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5개사의 2023년] ① 현대차·기아, 역대급 실적에 전망도 좋다
[완성차 5개사의 2023년] ① 현대차·기아, 역대급 실적에 전망도 좋다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4.01.04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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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차그룹

국내 완성차 5사(현대자동차·기아·KG모빌리티·르노코리아·한국GM)의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800만대를 넘기며 코로나19 이전 실적을 완전히 회복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 판매량이 800만대를 넘긴 것은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현대차·기아는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활짝 웃었다. 특히 미국 판매량이 호조를 보이며 최초로 '4위' 자리에 안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 현대차·기아, 역대급 실적...미국에서 먹힌 SUV·전기차

현대차는 지난해 1년 동안 국내 76만 2,077대, 해외 345만 4,603대 등 전 세계 시장에서 총 421만 6,680대를 판매했다. 이는 지난 2022년과 비교해 국내 판매는 10.6% 증가, 해외 판매는 6.2% 증가한 수치다.

기아는 1962년 자동차 판매를 시작한 이래 사상 최대의 연간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아의 판매량은 총  308만 5,771대로, 국내 56만 3,660대, 해외 251만 6,383대, 특수 5,728대 등이다. 이는 2022년과 비교해 국내는 4.6%, 해외는 6.7% 증가한 수치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지난해 미국에서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 판매량은 총 165만 2821대로, 전년인 2022년보다 12.1%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의 합산 판매량이 160만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의 경우에는 투싼이 20만 9624대 판매되면서 사상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20만대를 돌파했고, 전기차 아이오닉5도 3만 3918대 판매되면서 최다 판매를 기록했다.

기아는 스포티지가 14만 780대 판매되며 가장 많이 팔린 차종에 이름을 올렸고, K3와 텔루라이드가 뒤를 이었다.

이로써 현대차·기아는 미국 시장 자동차 판매량에서 처음으로 4위에 올라설 전망이다. 미국 자동차 전문지의 예측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GM, 도요타, 포드에 이어 스텔란티스를 제치고 처음으로 4위에 오를 것이 유력하다고 봤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해 경쟁사들의 공급 정상화로 경쟁이 더욱 심화한 상황에서 뛰어난 상품성을 갖춘 신차 출시 및 친환경차 라인업 보강 등을 통해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판매를 증대해 나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올해 판매 목표는 744만대...전망은 '초록불'

올해 전망도 긍정적이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내 자체 생산을 올해부터 본격화할 계획인 만큼, 전기차 시장을 비롯해 미국 완성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올해도 호조를 이어갈 것이라 기대 중이다. 

긍정적인 미국 시장 전망을 기반으로, 현대차그룹에서는 전년 대비 1.9% 성장한 수치를 올해 판매 목표로 내세웠다. 올해 현대차의 판매목표는 국내 70만 4000대, 해외 353만 9000대로 총 424만 3000대다. 기아는 국내 53만대, 해외 266만 3000대, 특수 7000대 등 320만 대를 제시했다. 지난해까지 9년 연속 판매목표 달성에 실패한 만큼 보수적인 수치를 목표로 내세웠다는 분석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의 지난해 연간 영업익을 각각 15조원, 12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하며 올해 주가 흐름에 대해 긍정적인 예측을 쏟아내는 상황이다. 지난해 주가를 끌어내렸던 전기차 수요 둔화, 고금리 기조, 지정학적 리스크 등 악재들이 올해에는 다소나마 해결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는 공급자 우위에서 소비자 우위 시장으로 전환되는 상황 속에서 각 시장 수요와 정책에 적합한 현지 판매·생산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전기차 라인업 확장 등을 통해 글로벌 고객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톱 티어 브랜드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 관계자도 “올해는 현대차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공장인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전용공장을 완공해 소형 전기차 EV3 판매를 시작함으로써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며 “2024년에도 상품성을 기반으로 견조한 수익성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 기아 오토랜드 광명2공장에서 열린 그룹 신년회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거둔 사상 최대 성적표에도 “안정적인 상황이 지속된다는 건 곧 정체될 수도 있다는 의미”라며 “올해를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자”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