
삼성전자, 반도체 불황 드디어 끝나나?...감산 기조 유지하며 신중하게 간다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4.01.31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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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메모리 업황이 회복세에 접어들며, 길었던 불황의 터널에 끝이 보인다는 평가다. 31일 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매출 67조 7800억원, 영업익 2조 8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8%, 34.3%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258조 9400억원, 영업익은 5조 57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매출은 14.3%, 영업익은 84.9% 감소하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특히 연간 영업익이 10조원을 밑돈 것은 2008년 이후 15년 만으로, 반도체 부문의 '업황 악화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올해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분위기다. 특히 메모리 부문에서 완연한 수요 회복세를 보이며, 길었던 불황의 터널을 빠져나온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다. 

■"메모리 회복세 들어서...HBM 판매량은 기록 경신중"

삼성전자는 지난 4분기 D램 흑자 전환을 기록하며, 메모리 부문의 회복세를 실적으로 증명했다. 고객사 재고가 정상화되는 가운데 PC 및 모바일 제품의 탑재량 증가, 생성형 AI 서버 수요 증가 등 전반적으로 수요가 회복세를 보였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올해 1분기 메모리 사업 전체 흑자 전환을 에상한다"며, "향후 여러 변수에 따라 변동 폭은 있겠지만 PC-모바일의 온디바이스 AI 채택 영향으로 메모리 업황 회복세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AI용 메모리 HBM의 판매량은 매 분기 기록을 경신 중이라는 것이 삼성전자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 비트 판매량은 지난 4분기 전분기 대비 40% 이상, 전년 동기 대비 3.5배 규모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차세대 HBM3E의 사업화도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최대 초당 1280GB 대역폭의 8단 제품을 고객사에 샘플 공급 중이며, 상반기 양산 준비가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BM4는 2025년 샘플링, 2026년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감산 기조·역대급 투자 유지...지속가능한 성장 방안 찾는다

삼성전자는 비록 메모리 부문이 회복세에 접어들었지만, 감산 기조는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재고 정상화 목표를 위해서는 섣부른 감산 정상화는 위험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재준 부사장은 "미래 수요와 재고 수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반기 안으로 선별적인 생산 조정을 이어갈 계획"이라며, "D램 재고의 경우 올해 1분기를 지나 정상범위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낸드 또한 상반기 내 정상화가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또한 김 부사장은 "지난해 업황 악화에도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 규모를 유지하고자 노력해 왔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간 53조 1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으며, 이중 90%가 넘는 48조 4000억원이 반도체 사업에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설투자와 연구개발에서 역대 최대규모를 유지하며 미래 경쟁력 확보에 앞장섰다는 설명이다.

김 부사장은 "그 결과 해당 투자의 영향이 올해부터 본격화됨에 따라 첨단 공정에 대한 공급 경쟁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삼성전자는 첨단 공정 기반의 프리미엄 수요에 적극 대응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수익성 확보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전략은 'AI'...S24와 함께 모바일 시장도 성장세 보일 것

AI와 맞물려 모바일 시장도 성장세를 보일 전망이다. 다니엘 아라우조 삼성전자 MX사업부 상무는 컨콜에서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갤럭시 S24를 중심으로 플래그십 모델 판매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며 "올해는 스마트폰 교체주기 사이클이 돌아오며 성장세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갤럭시 S24시리즈는 삼성전자 최초 온디바이스 AI를 적용한 스마트폰으로, 'AI폰 시대'를 열겠다는 삼성전자의 야심작이다. 현재까지 국내 사전 판매량 121만대를 기록하며 최다 사전 판매 신기록을 썼다.

다니엘 아라우조 상무는 "주요 부품 단가 리스크가 있지만 리소스 등 운영 효율화를 지속해 두 자릿수 수익성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기능 강화에 초점을 맞추어 전략 제품 판매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게획이다.

AI를 중심으로 한 전략에 맞춰 파운드리 부문도 시장 수요가 개선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으며, 생활가전 부문에서도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한 가전과의 연결 경험을 고도화하고 AI 가전 글로벌 동시 런칭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