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우궈단 동양생명 전 대표이사 사장에 대한 금융감독원 조사를 앞두고 동양생명 이사회가 징계수위 낮추기에 나섰다는 의혹이 일고있다.
7일 비즈트리뷴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5일 동양생명 이사회는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저우 전 사장의 사임을 알리는 입장문을 내놨다. 이사회는 "저우 전 사장이 최근 일신 상의 이유로 사임의 뜻을 표명했고, 이 사실을 여러분께 알리게 되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이사회와의 논의 끝에 저우 전 사장은 2024년 2월29일에 공식적으로 사임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저우 전 사장의 원래 임기는 2025년 2월15일까지였다.
앞서 동양생명은 서울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두고 한 차례 내홍을 겪었다. 테니스 광으로 알려진 저우 전 사장이 자신의 취미를 앞세워 부적절하게 경비를 썼다는 의혹이 일었기 때문이다.
금감원은 이례적으로 현장 검사를 실시했고, 지난 10월 동양생명이 지난해 12월 경 스포츠 시설 운영업체인 필드홀딩스를 통해 서울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부적절한 과정을 통해 취득했다고 발표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5년 이내 테니스장 운영 실적이 없었던 동양생명은 장충테니스장 운영자 선정 입찰공고상 입찰에 직접 참여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동양생명은 헬스케어 관련 광고비라는 명목으로 큰 돈을 지불하는 식으로 필드홀딩스를 앞세웠다.
실제로 직전 장충테니스장 운영권 낙찰가 시세는 3억7천만원(1년)에 불과했지만 필드홀딩스는 26억6천만원(3년)에 장충테니스장을 낙찰받았다. 이는 기존 시세보다 2.3배가량 높은 가격이다.
결국 저우 전 사장 및 임원진들을 대상으로 하는 금융당국의 고발 조치가 다가오자, 업계에서는 저우 전 사장의 갑작스러운 사임 결정 배경을 두고 징계 수위를 낮추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사회는 입장문을 통해 저우 전 사장의 헬스케어 전략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사회는 입장문에서 "회사의 큰 성장을 이끈 저우 전 사장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저우 전 사장이 재직 기간 동안 이룬 헬스케어 전략은 주효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사회는 "회사의 2023년 실적에 매우 만족하고 이는 회사 임직원 모두가 이뤄낸 성과이므로, 저우 전 사장이 강조했던 '직원들과의 이익 공유'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는 바다"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하는 이사회가 이렇게 행동한다는 것은 저우 전 사장의 만행을 편들어 주려는 것이 아니냐"면서 "금감원이 저우궈단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배임 혐의를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저우 전 사장은 건강상의 이유 등 오랜 고민 끝에 그룹 및 이사회 의장과의 미팅 후 사임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임 이유는 임기 전 동양생명에서 이루고자 한 바를 어느정도 이뤘다는 판단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비즈트리뷴 = 박소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