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증권사 리스크 관리 실패 만연..."CEO에 책임 묻겠다"
금융당국, 증권사 리스크 관리 실패 만연..."CEO에 책임 묻겠다"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4.01.2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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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 ㅣ 금융감독원

금융당국이 리스크 관리, 내부통제 강화 등과 관련해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의 책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24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업계 간담회에서 “일부 회사의 리스크 관리 실패가 금융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하면 해당 증권사와 경영진에 엄중하고 합당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DB금융투자, 대신증권, 신영증권, 모간스탠리, JP모간 등 증권사 CEO가 참석했다.

이 금감원장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철저한 리스크 분석을 통해 부실 사업장은 신속하고 과감하게 정리해 주시기 바란다”며 “또 12월 결산 시 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리스크 관리보다 단기적인 이익 창출을 우선시하는 금투업계의 성향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체질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검사 결과 다수 금융투자 회사에서 다양한 형태의 불건전 영업행위와 사익추구 행위가 지적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업계 관행이라거나 일부 임직원의 일탈행위 정도로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면서 "성과 만능주의가 금융투자업계 전반에 만연함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여전히 증권사들이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 기관으로서의 기능이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김 금융위원장은 "정부는 2013년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제도를 도입하고 2016년 초대형 기업금융(IB) 육성을 위한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해 왔다. 그러나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증권사들은 여전히 위탁매매·부동산 중심 영업행태를 보이며, 종합 기업금융 서비스 제공 기관으로서의 기능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증권사와 금투협회는 고객 맞춤형 자산관리·신탁 서비스 강화, 국민들이 안심하고 장기투자할 수 있는 상품 개발 등 업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일부 증권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 개선에 발맞춰 신규 고객 수수료를 감면하는 방안도 검토·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증권업계는 시장의 최전선에서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고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정보기술(IT) 시스템 고도화, 내부통제 강화 등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품 판매 관련 심의·사후관리 강화 등도 추진할 방침이다.

이 금감원장은 “금투업계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리스크 관리와 내부통제에 대한 CEO의 적극적인 관심과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금투업계가 새로운 경영 질서 확립을 위해 노력해 준다면 감독당국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