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3분기 실적 주춤한 빅3 백화점...'크리스마스 명소' 경쟁 치열
[분석] 3분기 실적 주춤한 빅3 백화점...'크리스마스 명소' 경쟁 치열
  • 권재윤 기자
  • 승인 2023.11.1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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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의 3분기 영업이익이 일제히 감소하며 아쉬운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코로나 19 보복 소비의 여파가 끝난 것과 경기둔화,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로 인한 의류 매출 감소 등 여러 악재가 겹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백화점 3사는 점포 리뉴얼을 통해 실적 개선을 도모함과 동시에 연말 대목에 소비자들을 끌어모아 분위기를 반전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롯데백화점은 3분기에 매출 7530억원, 영업이익 74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 32% 가량 줄어든 수치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여름의 더운 날씨가 9월까지 이어지며 가을, 겨울 상품 판매가 부진했으며, 물가 상승으로 인한 고정비 증가가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3분기 매출은 5802억원, 영업이익 79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7.4% 감소했다. 유안타증권의 이승은 연구원은 "영업이익의 감소 주요 원인은 고정비 증가"라고 분석하며 "수도광열비, 인건비, 감가상각비(본점, 목동, 더현대 대구 등 일부 점포 리뉴얼 완료) 등 비용 증가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67억 감소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3분기 매출 6043억원, 영업이익은 92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5.1%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고금리가 지속되며 주식,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가처분소득 역시 줄어들며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악조건 속에서도 백화점은 전년 외형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유통 채널의 실적 부진이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침체와 소비 둔화가 단기간에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신한투자증권의 조상훈 연구원은 "지난해 전반적인 보복 소비를 이끈 채널은 백화점과 편의점이었지만, 올해는 전 채널에 걸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백화점 내 명품 수요가 둔화됐고, 고수익성 카테고리인 패션·잡화의 매출도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이어지는 아쉬운 실적에 대대적인 수장 교체도 단행했다. 현대백화점은 기존 김형종 대표 대신 정지영 엉업본부장 겸 영업전략실장(부사장)을 대표로 선임했다. 신세계그룹은 박주형 신세계센트럴시티 대표가 신세계 대표를 겸임하도록 했다. 롯데는 이달 말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다.

백화점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 점포 리뉴얼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4분기 부터 인천점, 수원점 등 점포 리뉴얼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9월에 오픈한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좋은 실적을 내고 있어 4분기 이후에는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 측은 "기존 점포들 역시 외국인 관광객 중심으로 매출이 회복되고 있으며, 본점과 잠실점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본점 리빙관을 리뉴얼하고, 여러 지점에 명품 브랜드 입점을 앞두고 있다. 4분기에만 더현대 서울 루이비통, 판교점의 디올, 더현대 디구에 부쉐론 매장의 입점이 예정되어 있다. 또한 전년 영업중단 됐던 대전 프리미엄 아울렛의 영업 재개와 4분기 아우터 매출 회복, 디즈니 스토어 본격화 등 실적 개선 요인들이 기다리고 있다. 11월부터는 단체 관광도 유치해 실적 개선을 이뤄낼 전망이다. 

신세계백화점은 3분기에 젊은 고객층을 겨냥한 영패션 전문관 '뉴스트리트'를 리뉴얼 오픈했고, 경기점의 아동·골프·영화관을 재단장했다. 또한 연말까지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인 ‘신백선물관’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백화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리뉴얼 하는 등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확대하는데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더현대
현대백화점 더현대서울 'H빌리지' 모습 ㅣ 현대백화점

연말 특수를 노리고 크리스마스 명소를 노린 백화점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본점 앞 100미터 가량의 거리를 유럽의 크리스마스 상점거리로 연출했다. 유럽풍의 '레터 하우스(편지 상점)', '크리스마스 상점'과 더불어 15미터 높이의 '자이언트 트리' 등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했다. 쇼윈도에는 '움직이는 피규어', '크리스마스 선물 상품', '인터랙티브 미디어', '인피니티 미러' 등을 배치해 각각의 요소마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마련했다. 1층 본관 내부에 선보인 빈티지 분위기의 '포스트 오피스'를 조성해 인증샷과 이벤트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본점 영플라자 외벽에는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하고 크리스마스 테마의 스토리를 담은 '애니메이션'도 선보인다. 

현대백화점은 이번달 1일부터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서울에 '해리의 꿈의 상점'을 주제로 'H빌리지'를 선보이고 있다. 1000평 규모의 공간을 11m 높이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16개의 부티크(상점) 및 마르쉐(시장), 6000여개 조명으로 채워 이국적인 크리스마스 골목길로 연출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9일부터 서울 중구 본점 미디어 파사드를 비롯해 전국 각 점포 크리스마스 장식에 불을 밝혔다. 대표적인 연말 명소로 꼽히는 본점은 외관에 LED칩 375만개를 사용해 가로 63m, 세로 18m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의 미디어 파사드를 완성했다. 3분 분량의 '신세계 극장'을 주제로 한 영상을 내년 1월 31일까지 오후 5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반복 재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연말이 백화점의 대목이기 때문에 크리스마스로 마케팅으로 손님을 끌어모으는 것이 중요하다"며 "연말 마케팅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