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뷰] 이승건 토스 대표, 종합 플랫폼의 ‘꿈’…계열사 첫 흑자 기대
[CEO뷰] 이승건 토스 대표, 종합 플랫폼의 ‘꿈’…계열사 첫 흑자 기대
  • 노이서
  • 승인 2023.11.2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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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첫 연간 흑자 계열사 탄생하나
토스증권과 토스뱅크 호실적 기대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가 올해 핵심 계열사의 첫 연간 흑자 달성을 바라보고 있다. 토스뱅크와 토스증권이 고객 수 확보와 주요 서비스 성장에 힘입어 실적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이 대표는 보험과 알뜰폰, 단말기까지 사업 범위를 확대하면서 토스를 종합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비용 절감 등으로 내실을 다지기보다 공격적인 외형 확대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 산하 계열사 중 연간 기준 흑자를 달성한 곳은 아직까지 없다. 토스뱅크와 토스증권이 연간 흑자를 이루게 된다면 이 대표의 수익성 개선 과제도 어느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 토스뱅크와 토스증권 첫 흑자 가능성
이승건 대표는 한국 금융 서비스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비바리퍼블리카를 세워 간편 송금 서비스를 위주로 한 토스를 내놓은 뒤 핀테크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단 8년 만에 비바리퍼블리카를 은행과 증권, 간편결제 등 금융 서비스부터 알뜰폰, 모빌리티 사업을 거누리는 종합 플랫폼으로 키워냈다. 현재까지 토스뱅크, 토스증권, 토스페이먼츠, 토스씨엑스, 토스인슈어런스, 토스모바일, 토스플레이 등 다양한 계열사와 관계사를 갖고 있다. 

공격적인 외형 성장 탓에 계결사 및 관계사의 내부 수익성은 아직 부실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지만 올해로 출범 3년차가 된 토스증권이 첫 연간 흑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 8일 토스증권의 3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대비 12% 증가한 55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억원, 당기순이익은 35억원으로 각각 62%, 64%씩 증가했다.

토스증권은 2021년부터 투자 중개 서비스를 시작했고 특히 국내외 주식 거래 수수료를 통해 두드러지게 성장해 나가고 있다. 올해 1분기에서 3분기까지 누적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은 전년 동기대비 194% 늘었고, 같은 기간 국내주식 수수료 수익도 164%나 증가했다. 토스증권이 만약 4분기까지 흑자를 이어가고 더 나아가 상반기의 누적 손실을 메꿀 수 있는 실적을 기록한다면, 연간 기준 첫 흑자이자 비바리퍼블리카 계열사 중 최초 흑자를 달성하게 된다.

주요 계열사인 토스뱅크 실적 역시 지난 7월 처음으로 약 10억원 수준의 월간 흑자를 기록했다. 금융업계에서는 토스뱅크의 월간 흑자가 3분기 전체의 분기 흑자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본다. 올해가 아니더라도 내년 흑자 달성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이 대표가 고수해온 ‘원앱 전략’이 뒷받침해 주고 있어서다. 이 대표는 토스 애플리케이션(앱) 출시 초기부터 모든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 관리하고 간편 서비스를 제공하는 원앱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에 따르면 토스 앱의 누적 국내 가입자 수는 2600만명, 월간활성이용자(MAU) 수는 1510만명이다. 이 대표는 토스 앱의 든든한 고객 수를 기반으로 원앱 전략과 사업간 시너지 효과를 더 극대화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비바리퍼블리카 자체 수익성 개선은 과제, 해외 진출 가능성도
이 대표는 비바리퍼블리카의 자체 수익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가장 큰 과제를 안고 있다. 비바리퍼블리카는 설립 10년 동안 매출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인 것과 비교해 단 한차례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조1888억원, 영업손실은 2472억원, 순손실은 3709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연간 실적과 비교해 각각 52.25%, 37.64%, 71.71% 증가했다. 순손실로만 놓고 보면 2020년 910억원에서 2022년에 3709억원으로 확대됐다.

이 대표는 종합 플랫폼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플랫폼 사업 특성상 초기 투자비용이 크게 든다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 창출 기반이 갖춰지고 비용 절감에 힘쓰기 시작한다면 수익성은 빠르게 궤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바리퍼블리카의 3분기 실적은 이달 내로 발표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비바리퍼블리카 수익성을 안정화한 뒤 해외 진출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는 지난 10월 열린 ‘서울 핀테크 위크 2023’ 콘퍼런스에서 “국내에서 충분한 현금 흐름을 만든 뒤 해외 진출하면 안정적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도모할 수 있다”며 “해외에서 좋은 기회가 있다면 안 할 이유가 없고 우리도 분발하겠다”고 말했다.

시기는 아직 이르다는 시선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비바리퍼블리카 실적이 충분한 수준에 도달한다면 해외 진출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승건 대표는 서울대학교 치의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의료원에서 치과의사로 재직했다. 8번의 창업 실패를 거듭한 뒤 비바리퍼블리카를 설립해 토스를 내놓으며 젊은 사업가, 핀테크 업계 리더로 주목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