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태영 워크아웃 불씨 살려 채권단·당국 호의적, 오늘 막판 줄다리기
[이슈] 태영 워크아웃 불씨 살려 채권단·당국 호의적, 오늘 막판 줄다리기
  • 노이서 기자
  • 승인 2024.01.10 08: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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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ㅣ태영그룹<br>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ㅣ태영그룹

태영건설 주태권은행인 산업은행과 금융 당국은 태영그룹이 내놓은 추가 자구안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늘 열리는 채권자 회의에서 막판 줄다리기가 이뤄질 예정이다.

앞서 태영그룹과 채권단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이 태영건설에 제대로 지원됐는지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였고 워크아웃 무산 가능성까지 나오기도 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기존 자구계획 외에도 다른 계열사 매각이나 담보 제공을 통한 추가 자금을 확보해 투입할 계획을 채권단에 확약했다”면서 기존 자구노력을 수행했음에도 부족하다면 필요시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와 SBS 계열사 주식을 추가 담보로 내놓겠다고 약속했다.

산은은 같은 날 보도자료를 통해 태영이 내놓은 추가 자구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약속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미집행분 890억원을 태여건설에 모두 지원함으로써 워크아웃 의지를 표명했고, 이번에 발표한 추가 방안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시장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태영측은 워크아웃 신청 직후부터 자구계획 미이행 논란에 휩싸이면서 채권단을 희생해 지주사와 알짜 계열사를 챙기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왔다. 채권단은 이번 추가 자구안을 통해 태영측의 진정성이 조금은 엿보인다는 반응이다.

금융 당국 역시 이전과는 조금 풀어진 태도를 보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금융지주 회장 등과 신년 간담회를 가진 뒤 취재진을 만나 “진정성이 느껴지는 노력을 산은 등과 긴밀하게 협의해 주는 게 좋겠다고 (태영에) 전달했고, 상황을 공유 받은 바에 의하면 상당히 진정성 있는 내용을 산업은행과 논의 중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앞서 “오너일가가 자회사를 통해 수백억, 수천억원 자산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구안에는 단 1원도 포함시키지 않았다”면서 “호황기에 태영은 1조원 넘게 벌었고 상당 부분 총수 일가에게 돌아갔는데, 태영측은 상장기간 자금 수주 계획을 진정성 있게 제시해야 한다”는 등 예사롭지 않은 발언을 한 바가 있다.

산은은 오늘 6대 은행(국민·기업·농협·신한·우리·하나) 등을 포함한 채권자들, 태영 관계자들과 함께 회의를 열기로 했다. 태영측의 추가 자구계획을 검토하기 위해서다. 채권단에서는 태영이 이번 추가 자구안에서 ‘필요시’라는 꼬리표를 달았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한다는 우려도 나오지만 워크아웃 개시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는 11일 열리는 1차 채권단협의회에서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이 크며, 개시가 결정되면 채권자협의회는 3개월 동안 태영건설 기업개선계획을 작성해야 한다. 이 기간 동안 태영건설의 자금은 묶이기 때문에 최소 5천억원에 이르는 운영비가 추가 투입돼야 한다. 그리고 4월 중 2차 협의회에서 워크아웃 본계약 체결 여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