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금융] 양종희 KB금융 회장, ‘상생금융’ 닻 올려 새도약 나선다
[2024 금융] 양종희 KB금융 회장, ‘상생금융’ 닻 올려 새도약 나선다
  • 노이서 기자
  • 승인 2024.01.25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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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 회장 주요 경영 전략은 '상생금융'
리딩금융 넘어 대한민국 금융 스탠다드 브랜드 노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ㅣKB금융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ㅣKB금융

양종희 회장이 이끄는 KB금융의 새해가 ‘상생금융’이라는 키워드로 본격 시작됐다. 양 회장은 리딩 금융 자리를 지키는 것은 물론 더 나아가 KB를 하나의 대한민국 금융 스탠다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단기적 시점에서는 상생금융을 바탕으로 비은행 계열사의 선두권 도약에 힘쓰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디지털, ESG 등에 집중하면서 중장기 전략을 촘촘하게 진행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양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KB 브랜드 자체가 금융의 스탠다드이자 고유의 가치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이제 KB는 리딩이라는 타이틀에서 한 발 더 나아가 ‘KB 브랜드’ 그 자체가 대한민국 금융의 스탠다드로 인식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리딩금융 위상을 지키고 흔들림 없는 강자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기존 방법인 ‘경쟁과 생존’보다 ‘상생과 공존’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그는 취임사에서 이미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KB금융그룹’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종규 전 KB금융그룹 회장이 9년 동안 내실 다지기를 위한 생존에 힘썼다면, 이제는 시대적 소명인 상생을 통해 지속성장 가능성과 기회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양 회장은 앞으로 KB와 고객, 사회의 ‘공동 상생전략’ 추진하는 것을 바탕으로 계열사별 성장전략을 재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 계열사의 선두권 도약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KB금융의 이익 구조는 전체 금융 지주사 중에서도 균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순이자이익은 8조8472억원, 비이자이익은 3조7758억원으로 비율은 각각 약 70%와 30%에 달했다. 다만 더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위해서는 비은행 계열사의 전반적인 수익성을 제고할 필요는 있다.

양 회장은 신년사에서 투자운용과 자산관리(WM), 보험 등 영역에서 고객과 시장의 신뢰를 높이겠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KB증권은 최근 이뤄진 조직개편을 통해 WM 고객에 대한 면밀한 자산관리와 고객가치 제고를 위해 ‘고객솔루션총괄본부’를 신설, 산하에 WM 관련 고객전략, 금융상품, 투자서비스 조직을 통합 편제했다고 밝혔다. KB금융은 연내 최상위 플래그십 WM 점포 2호점과 3호점을 반포와 도곡에 신설할 계획이다.

양 회장의 비은행 계열사 성장전략 계획에 맞춰 KB손해보험과 KB라이프생명도 성장을 이뤄내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두 보험사는 최근 경영전략회의를 개최한 가운데 구본욱 KB손해보험 신임 대표이사 사장은 “회사 가치성장률 1위 달성과 조직문화 변화관리의 완벽한 조화”를 강조하며 반드시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손해율 등 경영효율은 물론 신계약마진 등 미래가치, 보유고객과 우량고객 등 고객가치 전체 지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겠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양 회장은 장기적 시점에서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디지털 혁신과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양 회장은 최근 열린 ‘2024년 상반기 그룹 경영진워크숍’에서 ‘평생금융 파트너로서,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No.1 디지털금융그룹’을 그룹의 중장기 지향점으로 제시한 바 있다.

양 회장은 새해 인사개편을 올해 디지털 부문을 신설해 산하에 DT본부와 AI본부를 세웠다. 디지털플랫폼과 AI, 데이터 영역의 역할을 명확하게 하면서도 유기적인 협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운영체계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또 글로벌 부문을 지주 전담 조직으로 전환하고 조직도상 최앞단에 배치해 그룹 전략적 목표 우선 순위를 명확히 했다.

당장은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의 홍콩 ELS 사태 해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 ELS 판매 규모는 약 8조원으로 전체 은행권에서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손실액 규모가 가장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 당국이 불완전판매라고 판단하는 것을 대비해 충당금을 적립해 둬야 하는데, 충당금 부담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금융 당국이 불완전판매 등과 같이 금융사의 과실이라고 인정하면 은행은 손실에 대한 일부를 배상해야 한다. 지난 2021년 라임펀드 당시 금융 당국은 손실액의 최대 80%를 배상하라고 금융사에 권고한 바 있다.

[비즈트리뷴 =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