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리스크 줄이자...ELS 판매 잇따라 중단 결정"
5대은행 "리스크 줄이자...ELS 판매 잇따라 중단 결정"
  • 노이서 기자
  • 승인 2024.01.3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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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은행 로고 ㅣ 비즈트리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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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시중은행들이 주가연계증권(ELS) 판매를 당분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2021년 판매된 홍콩H지수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해 ELS 등 고위험 상품 취급을 자제하겠다는 것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까지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이 ELS 판매 잠정 중단 결정을 내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하면서 “시장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고 차후 시장 안정성과 소비자 선택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신한은행 역시 ELS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ELT/ELF의 기초자산으로 주로 편입되는 S&P500 등 주요 구가지수의 최근 10년간 최고점 형성으로 인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능동적 관리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앞으로 H지수 ELT 상품으로 손실 발생한 고객의 사후관리 및 영업점 현장 지원, 채권형 상품 공급 강화와 대안상품 제공 확대 등에 집중할 예정이다.

가장 빠르게 ELS 판매 중단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금융시장 변동성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판매 재개 여부를 결정 지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10월4일부터 이미 원금 비보장형 ELS 상품을 취급하지 않고 있어 사실상 전면 판매 정지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의 경우 금융소비자의 투자상품 선택권 보호 차원에서 판매를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H지수 ELS를 선제적으로 판매 제한해 타행보다 판매 및 손실 규모가 미미하다”면서 “상품판매 창구와 인력의 전문성을 강화해 왔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금융당국이 관련 결정을 내리면 그에 맞춰 판매정책을 정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이 직접 은행에서의 ELS 등 고위험 신탁상품 판매 금지를 검토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열린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은행 ELS 판매 중단 필요성을 언급하자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상당 부분 개인적으로 공감한다”며 “금감원 검사 결과가 나오면 관련 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한편 H지수는 지난 2021년 고점 이후 급락하면서 국내 5대 시중은행에서 판매된 H지수 ELS 상품에서만 2300억원의 원금 손실이 확정됐다. 상품별 최고 손실률이 55%를 돌파한 경우도 있다. 게다가 상반기에만 10조2천억원, 올해 연간 15조4천억원의 H지수 ELS 만기가 도래한다. 현재의 손실률 추세로 보면 손실액 규모는 최대 7조원에 이를 가능성도 있다.

[비즈트리뷴 =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