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뷰]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견조한 성과..."연임 가능성 무게"
[CEO뷰]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사장, 견조한 성과..."연임 가능성 무게"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11.12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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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2023년은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응축된 에너지를 폭발시켜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고 시장지위를 높일 수 있는 리바운드의 시간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특히 고객 중심을 최우선 가치로 자산관리 비즈니스 체질을 완벽하게 탈바꿈해야 한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옛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의 올해 신년사 중 한 부분이다. 

김 사장은 2022년 3월 신한금융투자의 글로벌투자은행(GIB) 부문 대표로 취임하면서 기존 이영창 대표이사 사장과 투톱체제로 회사를 이끌어 왔으나 지난해 말 이 사장의 임기 만료로 현재까지 단독으로 경영을 총괄하고 있다. 

■ IB 부문 글로벌 톱 티어 박차

김 사장은 신한투자증권 수장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 메리츠증권 IB사업본부장 상무보, 유진투자증권 기업금융파트장 상무, KDB대우증권 기업금융본부장 상무, 미래에셋증권 IB총괄 사장 등을 지낸 'IB 전문가'다. 제일모직·크래프톤·롯데쇼핑 등 굵직한 기업공개(IPO) 딜을 성공시킨 인물이기도 하다.

김 사장 취임 이후 신한투자증권은 채널그룹과 GIB그룹의 조직체계를 정비해 고객을 중심으로 한 핵심 경쟁력 및 전문성 강화에 나섰다. 특히 GIB그룹은 대체투자와 비상장을 중점으로 둔 GIB1그룹(Book Biz)과 주식발행시장·채권발행시장(ECM·DCM)에 집중하는 GIB2그룹으로 나누어 경쟁력을 높였다.

그 결과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준 DCM에서 약 6조7250억원(점유율 6.06%) 규모 딜을 소화하며 SK증권을 제치고 4위로 올라셨다. ECM에서는 2956억8400만원(9.71%)으로 1년 만에 10위에서 5위로 뛰어올라 KB증권,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의 뒤를 이었다.

올해 3200억원 규모 해외 인수금융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며 글로벌 인수금융 톱 티어로 자리매김한 바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4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KKR이 인수한 유럽 최대 자전거 제조사 악셀그룹의 대표주관사로서 지원한 2000억원 규모 선순위 인수금융 셀다운 물량 전량을 국내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매각 완료했다. 

같은 달 영국계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트리톤이 인수한 글로벌 임상 의약품 플랫폼 기업 클리니젠의 대표주관사로서 지원한 1200억원 규모 인수금융 역시 성공적으로 셀다운 완료했다. 국내 기관투자자에 국한하지 않고 유럽 현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적극적으로 세일즈한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ㅣ 신한투자증권

다만 하반기 들어 국내 증권사들의 IB 부문 업황 부진이 가속화하면서 신한투자증권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신한투자증권의 3분기 기준 누적 당기순이익은 22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0% 감소했는데, 위탁매매 수수료 이익 및 자기매매손익은 증가했으나 IB 관련 수수료 감소와 충당금 적립 등의 영향이 컸다.

상반기까지는 어려운 업황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당기순이익은 1194억원으로 전년 동기(1045억원) 대비 1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272억원으로 7.6% 감소했으나 영업외손익 390억원이 발생하면서 순이익이 개선됐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122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2.6% 늘었다. 상반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241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증가했다.

■ 연임 가능성은?...불완전 판매 리스크 해소해야

김 사장의 임기는 올해 12월 31일까지다. 임기 만료까지 얼마 남지 않으면서 연임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단독 대표 체제로의 변화에 업황 부진까지 겹쳤지만 양호한 실적을 냈고, 어려운 상황일수록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해 리스크 관리를 이어가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나온다. 

다만 라임자산운용 펀드, 포트코리아 그린에너지 펀드 사태 등 불완전 판매로 인한 잡음은 연임 가능성을 낮추는 요소다. 

앞서 올해 초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신한투자증권 법인에 라임 펀드 불완전 판매 책임을 물어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임모 전 PBS사업본부장이 480억원 상당의 라임 펀드 부실을 숨긴 채 투자자들에게 판매하는 등 주의·감독 의무를 소홀히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재판부는 “신한투자증권은 위법행위를 전혀 통제하지 못했고 사전에 체크할 제도적 장치도 부족했다”며 “임 전 본부장의 위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상당한 주의와 감독 의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신한투자증권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은 지난 8월 말 환매가 중단된 홍콩계 사모펀드 젠투파트너스 펀드와 라임 펀드(2020년 선 배상 펀드) 고객을 상대로 사적화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적 화해 대상 규모는 젠투 펀드 4180억원과 라임 펀드 1440억원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해외 법적 절차를 통한 투자자산을 최종 회수할 때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을 고려해 더 신속하게 투자자를 보호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사적 화해 방안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객 중심을 최우선 가치로 하겠다는 김 사장의 경영 방침과 맞물리는 대목이다.

이에 따른 충당부채 적립 여파로 신한투자증권은 3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소비자 보호를 우선으로 생각한 결정이었다는 점, 일회성 요인을 반영해 추후 실적 기대감이 존재한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 김상태, 그는 누구?

김 사장은 1965년생으로 대구고등학교, 고려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89년 대우증권에 입사했다. 이후 유진투자증권 기업금융파트장 상무, KDB대우증권 IB사업부문 대표, 미래에셋대우 IB총괄 사장, 미래에셋증권 본사영업총괄 등을 거쳐 2022년 3월 신한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