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뷰] '취임 1년'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내년 최우선 과제도 "재무구조 개선"
[CEO뷰] '취임 1년'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 내년 최우선 과제도 "재무구조 개선"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12.20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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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 한국가스공사

최연혜 한국가스공사 사장이 12월 취임 1년을 맞이했다. 최 사장은 지난 1년간 조직 슬림화 및 정원 감축 등 대대적인 조직개편, 임직원 임금 반납, 무인화 전환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그럼에도 한국가스공사는 여전히 당기손익 적자와 12조원을 훌쩍 넘긴 미수금이라는 과제를 안고 새해를 맞게 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결국 한국가스공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가스요금을 인상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국전력공사(한전)의 경우, 올해 3차례에 걸친 전기요금 인상을 통해 지난 3분기 기준, 2021년 1분기 이후 10개분기 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을 이뤄냈기 때문이다. 한국가스공사도 재무구조 개선이나 밸류에이션 회복을 위해서는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고,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배당 정상화 등도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가스요금 인상에 따른 국민들의 부담은 최 사장이 풀어야 할 숙제다. 최 사장은 한겨울에 난방비 부담이 가중되는 만큼 최소한의 요금 인상과 함께 에너지 취약계층 부담을 최대한 줄이기 위한 지원 방안을 다각도로 강구하는 등 연착륙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 비상경영 체제 선포..."재무건전성 강화 만전"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5월 재무위기 극복을 위한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고 △천연가스 안정적·경제적 공급 △임금 동결 및 조직 혁신 통한 가스요금 인상 요인 최소화 △취약계층 지원 등 대국민 서비스 강화 △생산·공급 안전 관리 강화 △공정한 조직문화 조성을 골자로 한 고강도 자구계획을 발표했다. 

우선 자회사인 가스기술공사를 포함해 2급 이상 임직원의 올해 임금 인상분 전부를 반납하는 한편, 유인 공급관리소의 단계적 무인화 전환 추진으로 약 5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또 국내 가스 수급 안정에 직접적 영향이 없는 사업비 1조4000억원을 이연·축소해 총 15조4000억원 규모 경영 혁신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초 조직·인력 효율화와 재무구조 개선에 방점을 두고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총 9개 조직을 축소하고 정원 102명을 감축했으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역량 결집 차원에서 산재돼 있던 재무 관련 조직을 통합해 재무처를 신설했다.

본부급 조직 개편으로는 에너지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전략본부를 신설했다. 수소사업본부와 신성장사업본부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성과 중심 사업 구조로 재편함으로써 조직·인력 효율화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동시에 추구했다.

자사 핵심 역량인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기능을 강화하고자 수입통관부를 신설하고 트레이딩 분야 인력도 보강했다. 이 밖에도 중복된 안전점검 기능 일원화, 현장 인력 확충, 임시 조직(TF) 축소 등 조직 내부의 화합과 결속을 도모하고 업무 프로세스를 합리화하는 작업도 함께 추진했다. 

최 사장은 “가스요금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께 부담을 드리고 있는 것에 대해 매우 송구하다”며 “가스공사는 앞으로 막중한 책임감을 가지고 강도 높은 자구노력 이행에 총력을 기울여 국민의 요구와 기대에 부응하는 공기업으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

■ 미수금 12조5200억원...가스요금 인상 필요성 재차 강조

3분기 기준 가스공사 미수금이 12조5200억원에 달하면서 최 사장은 올해 국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적정선의 가스요금 인상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지난 10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재 가스공사 경영 상황이 여러 가지로 어렵다 보니 가스요금 인상 얘기가 나오고 있고, 이에 따른 국민들의 겨울 난방비 부담 문제도 있다. 인상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라고 질문했다.

이에 최 사장은 "지난해 원가보상률은 50%가량이었는데 지금 원가보상률은 78% 수준이다. 정부와 논의 중이지만 요금 인상은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다만 한겨울에 난방비가 많이 나오는 만큼 연착륙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ㅣ 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캡처

당시 국정감사에서는 12조원이 넘는 도시가스 미수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가스공사는 현재 재정 악화를 벗어나기 위한 자구책으로 자산매각, 사업 조정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는데 미수금은 언제쯤 다 해결이 될 것 같냐"는 이인선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대해 최 사장은 "지금 같은 상황이라면 7~8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했다.

재정 악화에도 불구하고 한국가스공사는 취약계층 등의 난방비 부담 완화를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공사는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전국 87만개소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동절기(10~3월) 사용분 가스요금을 4개월간 분할 납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을 대상으로는 최대 59만2000원까지 동절기 가스요금 감면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어린이집도 사회복지시설 도시가스 요금 경감 대상에 추가해 더욱 저렴한 요금을 적용하기로 했다.

전 국민의 에너지 절약 동참 확대를 위해 가정용 도시가스 캐시백 지급 요건을 완화하고 지원금도 큰 폭으로 확대했다. 캐시백 지급 요건을 기존 7% 이상 절감에서 3% 이상 절감으로 완화해 지원 자격의 문턱을 낮추고 요금 할인 폭도 ㎥당 70원에서 200원으로 올렸다.  

한편, 가스공사의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33조9468억원, 영업이익은 23.9% 감소한 1조238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당기순손익은 90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도시가스 민수용 미수금은 12조5202억원으로 상반기 말 대비 2767억원 증가했다. 

■ 최연혜, 그는 누구?

최 사장은 1956년생으로 대전여자고등학교, 서울대학교 독어독문학을 졸업하고 독일 만하임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5~2007년 한국철도공사(코레일) 부사장, 2007~2011년 한국철도대학 총장, 2013년 한국교통대학교 교통대학원 교수를 거쳐 같은 해 한국철도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최 사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한국철도공사 사장을 맡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했던 경력이 있다. 그는 만년 적자에 시달리던 한국철도공사를 취임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키는 성과를 내 주목을 받기도 했다.

2016년엔 새누리당 소속으로 제20대 국회의원(비례대표)에 선출됐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거쳤으며,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다. 이어 2022년 12월 한국가스공사 수장 자리에 오르면서 1983년 공사 창립 이후 첫 여성 사장 타이틀을 달았다. 최 사장의 임기는 2022년 1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3년이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