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회장 "부진한 사업은 매각... 4개 신성장사업으로 교체"
신동빈 롯데 회장 "부진한 사업은 매각... 4개 신성장사업으로 교체"
  • 정유현 기자
  • 승인 2024.01.30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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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ㅣ롯데그룹 제공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30일, 실적이 부진한 사업을 정리하고 바이오와 이차전지 등 신성장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 회장은 30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던 방침에서 벗어나 일부 사업을 매각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과거 롯데그룹의 성장기를 언급하며 "호남석유화학(롯데케미칼의 전신)에서 상무로 취임했던 1990년 당시에는 1991년 주식 상장과 정제소 건설 등을 통해 사업을 확대했다"며 "이후 인수·합병(M&A)을 통해 크고 작은 60개 기업 정도를 매수하며 사업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방침을 바꾸어 매수뿐 아니라 매각도 일부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몇 년 해도 잘 안 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매각을 통해) 다른 회사가 사업하는 편이 종업원들에게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몇 개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향후 4개의 신성장 부문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4개의 신성장 영역을 정해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바이오테크놀로지와 메타버스, 수소에너지, 이차전지 소재 등 사업으로의 교체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는 지난해 일본에서 롯데리아 사업을 현지 외식업체 젠쇼홀딩스에 매각한 바 있다. 이어 패밀리 레스토랑 티지아이프라이데이스(TGIF), 베트남 제과기업 비비카 지분, 롯데알미늄의 보일러 사업, 롯데카드, 롯데손해보험 등을 정리했다. 

이와 함께 롯데바이오로직스와 롯데정보통신 등 신성장 관련 부문은 집중 육성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미국 BMS의 시러큐스 공장 인수, 인천 송도 바이오플랜트 추진 등을 통해 CDMO(의약품 개발 및 위탁생산)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롯데정보통신도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칼리버스를 인수했다. 

신 회장은 2016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의 보복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그는 "중국에는 백화점과 슈퍼, 음료와 제과 등 공장이 있었으나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주한 미국에게 용지를 제공했다가 중국이 반발해 철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사업은 아시아 신흥국을 중심으로 해왔으나 앞으로는 지정학적 문제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롯데그룹을 둘러싼 형제간 경영권 다툼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형인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은 해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장기업으로서 확실히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버지인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에 대해서는 "아버지로부터 '현장에 나가 자신의 눈으로 봐라’, ‘보고만 듣고 판단하지 마라'고 자주 들었다"며 "나쁜 정보는 자신에게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현장에서 진짜 어떤지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 회장의 이번 인터뷰는 일본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이 기업 수장을 조명하는 시리즈, '리더스-경영자에게 듣는다'의 일환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