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시장]⑥ 테슬라의 한계요소
[전기차시장]⑥ 테슬라의 한계요소
  • 승인 2014.12.28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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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설비 확대의 한계

테슬라는 태생적으로 자동차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에 한계를 가졌는지도 모른다. 소규모 생산에 그친 로드스터의 단종은 양산이 어려웠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모델S의 성공적 생산에는 도요타의 생산 역량 흡수가 유효하게 작용한 것이 라 보이지만, 여전히 테슬라의 자동차 양산 역량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는 한동안 일주일에 600대를 생산하는 체제였지만, 최근 모델X 생산을 위한 설비 증설로 주 1,000대까지 생산설비를 확대했다. 테슬라의 목표대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2017년에는 현재의 4배 정도가, 2020년에는 10배 이상의 설비가 더 필요하다. 그러나 테슬라 방식의 자동차 생산설비를 확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테슬라의 자동차 생산설비는 전통적 자동차 설비와 다르다. 대부분의 자동차 기업은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조립공정에 적용하고 있다. 1913년 헨리 포드가 도입한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을 통해 자동차의 대량 생산은 가능하게 되었고, 이는 자동차생산 방식의 표준이 됐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런 자동차 산업의 상식을 뒤집었다.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 공장에는 컨베이어벨트 대신 바닥에 설치된 자기 테이프의 자기
력을 이용한 차체 운송시스템이 있다. 물리적 접촉 없이 공중에 떠서 운영되는 방식으로 추가 투자없이 조립공정을 쉽고 빠르게 변경할 수 있기 때문에 1명의 직원이 여러 공정을 책임지기에 용이하다.

지금까지는 주문량이 많지 않아 이러한 방식이 가능했지만, 컨베이어벨트 시스템에 의한 분업 작업이 아닌, 테슬라 고유의 방식으로 현재보다 10배 이상의 생산량을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기가팩토리 성공적 운영을 위한 파나소닉의 역할 수행에 의구심 확대

테슬라는 2020년까지 50억 달러를 투자하여 연간 50만 대의 전기차에 공급이 가능한 수준인 전지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이다. 기가팩토리 프로젝트의 성공에는 설비투자, 전문가 파견, 생산 및 품질 관리를 담당하는 파나소닉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우선 불확실한 것은 파나소닉이 1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투자를 적기에 시행하는가이다. 파나소닉이 투자를 결정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지난 2월 테슬라가 기가팩토리 계획을 발표했지만, 두 달 후인 4월에 파나소닉은 투자를 보류하겠다는 의견을 냈다.12 모델S가 상대적으로 우수한 판매 실적을 올리기는 했지만, 완성차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은 아직 미미한 상황이기도 하고, 앞으로 전기차 시장에
서의 판도 변화가 불확실하므로 테슬라에만 집중하는 것이 올바른 선택인지에 대한 부담도 있었을 것이다. 고민 끝에 지난 7월 기가팩토리 투자를 확정한 파나소닉은 수요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파나소닉의 잔여 투자금의 집행 여부는 테슬라 전기차의 판매 실적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건은 파나소닉의 전지 생산 전문가들이 ‘기가팩토리의 성공적 운영을 위해 얼마 만큼 역할을 할 것인가’이다. 대부분의 전지 전문 기업은 10여 년에 걸친 학습기간을 거쳐 현재의 생산 안정성을 확보했다. 비록 파나소닉 최고의 전문가들이라 해도 단기간 동안 생산을 안정화시키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낯선 환경과 의사소통 문제 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전지 팩 공정 개선의 한계

테슬라가 소형 리튬이온전지만을 고수하는 것도 스스로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사실 테슬라가 파나소닉의 소형 리튬이온전지인 원형전지를 선택했던 이유는 전기차 사업 초기에 다른 전지 기업의 대응이 소극적이었고, 중대형 리튬이온전지 대비 원가측면에서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테슬라는 원형전지를 바탕으로 고유의 전지 팩과 전기차 설계를 했고, 이에 맞추어 설비 투자도 했다.

앞으로도 테슬라는 계속해서 원형전지를 채용하겠다는 입장이다. 테슬라의 이러한 방침에 대해 업계에서는 원가 절감의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테슬라가 채용하는 원형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으면서도 가장 가격이 저렴하지만, 추가 개선의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래서 테슬라는 기가팩토리를 통해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생산 속도를 높여 원가를 낮춰보겠다는 계획을 수립한 것으로 보인다.

복잡한 전지 팩 공정도 여전히 문제로 남아있다. 테슬라 전기차에는 원형전지가 약 7천 개 이상 들어간다. 전지 팩을 제조할 때 각각의 전지를 연결하기 위해 여러 군데에 용접이 필요하다. 전체적으로 전지 팩 하나당 만 번 이상의 용접을 해야 한다. 반면, 중대형 리튬이온전지를 쓰는 다른 자동차 기업의 전기차에는 수백 개 정도의 전지가 들어가기 때문에 전지 팩 제조 공정을 좀 더 단순하게 설계하고 생산할 수 있다. 전지 팩 공정의 복잡성을 해결하지 못한다면 생산성 개선 효과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고, 궁극적으로 수십만 대 이상 양산을 하는 규모 있는 자동차 기업이 되겠다는 테슬라의 계획에 중대한 차질이 빚어지게 될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신장환 연구위원, 김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