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작년 매출·영업익 큰 폭 성장... "올해는 원가율 개선 전망"
현대건설, 작년 매출·영업익 큰 폭 성장... "올해는 원가율 개선 전망"
  • 정유현 기자
  • 승인 2024.01.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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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 사옥 전경ㅣ현대건설 제공

현대건설이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지난해 매출과 영업익 면에서 모두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올해부턴 원가개선이 가능할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도 제기된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누적 매출 29조 6,514억원, 영업이익 7,854억원, 당기순이익 6,543억원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전년과 비교해 연간 누적 매출은 39.6%, 연간 영업익은 36.6% 증가한 수치다. 신규 수주는 32조 4,90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를 기준으로는 매출 8조 5,985억원, 영업익 1,44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1.4% 증가했으나 영업익은 40.8% 감소했다.  

현대건설은 지난해 연간 매출 목표인 25조 5,000억원을 116.3% 추가 달성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사우디 자푸라 가스전 1단계, 사우디 네옴 러닝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폴란드 올레핀 확장공사 등 해외 대형 현장의 공정이 본격화되고 샤힌 프로젝트 및 국내 주택 부문의 실적이 반영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현저한 증가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신규 수주는 32조 4,906억원으로, 이는 연간 수주 목표인 29조 900억원의 111.7%를 달성한 금액이다. 특히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 1·4 등 메가 프로젝트 수주로 해외 수주액은 전년 대비 80.3% 증가한 12조 8,684억원을 기록했다. 또한 신한울 원자력 3·4호기 주설비 공사를 비롯해 남양주 왕숙 국도47호선 지하화공사, GTX-C 등 수도권 교통망을 건설하는 대형 프로젝트의 연이은 수주로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한 90조 49억원을 확보했다.

현대건설은 업계 최상위 수준의 AA-(안정적) 등급과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음을 강조했다. 현대건설은 건설산업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에도 불구하고 22일 진행한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1,600억원 모집에 6,850억원의 투자수요를 확보해 4.3대 1의 초과수요를 달성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4조 5,815억원, 순현금은 2조 2,809억원으로 풍부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지속적인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지불능력인 유동비율은 179.7%를 기록했으며 부채비율은 126.8%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증권은 24일 "현대건설은 2023년에는 매출 증가, 2024년에는 원가율 개선, 2025년에는 본격적인 마진율 확대가 견인하는 이익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의 국내 원가율은 90% 중반, 해외 원가율은 90% 후반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국내외 모두 올해 상반기까지는 현 수준의 원가율(일회성 비용 제외)이 지속되겠으나, 하반기부터는 마진율 약화 현장 비중 축소 및 신규 대형 프로젝트(샤인, 아미랄, 자푸라 등) 비중 확대에 따라 본격적인 믹스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연구원은 건설업종 내 '톱픽(top-pick)' 기업으로 현대건설을 꼽으며 그 근거로 "2025년까지 매년 이익 성장 지속, 올해 해외수주 모멘텀 유지, 올해 하반기부터 주택경기 개선을 전망한다"고 제시했다. 

현대건설의 올해 매출 목표는 29조 7,000억원으로, 샤힌 프로젝트와 국내 주택 부문의 매출이 견조한 가운데 사우디 아미랄 프로젝트의 본격적인 매출을 통해 이를 달성할 계획이다. 올해 해외 수주 가이던스로 지난해 대비 13% 상향한 11조 8,000억원을 제시했다. 신 연구원은 "1분기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프로젝트 2단계(약 3.1조원)의 수주 인식 예정으로, 이미 가이던스의 약 26%를 달성했다"고 짚었다. 

현대건설은 올해 핵심분야 초격차 기술 확보, 에너지 밸류체인 확대, 고부가가치 해외사업 추진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대형원전을 포함한 소형모듈원전(SMR), 원전해체, 사용후 핵연료시설 등 원자력 전반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고 중동지역을 중심으로 비경쟁·고부가가치의 해외 수주를 이어갈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건설산업이 직면한 대내외적 위기를 돌파하고 지속성장하기 위해 태양광, 해상풍력, 바이오가스 등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전력중개거래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에너지 그리드 구축에 힘쓸 계획”이라며 “수소·CCUS 등 지속가능한 핵심기술과 최상의 주거가치를 위한 미래형 주거공간 건설기술을 내재화·고도화하여 차세대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