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이커머스· 편의점에 치이는 대형마트...2024년 돌파 카드는?
[분석] 이커머스· 편의점에 치이는 대형마트...2024년 돌파 카드는?
  • 권재윤 기자
  • 승인 2024.01.09 16: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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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3사가 2024년에도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형마트는 오프라인에서는 편의점과, 온라인에서는 대형 이커머스들과 격전을 벌여왔다. 외부적으로는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닫힌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 각종 마케팅을 진행해왔다. 올 해에는 최저가 상품을 확대하고, 신선 식품 확대, 다양한 체험형 공간 제공 등 경쟁력을 도모할 전망이다. 

새해를 맞아 이마트가 가격파격을 선언했다 ㅣ 이마트

■ 불황에 지갑 닫는 소비자들..."가성비 PB 강화"

지난 한 해를 관통하는 유통 트렌드는 '가성비' 였다. 경기가 침체되며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알뜰함을 추구하며 '불황형 소비' 패턴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블황형 소비에 웃는 유통 채널은 '편의점'이다. 편의점은 점차 취급 상품 영역을 넓히고, 생필품 가격을 끌어내리며 대형마트의 영역을 침범하는 상황이다. 요즘 편의점에서는 삼겹살, 스테이크, 회, 고급 주류 등 안파는 것 없이 판매하며 소비자를 만족시키는데다, 각종 콜라보레이션과 초저가 PB상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를 사로잡고 있다. 실제로 코로나19 이후로 크게 성장한 편의점 3사는, 2021년 처음으로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을 역전하기도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시장에서 편의점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16.2%)이 대형마트(14.5%)를 앞서고 있으며, 점점 더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대형마트 3사에서는 이에 맞서 올해 초저가 가성비 생필품 품목을 강화하고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다. 이마트는 올해부터 매달 세 가지 식품 키(key) 아이템을 정하고 초저가에 제공하며, 가공식품과 일상용품을 묶어 40개 상품을 초저가로 판매할 예정이다. 또한 올해 2월을 목표로 '가격 역주행 1993' 프로젝트를 선언하고 30년 전 가격을 선보이는 파격적인 행사를 준비 중이다. 이마트 측은 "본업 경쟁력을 강화해 고객 만족을 극대화 하겠다"며 오프라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홈플러스 역시 지난 2년 간 이어온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강화하여 반값 세일과 1+1 행사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마트는 신년을 맞아 '값진행사'를 열고 먹거리를 최대 50% 할인하는 행사를 열었다.

자체브랜드(PB) 상품 경쟁도 치열하게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PB상품은 유통 단계를 축소해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올해 대형마트 3사의 PB상품 매출 추이는 긍정적이다. 홈플러스느느 자체 베이커리 '몽블랑제'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롯데마트 관계자 역시 마트와 슈퍼를 통합하며 일원하 한 PB브랜드 '오늘 좋은'의 판매량이 약 10% 증가했다고 전했다. 가성비와 품질을 앞세운 PB상품 경쟁은 올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노브랜드'와 '피코크'의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며, 홈플러스는 올해 30개 이상의 PB브랜드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롯데마트 역시 '오늘 좋은' 등의 PB상품을 강화할 전망이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2.0 영등포점 입구 전경 ㅣ 비즈트리뷴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2.0 영등포점 입구 전경 ㅣ 비즈트리뷴

■ 대형마트의 본질 경쟁력은 "식품"...식품 전문 매장 오픈

올해 대형마트가 집중하는 카테고리는 '식품'이다.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편의점이나 기타 채널들보다 대형마트가 우월한 카테고리가 식품이며, 대형마트의 '본업 경쟁력'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소비 중 식품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이마트는 업계 1위의 노하우를 활용해 필수 먹거리와 생필품을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마트는 '2024 이마트 가격파격 선언'을 하고 올해 다양한 식품 행사를 펼칠 전망이다. 이마트 측 관계자는 "이마트는 소싱 노하우와 유통구조 혁신 그리고 제조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정상가 대비 30~50% 저렴한 가격으로 한정판 상품을 선보일 것" 이라고 전했다. 

홈플러스는 '메가푸드마켓 2.0'을 통해 다양한 먹거리를 선보이고 있다. '메가푸드마켓 2.0' 은 홈플러스가 선보이는 초대형 식품 전문 매장이다. 기존 점포들을 리뉴얼 한 것으로 지난해 말 연수점이 6번째로 리뉴얼 오픈했다. 메가푸드마켓은 식품 전문 매장인 만큼, 매장 입구에 먹거리를 전면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홈플러스의 베이커리 브랜드인 몽블랑제, 당당치킨 등 먹거리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전 세계 라면을 모아놓은 코너나 소고기 전문 코너, 수산 코너 등 차별화 된 먹거리 코너를 마련했다. 

롯데마트는 매장 상품의 90%를 식품으로 편성하는 '그랑 그로서리'를 선보인다. 지난해 12월 28일 롯데마트-슈퍼는 서울 은평구 롯데마트 은평점을 그랑 그로서리로 리뉴얼해 오픈했다. 매장 입구부터 롯데마트 직영 베이커리 ‘풍미소’, 뷔페 바(Bar) ‘요리하다 키친’, ‘오더메이드(Order made)’ 방식의 ‘요리하다 스시’, 이색 간편 구이류를 한 곳에 모은 ‘요리하다 그릴’ 등 다양한 식품 코너를 마련했다. 롯데마트 측에 따르면 '그랑 그로서리'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즉석 조리 식품을 선보이는 중이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는 “’그랑 그로서리’는 매일매일의 먹거리 고민을 궁극적으로 해결해주는 새로운 포맷의 매장으로, 오프라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롯데마트의 그로서리 역량을 총집약한 공간"이라며, “’그랑 그로서리’만의 차별화된 먹거리 쇼핑 경험을 통해 고객들을 오프라인으로 이끌고,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영등포점 지하에 있는 롤러스케이트장 모습 ㅣ 비즈트리뷴
홈플러스 영등포점 지하에 있는 롤러스케이트장 모습 ㅣ 비즈트리뷴

■ 체류 시간을 늘려야 지갑이 열린다...다양한 체험형 공간 마련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릴 체험형 공간도 늘려갈 예정이다. 다양한 체험형 공간을 제공해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려, 더 많은 소비를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국내 주요 백화점에서 '팝업 스토어' 등을 경쟁적으로 유치하는 현상이 이에 해당한다. 대형마트는 가족 단위 소비자 공략을 위해 다양한 체험형 공간을 조성하고 있다.

이마트는 점포 재단장을 통해 복합 쇼핑몰처럼 변화하고 있다. 마트 뿐 아니라 리빙, 라이프스타일, 엔터테인먼트, 식음료 매장 등 테넌트(임대매장) 공간을 늘리고 있다. 홈플러스 역시 체험형 테넌트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리뉴얼 오픈한 영등포점에는 실내 롤러장, 클라이밍 센터 뿐 아니라 현대 드라이빙 라운지 시승 센터도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는 제타플렉스를 복합 문화·체육공간으로 설계했다. 대형 와인 시음 공간, 풋살경기장, 캐릭터 스트리트 등 다양한 체험형 공간을 늘렸다. 

 

[비즈트리뷴 = 권재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