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하림이 웃었다....HMM 우선협상자 선정돼..."자금조달 남은 과제"
[이슈+] 하림이 웃었다....HMM 우선협상자 선정돼..."자금조달 남은 과제"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3.12.18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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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MM

우여곡절이 많았던 HMM 인수전에서 하림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며 '글로벌 종합물류기업' 도약의 발판을 얻게 됐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하림의 재계 순위는 13위까지 뛰게 될 전망이다.

18일, 산업은행은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그룹·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 주식 숫자는 채권단이 소유한 3억 9879만 주, 인수가는 6조 4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 측에서는 "향후 계약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거래를 종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본계약 마무리까지는 자금조달 문제와 노조반발 등의 난관은 남아있다. 일각에서는 '승자의 저주'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HMM 채권단 관리 7년만...하림, "해운강국 만들 것"

HMM은 2016년 채관단 관리로 전환된지 7년여 만인 올해, M&A 시장에 매물로 올라 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국내 유일의 국적 컨테이너선사인 만큼 HMM의 새 주인이 누가 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HMM의 전신 현대상선은 2010년대 해운업의 장기침체기에 유동성 위기에 빠져 2013년 말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로부터 6조 8천억원의 공적 자금을 수혈받았다. 두 기관이 HMM 지분을 팔아 자금을 회수하기로 나서며, HMM을 둘러싼 '인수전'이 시작됐다.

산업은행은 올해 HMM 매각을 본격화하자 업계에서는 누가 HMM의 새 주인이 될 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지난 8월 이루어진 예비입찰에는 LX인터내셔널, 하림그룹, 동원그룹, 독일 컨테이너선사 하팍로이드 등 총 4곳이 참여했으나, 하팍로이드는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 선정 과정에서 탈락했다. 이어 지난 11월, 동원그룹과 하림그룹이 본입찰에 참여하며 후보가 둘로 줄었고, 산은의 장고 끝에 이날 최종 후보로 하림이 선정된 것이다.

하림그룹은 화물 전용 벌크선을 주력 선박으로 둔 자회사 팬오션과, 팬오션 인수 당시 공동인수자로 참여했던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를 인수당사자로 내세웠다. 컨테이너선을 운용하는 HMM 인수를 통해 해운 사업에서 시너지를 노리며 글로벌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한국을 세계 5대 해운 강국으로 만들겠다"며, "HMM을 세계 8위에서 5위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새우가 고래 삼켰다' 일각에선 우려도...인수성공적으로 마무리 될까

하림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HMM 인수의 9부능선을 넘었다는 분석이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자금조달 능력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림은 본입찰 당시 가능한 모든 네트워크를 동원해, 유가증권 매각,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재원을 확보할 방침이라고 알린 바 있다.

다만 HMM은 국내 기업 집단 19위에 달하는 대기업인 데다 현금성 자산만 해도 14조원에 달하지만 현금성 자산 1조 6천억원에 불과한 하림그룹은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자금력에 기대야 하는 상황. 이에 일각에서는 하림이 HMM의 새 주인이 된다는 것은 그야말로 '새우가 고래를 삼킨 꼴'이라고 분석하며, 충분하지 않은 자금력이 HMM 운영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앞둔 12월 초에는 하림이 산은 등에 영구채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점과 관련해 동원그룹이 절차문제의 공정성을 문제 삼고 나서기도 했다. 최종입찰 안내서가 HMM의 지분율이 영구채 주식 전환 후인 38.9%로 명시되었다. 그러나 하림이 HMM을 인수한 뒤 요청대로 주식 전환이 3년간 유예될 경우, HMM의 지분율이 57.9%로 유지되며 3년간 약 9000억원 상당의 자금 확보가 가능해진다. 

동원그룹이 해당 사실을 지적하며 절차에 문제를 제기하자, 하림그룹은 요구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하림그룹의 HMM 인수는 '걱정반 기대반'이라는 평가지만, 매각 측 관계자는 "의외로 하림그룹의 자금 증빙이 탄탄했고 컨소시엄도 안정적이었다"며 기대를 더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HMM은 드디어 '주인없는 회사'에서 벗어나 민간기업으로서 경영정상화를 추진하게 된다. 현재 컨테이너 위주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벌크 부문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경쟁력 확보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해운업계에서도 벌크선사 운영 경험이 있는 하림이 HMM을 인수하게 되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란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