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인사] 정의선 회장 "최대 성과에 대한 보상... 안전·품질 고삐도 죈다"
[현대차 인사] 정의선 회장 "최대 성과에 대한 보상... 안전·품질 고삐도 죈다"
  • 정유현 기자
  • 승인 2023.12.2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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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ㅣ현대차그룹 제공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ㅣ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낸 만큼, 그에 상응하는 '성과보상' 시행했다. 총 252명 규모의, 역대 최대의 임원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 3분기에 합산 연간 영업이익이 2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만에 작년 연간 영업익을 넘어섰다.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합산 수출이 200만 대를 돌파하며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성과에 대한 공정한 평가를 보상이나 승진에 반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해왔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도 "올해 거둔 역대 최고 성과에 걸맞은 보상과 격려 차원"이라고 임원 인사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 보상과 격려 차원의 인사... "품질·안전의 고삐 죈다"

현대차그룹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상황에서 품질과 안전에 기반한 새로운 도약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번 인사에서 브라이언 라토프(Brian Latouf)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한 것도 품질 경영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평가된다. 라토프 사장은 현대차·기아 글로벌 최고 안전 및 품질책임자(GCSQO, Global Chief Safety & Quality Officer)로서 그룹의 차량 안전·품질 관리 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27년간 제너럴모터스(GM)에서 근무했으며, 당시 대규모 리콜 사태를 겪은 GM의 내부 안전 체계를 지휘했던 그는 2019년에 현대차 북미법인에 합류했다. 

정의선 회장은 올 초 타운홀 미팅 방식의 신년회에서 새로운 도전을 위해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고객 신뢰의 핵심 요소로 '품질'과 '안전'을 명시하기도 했다.

이번 인사에서는 라토프 사장을 포함한 총 5명이 그룹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차 국내생산담당 겸 안전보건최고책임자인 이동석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동석 사장은 올해도 신속하고 과감한 교섭 진행으로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내, 노조 창립 이후 사상 첫 5년 연속 무분규를 기록했으며 186만대 생산 실적을 달성하는 등 생산과 노무관리 두 영역에서 성과를 창출했다. 

현대오토에버 대표이사에는 김윤구 현대차그룹 감사실장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켜 내정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김윤구 사장이 조직·리더십 체질개선, 외부 기술인재 영입 등을 통한 SW역량 강화 및 기초체력 다지기에 집중해 3사 통합(21년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오트론, 현대엠앤소프트 합병)의 시너지를 한층 강화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금융 계열사에서는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서 리스크 관리를 위한 인사가 이뤄졌다. 현대차증권 대표이사에는 배형근 부사장(현대모비스 CFO)을 사장으로 승진, 내정했다. 배형근 사장은 업황 하락 국면을 대비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와 리테일 IB 분야의 경쟁력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다. 현대카드·현대커머셜 경영관리부문 대표 전병구 부사장도 사장으로 승진한다. 전 사장은 리스크를 성공적으로 관리하며 올해 현대카드·현대커머셜의 영업이익 성장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지난달 현대차·기아 구매본부장을 담당했던 이규석 부사장을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인 서강현 부사장을 현대제철의 대표이사로 이동시킨 것도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되고 있다. 

■ 신규선임 임원 197명 중 38%가 40대... '세대 교체' 강조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미래 준비를 위한 '세대 교체'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총 252명의 승진 임원 가운데 신규선임 임원은 총 197명이며, 이중 38%는 40대이다. 신규 임원 중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1%에서 2021년 30%, 2022년 35%, 2023년 38%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현대차 HR본부장으로 영국 BAT그룹 최고인사책임자(CHRO) 출신의 김혜인 부사장을 영입했다. 부사장급 이상 임원 중 유일한 여성이자, 40대 임원이다. 175개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다국적 임직원이 근무하는 BAT에서 인사 등의 업무를 총괄했던 김 부사장은 현대차에 포용적 조직 문화를 이식하는 과제를 부여받았다.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전무 승진자는 총 48명이다. 이들은 미래 CEO 후보군으로서 그룹의 중추 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선도할 기술인재 등용도 강조됐다. 이번 인사에서 현대차그룹은 전체 승진자의 30%를 R&D, 제조 등 기술분야에서 발탁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임원 인사는 2025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전략의 달성과 더불어 2030년을 준비하기 위한 리더십 강화를 위한 것”이라며, “그룹의 미래 사업 전환을 위해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에 과감한 투자 및 인사를 지속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