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산업용 전기요금 6.9% 인상… 핵심자산도 매각
한전, 산업용 전기요금 6.9% 인상… 핵심자산도 매각
  • 황초롱 기자
  • 승인 2023.11.08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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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맨 오른쪽)이 지난 9월 25일 열린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결의대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ㅣ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는 대용량 전력을 사용하는 기업용 요금인 산업용(을) 전력량 요금을 오는 9일부터 평균 10.6원/kWh(킬로와트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고 8일 밝혔다.

인상률은 6.9%다. 서민 가구와 소상공인, 중소기업이 이용하는 전기요금은 동결하기로 했다.

시설 규모 등에 따라 요금 부담 여력을 고려해 전압별 세부 인상폭을 차등화했다. 3300~6만6000볼트(V) 이하 고압A는 6.7원/kWh, 그 이상인 고압 B와 C는 13.5원/kWh 인상한다.

한전 관계자는 “이번 전기요금 조정은 원가 상승 요인을 반영하되 물가와 서민경제 부담을 고려했다”며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와 경기 침체로 힘든 일반 가구와 자영업자가 부담하는 전기요금은 동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특단의 자구대책도 함께 발표했다. 우선 본사 조직의 20%를 줄인다. 8본부 36처를 6본부 29처로 재편해 2개본부 7개처를 축소하고, 1직급 본부장 직위 축소로 상임이사 중심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

또한 운영인력 감축, 희망퇴직 시행, 증원소요 자체 해소 등 인력 효율화를 추진한다. 공공기관 혁신 계획에 따라 2023년 1월 감축한 정원에 대한 초과 현원 488명을 올해 말까지 조기 해소하는 한편, 디지털 서비스 확대 및 설비관리 자동화 등을 통해 2026년까지 700명 수준 운영인력을 추가 감축한다.

상징적 한전 자산인 인재개발원 부지, 한전KDN 지분 20%, 필리핀 칼라타간 지분 전량을 매각한다. 다만, 인재개발원은 한전 전 직원의 교육을 담당하는 국내 유일 전력설비 현장 교육 시설로 대체 교육 시설이 필요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대체시설 비용 확보와 재무개선에 실질적 기여를 위해 해당 부지 용도를 변경하는 등 가치 상향 후 매각을 추진한다.

전력산업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전KDN 지분도 매각한다. 한전 100% 자회사인 한전KDN을 국내 증시에 상장한 뒤 보유지분 20%를 매각할 계획이다. 아울러 고정배당금이 확보돼 수익성이 양호하고 매각 제한조건이 적어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칼라타간 태양광 사업 보유지분 38%를 전량 매각한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국제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시작된 한전의 재무위기는 기업으로서 버티기 어려운 재무적 한계치에 도달했다”면서 “조기 경영정상화, 국민 부담 경감을 위해 5개년 재정건전화 계획 등 기존의 자구대책을 성실하게 이행하는 한편, 이번 발표한 특단의 자구대책도 가용한 모든 역량을 쏟아 추진해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비즈트리뷴=황초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