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 독과점 ②] 카카오모빌리티 미뤄둔 수수료 논란, 분식회계 ‘부메랑’으로
[카카오T 독과점 ②] 카카오모빌리티 미뤄둔 수수료 논란, 분식회계 ‘부메랑’으로
  • 노이서
  • 승인 2023.11.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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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카카오모빌리티
ㅣ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 산하 택시 호출 서비스 기업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수수료 체계 논란이 분식회계 혐의로 이어졌다. 가맹택시 수수료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는 해묵은 문제인데 카카오모빌리티가 이를 적극 해결하지 않다가 상장 계획을 철회해야 하는 위기까지 놓이게 됐다.

업계에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그 동안 적극 해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상장 전 매출 부풀리기이며, 운행 수수료를 움직이는 것보다 업무 제휴비 조절을 통해 매출을 챙기는 것이 더 쉽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복합 계약이 쟁점… 매출 부풀리기 의혹 원인

10일 업계에는 카카오모빌리티가 분식회계 논란이 불거지자 이제와 가맹택시 운행 수수료 체계를 바꾼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공개적으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장이 맞다면)왜 이제 와서 수수료 체계를 개편하겠다는 건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합세해 “카카오가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고 있는 횡포는 매우 부도덕하다”며 “반드시 정부가 제재해야 한다”고 카카오모빌리티를 저격했다.

사실상 카카오모빌리티의 운행 수수료 시스템에 관한 논란은 3년 전부터 제기됐다. 지난 2020년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와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주관으로 열린 세미나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20% 운행 수수료와 제휴 수수료 문제가 점화되기 시작했다.

2021년과 2022년, 2년 연속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카카오모빌리티는 개선하겠다는 취지의 답변만 내놨고 근본적인 계약방식은 바꾸지 않고 버텼다. 

결국 이번 분식회계 논란으로 카카오모빌리티의 상장 계획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금감원은 매년 공시 대상 기업을 대상으로 임의 표본을 선정해 ‘회계심사감리 업무’를 행한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모빌리티의 회계조작 가능성을 발견하고 현재 재무제표 심사와 회계감리에 착수했다. 가장 큰 쟁점은 가맹계약(수수료계약)과 업무제휴계약을 별도의 사업으로 인식할 수 있는 지 여부다.

우선 수수료계약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자회사 케이엠솔루션을 통해 운수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는 계약이다. 운수회사는 수수료계약에 따라 케이엠솔루션에 운행 매출의 20%를 지급하고, 이 운행 수수료가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로 잡힌다.

두번째 계약인 업무제휴계약은 카카오모빌리티와 운수회사가 직접 맺는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케이엠솔루션 통해 받은 운행 수수료 20%에서 15~17%를 다시 ‘업무제휴비’로 운수회사에 돌려준다. 차량 운행 데이터 등을 지원받는 대가를 명목으로 한다.

이와 같은 복합 계약 구조로 인해 카카오모빌리티의 매출이 실제보다 더 커 보이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금감원이 회계조작 의혹을 내놓는 이유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실제 매출은 운행 수수료 20%에서 업무제휴비 15~17%를 제외한 4%로만 인식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금감원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복합 계약을 통해 지난해에만 약 3천억원의 매출을 부풀렸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업무제휴계약을 통해 수집되는 데이터 등은 가맹 사업에 국한되지 않고 완전한 개별 분야에도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기 때문에 수수료계약 내에 귀속될 수 없다”며 “별도의 계약으로 처리되는 것이 회계원리는 물론 경제적 실질에 부합한다”고 의혹을 전면 반박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nbsp;‘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 패널 토론 세션에 참여하는 모습ㅣ카카오모빌리티 제공<br>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한-폴란드 비즈니스 포럼’ 패널 토론 세션에서 발언하는 모습.ㅣ카카오모빌리티

■ 카카오모빌리티, 복합 계약 구조 유지한 이유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업계 안팎으로 수년간 복합 계약구조에 관한 지적이 이어져도 뚜렷한 개선 움직임이 없었던 만큼 그 이유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다만 상장을 위한 매출 부풀리기 꼼수, 업무 제휴비 조절이 운수회사 심리적 저항이 낮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대부분이다.

우선 상장 과정에서 높은 몸값을 책정받기위해 매출 외형을 키워야 하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7년 출범했고 케이엠솔루션(당시 타고솔루션즈)을 2019년에 인수해 가맹택시 사업을 본격화한 뒤 2021년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22년 매출은 7914억원, 영업이익은 195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해 상장 주관사를 선정해 본격적으로 상장 준비에 나섰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상장을 위한 매출 부풀리기라는 시각은 무리한 해석이고 오해에서 비롯된 관점”이라며 “매출 부풀린다고 해도 회사의 본질적 가치를 나타내는 실제 현금 흐름과 영업이익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오히려 회사의 이익은 그대로인데 매출만 높아지는 경우 영업이익률이 떨어짐에 따라 회사의 가치가 하락하고 상장에 불리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제휴 수수료를 임의로 줄여 매출과 영업이익률을 조절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계약상 운수회사가 내야하는 운행 수수료는 5년 동안 고정이지만 제휴 수수료는 3개월 단위로 갱신할 수 있어서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독점적 시장입지를 활용해 3개월마다 제휴 비용을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원인이다.

금융당국은 카카오모빌리티의 반박 입장을 인지한 상태다. 이복현 금감원 원장은 “(카카오모빌리티가) 매출액을 높이기 위한 의도가 아니었고 밸류에이션 반영을 안하겠다고 하는 만큼, 관련서류를 잘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모빌리티는 오는 13일 오후 여러 택시단체들과 간담회를 진행해 수수료 체계를 포함, 전반적인 서비스 개편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비즈트리뷴=노이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