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합병은 '청신호', 주가는 '적신호'
[이슈]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합병은 '청신호', 주가는 '적신호'
  • 하영건 기자
  • 승인 2023.11.02 16: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뉴스 화면 캡쳐

아시아나항공이 2일 열린 이사회에서 화물 사업 매각을 승인하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절차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이날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에 제출할 시정조치안의 일부 안건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분리 매각안'을 원안대로 가결 처리했다. 지난 30일 8시간 가까운 격론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정회된 바 있으나, 재개된 이사회에서 4시간 만에 표결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회에는 아시아나항공의 유일한 사내이사인 원유석 대표를 비롯해 사외이사 배진철 전 한국공정거래조정원장,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강혜련 이화여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등 총 5명이 참석했다. 표결에 앞서 1명이 중도퇴장하면서 4명이 표결에 참여했고, 찬성 3명, 기권 1명으로 해당 안건은 가결됐다.

화물사업부 매각안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의 주요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기업결합 필수 승인국인 EU에서 한국-유럽 노선의 화물사업 독점 가능성을 지적하며 이에 대한 시정조치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사업 매각을 승인하면서, 대한항공이 해당 방안을 포함시킨 시정조치안을 EC에 제출하게 된다. 대한항공 측에서는 "장기간에 걸쳐 다양한 시정조치 방안을 제안했으나 EC에서 모두 불수용하면서, 본건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의 전체 화물사업 매각'을 시정조치안으로 제출하는 것이 유일한 대안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의 화물사업은 고용 승계와 유지를 조건으로 매각이 추진된다. 해당 사업부 직원들에 이해와 협력을 구하는 한편, 원활한 합의를 위해 현실적인 방안도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대한항공은 이번 화물사업부 매각을 통해 양사의 합병 과정에 속도가 붙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재 EU, 미국,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이 남아있는 상황이며, 이번 시정조치안을 제출하고 내년 1월 말까지 EU 경쟁당국의 심사 승인을 목표로 한다.

다만 화물사업부 매각을 결정했다고 해서 EC가 기업결합을 승인할지의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 필수합병국인 미국에서 부정적 동향이 거론되고 있는 점 등 양사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화물사업부의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것도 과제로 남았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 매각이 기업 가치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힘입어 아시아나항공의 주가는 이사회 결정이 발표된 직후부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동은 전일 대비 8.68% 떨어진 1만 21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