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금융인사-下]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있는 CEO는?
[4대금융인사-下] 스포트라이트를 받고있는 CEO는?
  • 박소망 기자
  • 승인 2023.12.27 17: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연말 금융인사가 끝났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앞에서 스포트라이트를 가득 받고 있는 4인을 비즈트리뷴이 한 자리에 모았다. ㅣ 비즈트리뷴
연말 금융인사가 끝났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앞에서 스포트라이트를 가득 받고 있는 4인을 비즈트리뷴이 한 자리에 모았다. 사진은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조병규 우리은행 행장,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 후보자.ㅣ 비즈트리뷴

2023년 연말 금융인사가 끝났다. 이번 4대금융 인사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CEO은 누구일까. 

KB금융의 경우,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가 4대금융 카드사 대표로는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 손꼽히는 실력자로 알려진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도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이례적으로 2년 임기를 보장받았다. 

삼성화재 출신으로 이목을 끌었던 배성완 차기 하나손해보험 대표는 30년 동안 보험 한길을 걸은 보험영업전문가로 통한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이번 인사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체제를 굳건히 할 동력을 얻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4대금융 카드사 대표로는 유일하게 연임...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의 두번째 닻은?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카드사 대표로는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다. 실적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가 부족했지만, 디지털 분야에서 강세를 보였다는 평가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최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이 사장의 유임을 결정했다. 

이 사장은 서울 중앙고와 고려대 응용통계학과를 졸업했다.그는 KB금융지주 전략기획부를 시작으로 전략기획 부장, 경영기획 부장 등을 거쳤다. 이후 KB금융지주로 복귀해 전략기획 부장, 전략기획 담당 상무, 전략총괄 부사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 사장 체제에서 실적은 다소 아쉬웠다는 평가다. 국민카드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25.4% 감소한 795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동기보다 22.7% 감소한 2724억원으로 집계된다. 

하지만 이 사장은 첫 임기 동안 디지털분야 강화에 힘썼다. 특히 KB페이 애플리케이션의 가입자 수를 대폭 늘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리브메이트', '모바일 홈' 등 여러개로 흩어졌던 KB국민카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의 기능을 KB페이로 통합시켰다. 이후 KB페이의 가입 고객은 2년 8개월 만에 1000만명을 돌파했다. 특히 KB국민 마이위시 카드는 신용카드 비교 플랫폼 ‘카드고릴라’의 고릴라 TOP100 차트에서 올해 3월부터 지금까지 연속 46주, 9개월동안 1위 자리를 지켰다. 대표 상품의 인기에 힘입어 KB국민카드는 2023년도 국가생산성대상에서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국가고객만족도(NCSI)조사에서도 3년 연속 신용카드 부문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 사장의 과제는 카드사 4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8개 전업 카드사들의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 기준, 신한카드, 현대카드, 삼성카드에 밀려 9조2553억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 국민카드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금리 상황과 연체율 상승 등 대내외 환경의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해 온 카드 본업에서의 내실 있는 성장과 글로벌, 플랫폼, 데이터 부문에서 신성장 동력 발굴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성장과 도약을 기대한다”고 이번 인선에 대해 설명했다. 

■2년 임기로 성공한 연임..."믿고 본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1년씩 유임되던 임기에서 관례를 깨고 1년이 더 추가된 2년 임기를 보장받았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9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와 임시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사장단 후보 추천 및 인사를 실시했다. 

조 사장은 진옥동 신한금융지주회사 회장 체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연말 인사에서 유임됐다. 그동안 신한자산운용은 조재민, 김희송 각자대표체제로 각각 전통자산부문과 대체자산부문으로 운영됐지만, 자경위는 이번 인사에서 조 사장을 단독 추천했다. 

조 사장은 해외파로 자산운용 부문의 전문가다. 충암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조 사장은 뉴욕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1988년 씨티은행 서울지점에 입사해 스탠다드은행 홍콩지점,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등을 거쳤다. 2009년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라 2017년까지 KB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으로 조직을 이끌었다. 

이같은 인선 배경은 ‘전쟁 중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진 회장의 뜻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는 "성과와 역량을 검증 받은 자회사 CEO를 재신임함으로써 CEO가 단기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중장기 관점에서 과감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본지에 "자산운용업계 베테랑 CEO 중 한 명으로 회사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추진하고 내부 프로세스를 체계화하는 등 신한자산운용의 경쟁력 강화를 이끌어 온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고 설명했다. 

■차기 하나손해보험 대표 후보자 배성완..."30년 보험 한 길, 보험 기획 전문“

하나손해보험을 이끌게 된 배성완 하나손해보험 대표 후보자는 업계에서는 보험 ‘영업통’으로 통한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달 18일 관계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고 하나손보 차기 대표로 배 후보자를 내정했다. 임기 시작일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 

배 후보자는 삼성화재 출신이다. 1968년생인 배 후보자는 영남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 후 삼성화재에 입사했다. 배 후보자는 GA사업부장 및 장기보험부문장 등을 역임했으며 개인보험과 GA채널 등 삼성화재 내에서 영업분야에 탁월한 실적을 보였다. 삼성화재 부사장까지 오른 그는 2022년 12월 일신상의 이유로 임원을 사임했다. 

배 후보자는 외부 인재로서 하나손해보험의 실적 개선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배 후보자는 손해보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기획 및 영업 분야 등에서 전문 역량을 갖추고 있어 새롭게 하나손해보험을 이끌어 갈 적임자로 추천됐다”고 설명했다. 

은행장에게 힘싣는 우리...조병규 "기업 명가 부활에 사력" 

우리금융지주에서는 연말 인사로 존재감이 커진 조병규 우리은행 행장이 눈에 띈다. 지난 8일 우리금융은 그룹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해 지주사와 은행의 조직개편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우리금융은 ‘안정’을 꾀하는 모습을 보였다. 우리금융은 임원 이동에 있어서 부문장 1명만을 교체했다. 또한 부사장, 전무, 상무로 나뉘었던 임원 직위체계를 부사장으로 일원화했다.

이처럼 최소한의 이동을 두고 우리금융은 이번 인사를 ‘핀셋형 개편’이라고 강조했다. 조직슬림화 기조를 유지하되, 대대적 개편보다는 꼭 필요한 맞춤식 개편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우리금융은 이를 통해 그룹 전체에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고 고객 서비스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은 다른 행보를 보였다. 경영진을 대거 교체하며 쇄신에 나섰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부문장 2명의 전보와 부행장 10명의 승진을 발표했다. 특히 2인자로 불리던 이석태, 강신국 부행장이 물러나면서 조 행장에게 권한이 집중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은행은 지난 11월 1천억 규모의 파생상품 손실사태와 관련해 강 부행장에게 중징계인 '견책' 처분을 내렸다. 강 부행장은 2021년과 2022년 자금시장그룹장을 이끌었는데, 강 부행장이 재직 중이던 시기 해당 부서에서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파생거래에서 962억원이라는 대규모의 손실이 났다. 징계 이후 인사에서 보직 해임을 단행한 것이다. 조 행장과 함께 은행장 최종후보까지 올라가며 국내영업부문을 이끌던 이석태 국내영업부문장 또한 임기만료 이후 결국 물러나게 됐다.  

이처럼 기존 조 행장의 경쟁자들이 물러나며 남은 조 행장의 존재감이 커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조 행장은 자신의 목표인 우리은행 ‘기업금융 명가’ 부활에 사력을 다할 것으로 관측된다. 

2023년 7월 취임한 조 행장은 소통에 능하며 협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우리금융지주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추천위원회는 2023년 5월 조 행장을 은행장 최종후보자로 추천하면서 “조 후보자의 협업 마인드를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온화한 성격도 그의 강점으로 손꼽힌다. 

우리은행의 실적을 개선하는 것 또한 조 행장의 주요한 과제가 됐다.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 820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조 행장이 처음 부임했을 당시인 상반기에 견줘서는 43.9%라는 성장률을 보였지만, 주요 지표인 이자이익은 1860억원으로 전년 동기(1921억원)에 견줘 3.2% 감소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조 행장은 우리은행의 영업력을 극대화하고 계열사간 시너지를 효과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는 적임자”라며 “영업력 뿐만 아니라 전략 및 내부통제까지 다양한 역량을 두루 겸비해 균형감 있는 경영능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탁월한 소통과 공감 능력으로 어떤 위치에서든 항상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해 꾸준한 성과를 보여 온 조 행장에게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 = 박소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