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3분기 실적, 새회계제도와 고금리에 희비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호실적"
보험사 3분기 실적, 새회계제도와 고금리에 희비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호실적"
  • 노이서
  • 승인 2023.11.1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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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가 보험업계 최초로 선보인 간편고지 임신 및 출산 관련 담보 3종에 대해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로부터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고 7일 밝혔다.ㅣ삼성화재<br>
16일 보험 업계 실적을 종합해 보면 삼성화재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이 1조64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증가하면서 손해보험사 중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파악됐다.ㅣ삼성화재

손해보험사들의 3분기 실적이 새 회계제도(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영향을 받아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IFRS17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은 3분기 실적부터 본격 반영됐기 때문이다.

생명보험사들은 투자손익과 고금리에서 실적이 나눠졌다. 특히 한화생명과 교보생명은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이 고금리 영향으로 기록한 손실이 반영되면서 3분기 실적이 뒷걸음질 쳤다.

■ 낙관적 가이드라인 거품 사라져, 당국 기조 맞춰왔던 자가 웃었다
16일 보험 업계의 실적 발표를 종합해 보면 손해보험사 중에서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가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화재는 연결 기준 3분기 순이익 429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대비 26% 증가한 수치다. 누적 순이익도 1조64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9% 증가했다.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 반영에 따른 손실은 약 100억원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메리츠화재 3분기 순이익은 496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9% 증가했다. 분기 기준 전체 손해보험업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누적 순이익은 1조33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증가했다. 특히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반영했으나 손실은 커녕 보험계약마진(CSM)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IFRS17은 올해 1월1일부터 시행됐다. 보험사들이 손해율이나 해약률 등을 직접 정할 수 있게 되자 대부분 보험사의 1분기 실적이 뻥튀기 됐고, 금융 당국은 기준을 보수적으로 바꿔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 가이드라인이 3분기 실적부터 본격 적용됐다.

따라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이 반영된 뒤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둔 보험사는 그 전부터 보수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반영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를 제외한 손해보험사 실적을 살펴보면 현대해상의 별도 기준 3분기 순이익은 2893억92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1.1% 증가했다. 장기보험 CSM 수익이 증가하고 일반 보험 및 자동차 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영향을 받았다. 다만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62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24.6% 줄었다. 가이드라인이 반영되며 상반기 순이익이 800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DB손해보험의 3분기 연결 기준 순이익은 4191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19.1% 감소했고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3962억원으로 4.9% 줄었다. 가이드라인이 적용되면서 상반기 순이익이 250억원 가량 감소한 영향을 받았다.

같은 기간 KB손해보험의 순이익은 1551억원으로 10.7% 감소했고, 누적 순이익은 6803억원으로 2.8% 감소했다. 가이드라인 반영에 따른 손실은 520억원에 이르렀다.

■ 고금리 영향 보험사에도, 삼성생명만 홀로 성장
생명보험사 실적은 대부분 고금리 영향을 크게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한화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844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39.6%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교보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6035억원으로 약 20% 줄었다. 3분기만 놓고 보면 354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모두 금리에 민감한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FVPL)이 손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FVPL은 말 그대로 당기손익에서 공정가치측정금융자산을 제외한 단기매매증권을 뜻한다. 금리가 오를수록 손실 규모는 확대된다.

생명보험사 중 변액보험과 퇴직보험 비중이 높을 경우 FVPL 규모가 클 수밖에 없어 금리 등락에 따른 불확실성에 노출되기 쉽다. 생보사의 FVP 비중은 평균 20%에서 30% 사이로 알려졌다.

다만 FVPL 비중이 비교적 큰 삼성생명은 3분기 누적 순이익 1조449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72.7% 성장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순이익은 475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27.7% 증가했다. 고객 수요에 맞춰 건강보험 신상품을 내놓는 등 고수익 상품 비중을 확대하면서 실적 방어에 성공한 것이다.

이 밖에도 신한라이프와 농협생명, 동양생명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각각 57.2%, 35.3%, 41.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아해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날 분석 보고서를 통해 “보험사들 3분기 실적이 가이드라인 적용으로 인해 손익 변화가 발생했으나 전반적으로 당기순이익 증가세는 유지됐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