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동양생명 이사회, 저우궈단 전 대표 배임 혐의 덮어주기 나섰나
[단독] 동양생명 이사회, 저우궈단 전 대표 배임 혐의 덮어주기 나섰나
  • 박소망 기자
  • 승인 2023.12.07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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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생명 이사회가 최근 사임한 저우궈단 전 대표이사 사장의 헬스케어 전략이 주효했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테니스 사업 관련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저우 대표의 배임 혐의 조사를 앞두고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서울 중구 장충테니스장에서 열린 '2023년 서울시 시니어 테니스 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저우궈단 전 대표이사 사장. ㅣ 동양생명​
동양생명 이사회가 최근 사임한 저우궈단 전 대표이사 사장의 헬스케어 전략이 주효했다는 입장문을 내놨다. 테니스 사업 관련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저우 대표의 배임 혐의 조사를 앞두고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서울 중구 장충테니스장에서 열린 '2023년 서울시 시니어 테니스 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저우궈단 전 대표이사 사장. ㅣ 동양생명​

저우궈단 동양생명 전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를 앞두고 동양생명 이사회가 징계수위 낮추기에 나섰다는 의혹이 일고있다. 

7일 비즈트리뷴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5일 동양생명 이사회는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저우 전 사장의 사임을 알리는 입장문을 내놨다. 이사회는 "저우 전 사장이 최근 일신 상의 이유로 사임의 뜻을 표명했고, 이 사실을 여러분께 알리게 되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사회와의 논의 끝에 저우 전 사장은 2024년 2월29일에 공식적으로 사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저우 전 사장의 원래 임기는 2025년 2월15일까지였다. 

앞서 동양생명은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두고 한 차례 내홍을 겪었다. 테니스 광으로 알려진 저우 전 사장이 자신의 취미를 앞세워 부적절하게 경비를 썼다는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례적으로 현장 검사를 실시했고, 지난 10월 동양생명이 지난해 12월 경 스포츠 시설 운영업체인 필드홀딩스를 통해 서울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부적절한 과정을 통해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5년 이내 테니스장 운영 실적이 없었던 동양생명은 장충테니스장 운영자 선정 입찰공고상 입찰에 직접 참여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동양생명은 헬스케어 관련 광고비라는 명목으로 큰 돈을 지불하는 식으로 필드홀딩스를 앞세웠다. 

실제로 직전 장충테니스장 운영권 낙찰가 시세는 3억7천만원(1년)에 불과했지만 필드홀딩스는 26억6천만원(3년)에 장충테니스장을 낙찰받았다. 이는 기존 시세보다 2.3배가량 높은 가격이다. 

결국 저우 전 사장 및 임원진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당국의 고발 조치가 다가오자, 업계에서는 저우 전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결정 배경을 두고 징계 수위를 낮추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사회는 입장문을 통해 저우 전 사장의 헬스케어 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사회는 입장문에서 "회사의 큰 성장을 이끈 저우 전 사장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저우 전 사장이 재직 기간 동안 이룬 헬스케어 전략은 주효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사회는 "회사의 2023년 실적에 매우 만족하고 이는 회사 임직원 모두가 이뤄낸 성과이므로, 저우 전 사장이 강조했던 '직원들과의 이익 공유'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바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하는 이사회가 이렇게 행동한다는 것은 저우 전 사장의 만행을 편들어 주려는 것이 아니냐"면서 "금감원이 저우궈단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배임 혐의를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저우 전 사장은 건강상의 이유 등 오랜 고민 끝에 그룹 및 이사회 의장과의 미팅 후 사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임 이유는 임기 전 동양생명에서 이루고자 한 바를 어느정도 이뤘다는 판단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 = 박소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