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차 맞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올해 경영과제는? 비은행 성과 관건
3년차 맞은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올해 경영과제는? 비은행 성과 관건
  • 노이서 기자
  • 승인 2024.01.08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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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올해로 임기 3년차를 맞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2024년 경영 과제는 명확하다. 비금융 분야에서 그룹의 미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지난해 비은행 부문 기여도가 후퇴하며 비교적 아쉬운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따르는 만큼, 올해에는 보험과 카드에서 내실강화와 외형확장에 집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기여도는 12.8%를 기록했다. 2016년 이후 약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함 회장이 2023년 신년사에서 보험과 카드,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 M&A를 포함한 헬스케어, 가상자산 등 비금융 부문에서 적극적인 제휴와 투자를 통해 새로운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말한 것과는 정반대의 성적을 낸 셈이다.

특히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하나금융 전체 계열사 가운데 실적이 전년 대비 증가한 곳은 하나은행 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은 만년 3위에서 벗어나 리딩뱅크 경쟁에 합류했다. 비은행 계열사 중 하나카드 만큼은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7월 출시한 트래블로그가 해외체크카드 분야에서 10개월 연속 점유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카드업계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보험 계열사는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함 회장이 취임 초기부터 비금융 경쟁력 확대를 과제로 앞세웠기 때문에 올해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보험 계열사 리더는 이미 교체돼 함 회장의 쇄신 의지를 나타냈다. 

하나금융 최근 인사개편을 통해 하나생명 신임 CEO는 남궁원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됐다. 하나금융은 남궁 대표가 자금시장 전문가로 보험이익부문과 투자이익부문 수익성을 제고해 조직 사기를 북돋아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남궁 사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속 성장을 위한 안정적 영업 기반 확보와 현장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 구축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나손해보험 신임 CEO 자리에는 배성완 대표이사 사장이 앉았다. 배 대표는 전 삼성화재 부사장이자 업계가 알아주는 영업통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새 회계기준(IFRS17)이 시행된 이후부터 장기보험 판매가 수익성 확보에 유리하지만, 하나손보 전체 매출에서 장비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50%도 안 된다. 따라서 하나금융은 배 사장이 장기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로 사업구조를 재편할 것으로 기대할 가능성이 높다.

배 사장은 지난 2일 열린 취임식에서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해 장기보험은 과감하고 빠른 성장에 집중하고 자동차보험은 손해율 관리를 통해 안적적인 수익구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함 회장이 개별 비금융 부문에서는 내실강화, 포트폴리오 재편 등에 힘 쏟는 한편 M&A 등 외형확장에도 드라이브를 걸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함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난과 위기가 태풍처럼 휩쓸고 간 2023년에는, 10년만의 역성장 위기, 비은행부문의 성장 저하 등 그룹의 부족한 면들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며 “서로를 위한 희생과 배려를 통해 헌신적인 협업으로 하나금융그룹의 역량을 결집하고, 나아가 경쟁자를 포함한 외부와의 제휴, 투자, M&A 등 다양한 방법으로 협업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시도했던 롯데카드와 KDB생명 인수 작업이 물거품으로 돌아갔으나 올해도 M&A를 통한 비은행 부문 강화에 적극적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비즈트리뷴과의 통화에서 “협업과 M&A 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계열사 강화를 위해 M&A 검토를 하겠지만 추후 상황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비즈트리뷴 = 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