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뷰] "제품으로 승부한다"...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의 '제품 중심' 철학
[CEO뷰] "제품으로 승부한다"...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의 '제품 중심' 철학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3.11.28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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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택 금호타이어 대표이사. (사진=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가 정일택 대표의 지휘 아래에서 순항 중이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금호타이어는 매출 9775억원, 영업이익 96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40배 가까이 늘었고, 영업이익률도 9.6%을 기록하며 경영정상화를 이뤄내고 있다.

2018년 더블스타에 인수된 금호타이어는 그 이전까지 안고 있던 실적 악화 등 다양한 악재를 딛고 별도 지원 없이 독자 경영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한 케이스다. 업계에서는 경영난으로 존폐의 위기에 몰렸던 금호타이어가 5년만에 지금과 같은 속도로 회복할 수 있었던 것이 거의 기적에 가깝다고 본다.

2021년 대표이사로 선임된 정일택 사장은 무엇보다도 재무건전성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고 다양한 전략을 세워 경영에 나섰다. 고수익 제품 비중을 확대함과 동시에 제품 가격을 올리고, 해외 생산 시설을 확대해 물류비 감축 및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는 등, 정 대표가 내놓은 전략들이 시장 흐름에 맞아 떨어지며 최선의 효과를 냈다는 평가다.

■키포인트는 '제품력', 더 좋은 제품으로 승부한다

1988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한 정일택 대표는 30년이 넘는 시간을 대부분 연구개발분야에서 근무했다. 대표이사로 선임되기 전에도 연구개발본부장, 품질본부장 등을 역임했던 경험을 통해 제품의 중요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던 정 대표는 경영전략을 제시할 때도 '제품 중심'의 전략을 내놨다.

금호타이어는 경영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한 연구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타이어 회사의 경쟁력은 결국 제품에서 나온다는 믿음을 버리지 않고 더 좋은 제품을 내놓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기울인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고인치 타이어 등 고수익 제품을 중심으로 신제품을 출시했고, 그 비중도 꾸준히 확대했다. 지난해에는 SUV 전용 타이어 '크루젠 HP51'을 출시했고, 트랙터 및 카고용 'KXA17', 전기버스용 플랫폼 및 패턴을 적용한 'KCA31'도 내놨다.  

특히 SUV 등에 주로 사용되는 고인치 타이어는 일반 타이어보다 20~30% 가량 더 비싸고, 교체 주기도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SUV 수요가 높아지면서 고인치 타이어에 대한 수요도 덩달아 높아졌고, 판매 비중도 꾸준히 커지는 모양새다. 금호타이어의 올해 3분기 기준 고인치 타이어 비중은 38.6%로, 지난 2019년 32.1%였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지역별로도 고인치 타이어의 비중을 꾸준히 늘리며, 국내는 47.3%, 북미는 44.9%, 중국은 39.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작년에는 전동화 바람이 불고 있는 자동차 업계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마제스티9 EV SOLUS TA91', '크루젠 EV HP71' 등 전기차 전용 타이어도 출시했다. 제품 가격도 종류별로 소폭 상승시켰다. 고금리에 경제 불안정에 따른 불가피한 조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수익성의 개선 폭을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 공략 박차...창사 이래 최대 매출 기록하나

해외시장 적극 공략도 회사의 실적 회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18위였던 금호타이어는 올해 15위를 기록하며 3계단 상승했고, 해외 미출 비중도 높아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해외 판매 비중은 82.3%로, 지난해 동기보다 5.7%p 상승한 수치다. 

특히 유럽과 북미 시장에서는 판매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상반기 지역별 매출을 살펴보면 올해 유럽에서는 4935억원, 북미지역에서는 612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는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71.5%, 11.8% 상승한 수치다.

금호타이어는 해외에서의 전기차, SUV 수요가 높아지는 것에 발맞춰 해외 생산 시설 확대에 힘썼다. 베트남 공장 증설은 금호타이어의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에 가장 중요한 거점 중 하나로, 올해 말 증설을 완료하고 내년부터는 정상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또 미국 조지아주에 위치한 조지아 공장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증설을 결정하기도 했다. 

올초 '공감과 소통의 리더십'으로 현장 경영을 실천하는 것으로 유명한 정 대표는 10년간 이어져온 노사 통상임금 소송을 마무리하며 경영정상화에 청신호를 켰다. 금호타이어는 올해를 매출 증대의 해로 삼고 창사 이래 최대 매출액인 4조 2700억원을 목표로 내세웠다.

하나증권 송선재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금호타이어가 2016년~2021년 동안 수익성을 갉아먹었던 외형 축소에서 벗어나 주요 지역에서의 영업망 회복과 판가 상승으로 분기 매출액이 1조원 수준으로 회복됐다"고 평가했다. 

[비즈트리뷴=하영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