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네덜란드 PVV의 총선 승리…유럽 장악하는 ‘극우’ 바람 ②
[이슈+] 네덜란드 PVV의 총선 승리…유럽 장악하는 ‘극우’ 바람 ②
  • 문상희 기자
  • 승인 2023.12.31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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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alliance-A. Franke
출처: alliance-A. Franke

최근 유럽에서는 '극우'로 분류할 수 있는 여러 정당들이 약진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이탈리아, 헝가리, 네덜란드, 폴란드, 오스트리아 등 곳곳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것을 기치로 삼거나 포퓰리즘을 앞세운 극우 정당부터 네오파시즘에 뿌리를 둔 극보수 정당까지 다양한 성격을 지닌 극우계열 정당들이 득세 중이다. 

◼︎ 고개드는 극우...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금기' 깨지나
유럽에는 과거 독일 나치와 이탈리아 파시즘의 사례에서 비롯된 일종의 '금기'가 존재했다. 유권자들은 다시는 극우 세력에 표를 줘서는 안되며, 주류 정당들은 극우 단체와 손을 잡아서는 안됐다. 하지만 이 오래된 금기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

EU에서 세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자랑하는 이탈리아는 현재 네오파시즘 계열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극우 정당 출신인 조르자 멜로니(Giorgia Meloni) 총리가 이끌고 있으며, 핀란드에서는 역시 극우계열로 분류되는 핀인당이 원내 제2당으로서 연립 여당을 구성하고 있다. 

반이민과 반다문화주의를 내세운 스웨덴의 스웨덴민주당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핀란드의 핀인당과 스웨덴의 민주당을 포함하여, 프랑스의 국민연합, 독일의 독일을위한대안은 유럽을 대표하는 우익 포퓰리스트 정당으로 분류되고 있다.

출처: anaksam.org
출처: anaksam.org

◼︎ 이민 반대・반이슬람・기후변화 부정..."유럽 고립주의 빠질 우려"
현재 유럽에서 득세 중인 여러 극우 정당들은 공통적으로 2015년 유럽 난민 사태 이후, 난민 문제를 계기 삼아 세를 확장해왔다. 난민 수용을 '위협'으로 규정하고, 대중들의 반(反)난민 정서를 키우면서 '반이슬람', '반이민'을 표방한다. 

러・우 전쟁과 기후・에너지 정책도 극우 정당들이 공통적으로 공략하는 지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전쟁이 발발하자, 유럽은 전례 없는 인플레이션을 겪었고, 전반적으로 에너지 요금도 급등했다. 그런데 기후변화 대응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EU에서는 화석연료 사용을 제한하는 조치에 박차를 가하자 정부의 에너지정책에 대한 불만이 늘었고, 이 가운데, 대개 기후변화를 부정하거나 2015년 체결한 파리기후변화협약의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 정당들이 힘을 얻게 되었다.

이같은 우경화 현상에 일각에서는 유럽 국가들이 고립주의에 빠질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대외 경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우, 우경화 정세 속에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외교에 보다 힘써야 한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