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뷰] 이석용 농협은행장, 비이자부문 성과 뚜렷…글로벌 수익창출은 과제
[CEO뷰] 이석용 농협은행장, 비이자부문 성과 뚜렷…글로벌 수익창출은 과제
  • 노이서
  • 승인 2023.11.10 13: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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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농협은행 이석용 은행장.ㅣNH농협은행
NH농협은행 이석용 은행장.ㅣNH농협은행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지난 3분기 동안 핵심 승부처로 꼽혔던 비이자 부문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며 체질개선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 전환도 탄력을 받고 있다. 다만 글로벌 사업은 이 은행장이 해결해야 할 숙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 11배 성장

이 은행장은 올해 초 취임식에서 “핵심사업인 여수신 사업은 금리와 같은 경영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비이자 사업에 대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위해서는 체질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실제로 이 은행장은 자산관리(WM) 부문에 공들여 비이자 부문 실적 성장을 견인하는 데 성공했다. 농협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60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 증가했다. 특히 3분기 누적 기준 비이자이익은 3508억원으로 11배 가까이 증가했다.

농협은행의 비이자이익 부문은 지난해 1100억원 적자로 돌아서면서 해외 영업망과 함께 핵심 취약점으로 꼽혀졌다. 하지만 이 은행장이 올해 농협은행 수령탑이 되면서 비이자 부문 강화에 본격적으로 나선 뒤 올해 1분기 1775억원, 2분기 1499억원, 3분기 234억 원을 보이며 흑자 흐름을 이어갔다.

농협은행 측은 유가증권 운용 이익 확대 등 자산관리 부문에 힘을 쏟았고 연초 대비 상승한 주가로 수수료 이익이 증가한 것을 비이자이익 확대 이유라고 설명했다.

■ 디지털전환에 속도, 원앱 출시 박차

이 은행장은 취임식에서 ‘금융의 모든 순간, 함께하는 100년 농협’, ‘고객으로부터 사랑받는 일등 민족은행’을 실현하기 위해 디지털 혁신으로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취임 뒤 디지털전환 부문을 신설하고 관련 책임자도 더 늘렸으며 미래 규제에 발 빠르게 대응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서비스도 부지런히 내놓고 있다. 특히 권준학 전 은행장 당시 시작된 ‘차세대 정보계 사업’ 계획을 지속 추진하는 데 힘쓰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5월 초개인화 서비스인 ‘마케팅 허브’를 출시했다. 마케팅 허브는 고객 개인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디지털 인프라다. 이에 앞서 공개된 데이터허브, BI(Business Intelligence) 포털과 함께 ‘차세대 정보계 사업’의 3대 축으로 불린다. 디지털 전환 및 데이터 사업 기반이 될 경쟁력을 갖추는 데 성공한 셈이다.

이에 힘입어 농협은행 애플리케이션 NH올원뱅크의 현재 가입 고객 수는 1천만 명을 돌파했다. 2021년 780만5천명에서 지난해 910만2천명으로 늘어나는 등 꾸준히 성장한 것이다. 마이데이터 가입자 수는 2021년 9만6천명에서 올해 8월 말 기준 277만5천명으로 늘었다.

이 은행장은 분산돼 있는 서비스를 하나의 앱으로 통합하는 원앱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농협은행은 그 동안 7개에 이르렀던 앱을 현재 3개로 줄여 통합한 상태다. 이를 다시 1개 앱으로 통합하는 것이 이 은행장의 주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에서 “올원뱅크를 모든 국민이 애용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정착시키는 동시에 업무 프로세스를 재분석하고 디지털화해 경쟁력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농협은행은 내년 3월 출시를 목표로 고객에 최적의 금융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금융상품 비교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은 농협은행 상품 뿐만 아니라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더 많은 상품을 비교해 보고 선택할 수 있게 된다. 

■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 집중, 내실성장 도모

이 은행장은 취임식에서 “글로벌 사업은 수익기반의 내실성장을 도모하고 해외 IB와의 연계성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를 해외사업 강화 원년으로 삼았다. 이 은행장은 올해 초 “핵심시장 거점 확보를 마무리하고 타깃시장별 맞춤형 모델로 본격적인 글로벌 수익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농협은행은 타 시중은행에 비해 글로벌 진출 후발주자에 속하는 만큼 해외 법인 수나 글로벌 사업 순익 비중이 크지 않은 편이다. 아직까지 100% 자회사로 두고 있는 해외 법인은 캄보디아와 미얀마 두 곳이다. 이외에도 미국과 영국, 홍콩, 중국, 호주, 베트남, 인도 등에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다.

캄보디아 해외법인인 농협파이낸스캄보디아는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1279억원, 당기순이익 39억원을 달성했다. 농협은행 해외사업 가운데 가장 뚜렷하게 성장하고 있다. 다만 미얀마 현지법인 ‘농협파이낸스미얀마’의 실적은 다소 뒤처져 있다. 2021년 적자전환한 뒤 2022년 말에는 총자산 176억원, 당기순이익 23억원을 기록하며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을 시작한 중국과 홍콩, 호주 지점은 신생 영업점인 만큼 아직까지 뚜렷한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올해부터 적극 진출하고 있는 인도와 베트남 시장도 앞으로 실적 개선을 이뤄 나가야 할 중점 해외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