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취임 100일...무엇이 바뀌었나
김영섭 KT 취임 100일...무엇이 바뀌었나
  • 이서련 기자
  • 승인 2023.12.1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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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 KT 대표ㅣKT
김영섭 KT 대표ㅣKT

지난 8월, KT는 이례적으로 LG 출신 외부인사인 김영섭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기존에 정부 인사나 내부 인사가 대표이사를 맡았던 전통과는 크게 달라진 모습으로, 업계의 기대를 모았다. 올해 8월 말 취임한 김영섭 대표가 100여 일을 맞이한 가운데, KT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디지코 계승·AI 강화...역대 최고 실적

김영섭 대표 취임 후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실적 선방이다. KT는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6조6974억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액을 기록했다. 에프앤가이드에 의하면 올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각각 6조7785억원, 2822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2.9%, 86.3% 웃돈다. 전임자인 구현모 전 KT 대표가 추진한 '디지코(Digico)' 전략을 계승하며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KT의 전략적 비전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김영섭 대표는 지난 9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통신업(Telco)을 IT로 재무장하고 차별적이거나 혁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디지코의 핵심"이라며 "디지코 전략에 더 힘을 실어 밀도 있게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KT의 디지코 전략에서 핵심으로 꼽히는 거대 인공지능(AI) '믿음'과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KT는 지난 10월 31일 거대 AI '믿음'을 출시하며 AI 컨택트센터(AICC), 지니TV, AI통화비서 등 기존 AI 사업들을 믿음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무선서비스, 인포테인먼트(IVI) 시스템, 로봇 등에도 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AICC, 디지털 물류 등 지속적으로 수주잔고가 증가하고 있는 KT는 2025년 AI 관련 매출액 1조원을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AI 등 핵심 기술 역량 강화로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겠다"고 선언한 김 대표는 지난달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서도 그 의지를 보여줬다. KT는 2024년 조직 개편에서 기존 IT 부문과 융합기술원(R&D)을 통합해 '기술혁신부문'을 새롭게 설립했다. 또 AI 테크 랩을 신설, 인공지능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KT컨설팅그룹'도 새롭게 창설해 사업 확장을 모색한다.

새로운 인재들도 영입했다. 기술혁신부문장(CTO)에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인 오승필 부사장을 발탁했고, 기술혁신부문 산하의 KT컨설팅그룹장으로는 삼성SDS, MS, 아마존웹서비스 출신인 정우진 전무를 영입해 그룹 경쟁력 강화에 나섰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T에 대해 "AI사업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김영섭 대표가 DIGICO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만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DIGICO B2B 사업이 강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주가 안정세...주주환원 정책 강화

올해 초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로 흔들리던 주가도 김 대표의 내정 이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 한 달간 KT의 주가는 4.7% 상승했다. 김 대표가 내정된 지난 8월 4일부터의 상승폭은 약 12.2%에 달한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3.2%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KT 주식 약 215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이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규모로 6번째다. 김 대표의 안정적인 경영 방침이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 투자자들에게도 신뢰를 회복시켰다는 평가다.

혁신적인 중기 주주환원 정책도 발표했다. KT는 오는 2024년부터 분기배당을 실시하며 실적 여부와 상관없이 최소 배당금을 보장한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르면 KT는 2025년까지 최소 주당 1960원을 보장한다. 배당 수준도 당기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KT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은 내년에 결산 배당금을 4월에, 분기 배당금을 5월에 받게 될 전망이다. KT의 시가 배당률은 약 6%다.

업계 전문가들은 KT의 향후 전망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승웅 연구원은 "2023년 불확실성으로 작용했던 대표이사 선임이 마무리돼 2024년부터는 완전한 경영 정상화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선정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원도 "신임 CEO 선임에 따른 기업 지배 구조에 대한 우려 해소와 효과적인 비용 통제를 통한 실적 개선으로 주가를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비즈트리뷴=이서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