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증권업계도 후폭풍에 촉각
[태영건설 워크아웃] 증권업계도 후폭풍에 촉각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12.2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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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규 태영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이재규 태영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ㅣ 태영건설

태영건설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인한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신청한 가운데 PF 대출을 제공한 증권사들이 불통이 튈까 긴장하는 모양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 PF 유동화시장 및 단기자금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미 시장에서는 태영건설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지속돼 왔다. 한국신용평가는 태영건설의 채권 신용등급을 낮췄으며, 나이스신용평가는 태영건설의 장·단기신용등급을 하향 검토 등급 감시 대상에 등재했다. 태영건설의 신용등급 하락에 따른 증권사들의 향후 대책에 관심이 쏠린다.

■ 증권업계, 워크아웃 후폭풍에 촉각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KB증권이 보유한 태영건설 PF 대출잔액은 412억원으로, 대출 금리는 연 6.33%다. 이어 하나증권 300억원(6%), 한양증권 100억원(9.8%), 현대차증권 28억원(6.9%), 미래에셋증권 23억원(6.9%), 대신증권이 20억원(6.9%)의 단기차입금을 빌려줬다.

유독 한양증권의 대출 금리가 높은데, 이와 관련 한양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올해 7월 말 태영건설 기업어음(CP) 100억원을 인수한 바 있으나 당일 저축은행에 즉시 매각했다"며 "현재 태영건설 관련 보유하고 있는 건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올해 3월 한국투자증권과 태영건설이 공동 조성한 2800억원 규모 펀드 만기가 내년 3월 도래한다. 한국투자증권은 펀드 조성 시 태영건설 소유인 루나엑스CC를 담보로 2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나머지 800억원은 태영건설이 관련 특수목적법인(SPC)인 프로젝트티와이로부터 대여했는데, 하반기 금융시장의 건설업종 투자 기피 및 시장의 우려 등으로 PF 우발채무 차환 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기준 태영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3조6000억원이다. 이는 태영건설의 자본총계(9538억원) 약 4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중 미착공 또는 분양 예정 단계 PF 우발채무가 2조원, 분양시장 양극화로 상대적 위험성이 높은 광역시 및 기타 지방 소재 우발채무가 1조원으로 파악됐다. 

이에 나이스신용평가는 태영건설의 장기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되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하향 검토 등급 감시 대상'으로 내렸다.

이예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 PF 유동화시장 및 단기자금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우려가 존재한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증권사들은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자금조달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증권사 우발부채 상당 부분이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으로 구성돼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단기자금시장 경색에 따른 유동성 위험과 PF유동화증권 차환 실패에 따른 우발부채 현실화 위험이 상존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신용평가도 태영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에서 A-/하향 검토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하향 검토로 변경했다. 또 한국기업평가는 태영건설의 채권 신용등급을 'A-(긍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한 단계 낮췄다.

■ 워크아웃 신청에 주가 롤러코스터

ㅣ 네이버증권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태영건설은 전 거래일 대비 3.74%(90원) 하락한 2315억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선주인 태영건설우는 8.27%(260원) 내린 2885원에 장을 마감했다.

태영건설 주가는 개장 직후 19% 넘게 급락해 전날에 이어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으나 이후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25% 가까이 치솟았다. 그간 워크아웃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다가 불확실성이 해소된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주가는 오후 들어 상승폭을 모두 반납하고 결국 하락 마감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